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4 고독한별
작성
22.05.18 00:00
조회
207

아까 올린 식상한 제목에 대한 답글에 다시 답글로 올리려다가, 내용이 좀 길어져서 별도의 글을 하나 더 올리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웹소설 공모전을 미술전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크고 개방된 공간이 있는 미술관에 신인 작가들의 그림이 쫙 걸려 있고, 관람객들이 훑어보고 지나가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멈춰서서 좀더 자세히 감상하는 방식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해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더군요. 웹소설 공모전에서는, 일단 원하는 작품을 클릭해서 작품별 연재 게시판을 찾아 들어가고, 거기서 다시 프롤로그나 1편을 클릭해야 겨우 내용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즉, 작품을 감상하려면, 독자가 적극적으로  ‘추가적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웹소설 공모전을 미술전에 비유하자면, 대형 빌딩에 수천개의 문이 닫힌 개별 전시실이 존재하고, 문밖에는 큼직한 ‘제목’과 기껏해야 간단한 소개문 정도만 붙어 있는 상황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인지도가 없는 신인 작가는,  전시실 안에 열심히 준비한 자기 작품을 걸어놓고, 언제 열릴지 모르는 문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요? (물론 인지도가 있는 작가라면, 몇층 몇호실에서 신작 전시를 하고 있으니 놀러와 주세요 하고 자기 팬들에게 알릴 수 있을테니까 상황이 더 낫겠지요.)


독자의 입장에서도 자기가 직접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보는 행동’을 하기 전에는, 그 문안에 자기 취향에 맞는 작품이 존재하는지 어떤지 전혀 알 수가 없고, 기껏해야 오로지 제목만이 눈에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독자가 노력한다고 해도, 수천개에 달하는 개별 전시실(즉, 개별 작품 게시판)을 일일이 열어보고 확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독자도 먹고 살아야 하고, 유튜브나 다른 즐길 거리도 있는데, 24시간 내내 웹소설 신작만 찾아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일부러 문을 열어서 안을 확인할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는’ 전시실부터 우선 선별해야 하는데, 그 선별 수단은 지금으로서는 ‘제목’이 굉장히 유력한 수단이라는 걸 부정할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식상한 제목은 뒤집어 말하면 친근한 제목이란 뜻도 되고, 참신한 제목은 뒤집어 말하면 낯선 제목이란 뜻이 됩니다. 그래서 신인 작가들 중에는, 문 앞을 지나가는 독자가 전시실의 문을 열어보고 싶게끔 만들 위해, 밖에 ‘친근한 제목’의 간판을 걸어놓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닐까 싶습니다. 닫힌 문 안에 있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문 밖의 독자의 심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 ‘제목’이니까요. 물론, 그게 좋은 생각인지, 안좋은 생각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습니다만...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비교적 낯선 제목에 가깝게 제목을 지었습니다.)


어쨌든, 이와 같은 제목의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작가는 자꾸만 식상한 제목을 지으려는 유혹에 빠지고, (일부 독자는 거기에 질려 합니다만) 바쁜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식상하지만 친근한 제목을 먼저 클릭해 보게 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튜브처럼 추천 알고리즘을 도입하든, 태그를 도입하든, 하여튼 뭔가 ‘제목’이외에도, 신인 작가의 닫힌 전시실 문 안에 독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는 ‘힌트’가 많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Comment ' 10

  • 작성자
    Lv.17 날리뷰엉이
    작성일
    22.05.18 00:57
    No. 1

    문피아가 공모전을 한다고해서 심해탐사하려고 가입했는데.... 정말 좋은 작품 지금까지 딱 한개 찾았습니다.. 정말 힘드네요...

    찬성: 2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14 고독한별
    작성일
    22.05.18 01:00
    No. 2

    맞습니다. 좋은 벗을 만나는 것 못지 않게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찬성: 2 | 반대: 4

  • 답글
    작성자
    Lv.17 날리뷰엉이
    작성일
    22.05.18 01:02
    No. 3

    혹시 추천할만한 작품 찾으신거 있으신가요? 있다면 저랑 공유좀 해요
    저도 제가 찾은 작품 알려드릴께요

    찬성: 1 | 반대: 2

  • 답글
    작성자
    Lv.14 고독한별
    작성일
    22.05.18 01:05
    No. 4

    아이고, 죄송합니다. 지금은 저 자신이 처음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게 생각 보다 힘들고 정신이 없어서, 죄송스럽게도 다른 공모전 작가분들의 작품은 제대로 못봤습니다. 도움을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17 날리뷰엉이
    작성일
    22.05.18 01:10
    No. 5

    아닙니다. 고독한별님 작품 지금 가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14 고독한별
    작성일
    22.05.18 01:19
    No. 6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2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사일도
    작성일
    22.05.18 12:57
    No. 7

    제 작품 심해에 있는데 한번 봐주십쇼

    https://novel.munpia.com/314448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72 천극V
    작성일
    22.05.18 11:43
    No. 8

    공모전 중에선 바둑소설만 읽고 있네요.
    그외의 소설은 그동안 읽던 소설도 재밌어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소향월
    작성일
    22.05.18 18:11
    No. 9

    이 글을보니 문피아에서 외면당하는 이유를 알겠소 간결하게 쓰시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iet
    작성일
    22.05.19 18:55
    No. 10

    걍 문피아가 일을 안함.

    무슨 이유로 이런 글을 쓴지는 알겠음.
    동의도 공감도 하고.

    근데 유튜브 같은 것들은 알고리즘으로 추천해주고 입에 넣어 주잖아.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 소설은 어떨까 하면서 찾기는 힘들지.
    그래서 문피아가 사람들에게 먹여주던 좀 눈에 띄게 해놔서 찾아보게 만들던 해야하는데.
    둘 다 안함 ㅋ

    찬성: 2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2120 장기휴재에 들어간 유료글 이대로 괜찮은가..? +11 Lv.99 막창사이다 22.05.19 249
252119 윤 대통령이 뽑는 인물들은 죄다 능력있는 사람들이네. +2 Lv.53 rl******.. 22.05.19 135
252118 이혼물 유행하는것도 다 문재인 때문이다. +5 Lv.53 rl******.. 22.05.19 151
252117 심해작들 찾아서 보는데 Lv.9 야매편집자 22.05.18 237
252116 금일부터 눈여겨보던 심해작을 추천할까 합니다. 삐로릭. +9 Personacon 심해탐사봇 22.05.18 318
252115 홍보할 때 15화 이상 쌓여야 하나요? +5 Lv.20 글톨이 22.05.18 155
252114 문피아가 태그를 지원하긴 합니다만, 제외태그는 없습니다 +3 Lv.52 기계들판 22.05.18 219
252113 소설을 찾습니다 +5 Lv.99 빼곰 22.05.18 135
» 공모전이 미술전이라면, 닫힌 전시실 수천개가 있는 느낌? +10 Lv.14 고독한별 22.05.18 208
252111 윤석열이 뽑는 남자마다 레전드네요. +6 Lv.8 남협男俠 22.05.17 206
252110 읽어주지 않는다 vs 볼만한 작품이 없다, 작품 홍보 게시... +3 Lv.14 고독한별 22.05.17 200
252109 오랜만에 들려봤는데... +5 Lv.46 [탈퇴계정] 22.05.17 170
252108 이젠 '너무~함' 이 대세인가... +3 Lv.50 깐따르삐야 22.05.17 189
252107 개별적 필터링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Lv.36 솔직함 22.05.17 117
252106 틀딱퐁퐁들 픽을 보니 20년쯤 뒤 베스트에 올라올 소재 ... +7 Lv.56 zh****** 22.05.17 247
252105 추천글에 대한 개인적인생각 +8 Lv.83 ba****** 22.05.17 246
252104 왜 이렇죠? 누가 설명 부탁 +3 Lv.67 없어도 22.05.17 186
252103 공모전에 선작 할만한게 몇 없네요 망했다ㅜ +9 Lv.67 없어도 22.05.17 264
252102 음. Lv.52 사마택 22.05.17 91
252101 이제 조만간 +1 Lv.17 짬뽕라면7 22.05.16 147
252100 이혼물제목추천함 +2 Lv.22 [탈퇴계정] 22.05.16 122
252099 제 작품리메이크 하면 볼사람있을 까요 +1 Lv.22 [탈퇴계정] 22.05.16 114
252098 이혼 공모전하냐? +1 Lv.78 무지개향기 22.05.16 137
252097 지금 이혼물유행하는거 보니 10~20년뒤는 유행도 뻔함. +6 Lv.37 아싸구리 22.05.16 194
252096 공모전에서까지 이혼물이 베스트에 있는걸 보게 되다니 +2 Lv.82 불난닭둘기 22.05.16 114
252095 이혼좀 그만해 좀 적당히좀하지? +3 Lv.69 프라이머리 22.05.16 150
252094 삼국지 패러디 추천부탁드립니다. +1 Lv.94 dlfrrl 22.05.15 109
252093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공모전이 의미가 있습니까 +12 Lv.74 팬티 22.05.15 415
252092 이혼물은 제목도 대충 만드네요 +4 Lv.37 잠좀자라 22.05.15 141
252091 재미있는 작품들을 찾아서 돌아다녔습니다 +2 Lv.99 만리독행 22.05.15 16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