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책을 읽고 익힌 경우 외에 사문이 있는 경우에는 조금 다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련을 수시로 하며 무술을 익힌 경우입니다. 이게 극단적으로 나타난게 바로 소림쌍괴구요. 상대도 없이 형만 죽어라 익힌 이가 실전에 부딪히면 허둥대고 당할 수 있지만, 실전에 준하는 대련을 하며 익힌 이는 하산해서도 그정도까지는 아닐텐데, 이런 차이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쓰는 글도 많습니다.
강호 최정상에 있던 스승으로부터 진신절기를 물려받고, 십여년간을 대련을 하며 단련된 주인공이 결투에서 완전 초짜티를 심하게 내는건 좀 어색하더군요. 비슷한 경지의 인물과 만난다면 당연히 크게 불리하고,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경험이 우선이겠지만 한참 안되는 삼류에게도 쩔쩔매고 암수에도 당하는 식은 어색하더군요.
표현은 천리밖을 내다 보고, 공기의 미세한 파동도 읽어 내는 초고수가 삼류무사의 암수에 당할 가능성은 없을텐데, 서투른 면은 좀 있을 수 있더라도 말이죠.
이게 참 모순입니다.
애초에 경지가 높다는 표현은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높아지는 것인데, 하산한 주닝공을 높은 경지에 이르러 하산한 것처럼 묘사해놓고, 실제로는 완전 초짜.....이건 말이 안되죠. 필요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경지가 높아진것과 마찬가지니 말이죠. 차라리 대성했다 라는 식의 표현은 하지 않고 내보내서 그냥 조금 허둥대다가 차츰 정교하게 다듬어 진다는 식으로 묘사되면 좋을텐데, 무공은 10성 익혀놓고 나와서는 3류에게 당하는 식... 신공을 10성 익힌 것을 그저 내공만 높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쓰는 식이죠. 신공을 10성 익힌 경지라는 것은 미세한 흐름마저 파악하는 경지라고 봐야 더 마땅한 것인데 말이죠.
무공 수련을 그냥 단편적으로 보는 경우에 묘사가 위에 말한것처럼 됩니다. 동체 시력을 강화 하기 위한 수련, 신공을 바탕으로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신공에 능숙해지면 순식간에 원하는 곳에 폭발적으로 내공을 운용할 수 있고...이런게 포함되어야 하는데, 위에 적은 댓글처럼 천하무적 신공을 10성 익힌 사람을 단지 내공만 높은 즉 힘만 쎈 사람이 형만 익힌식으로 묘사하는 경우를 보면 좀 답답하더군요. 대응에 다소 당황 할 순 있어도 경지의 차이라는 것은 그런정도가 아닌데 말이죠.
물론 내공이 있다는 전제하에 하는 말이니, 현실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현대로 치면 이렇습니다. 내공은 없이....권투를 십년을 최고의 스승에게 배웠습니다. 스파링도 꾸준히 했습니다. 단, 대회에 나가서나 하지 않고 체육관에서만 연습했습니다. 이런 경우가 위 댓글에서 제가 말한 케이스고.....탐화님이 쓴 경우는 권투를 그냥 책만 보고 연습한 경우라 할 수 있고 말이죠. 이런 경우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사실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책에서 묘사하기 힘든 잘못된 버릇이 들면 이게 잘 고쳐지지 않으니 말이죠. 무협에선 이런 부분은 잘 묘사되지 않고 말입니다.
내공이 있으면 책만 보고 했다고 해도 좀 달라지지 않나요?
저도 운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기술은 신체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힘 쎄고 덩치 큰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이죠. 다만 신체적으로 큰 차이가 안 나면 기술에서 갈리고, 기술 마저 비등하면 작전에서 갈리고요.
내공이란 게 전가의 보도라 힘도 강해지고 몸도 빨라지는 마법의 치트키라서 말입니다.
복싱으로 비교하면 잽 한 방에 사람이 죽는데, 아무리 경험이 많은 사람도 엄청 빠른 초심자의 잽 한 방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너무나 압도적인 피지컬의 차이를 보인다면 기교 따위는 많은 경우 아무런 상관이 없겠죠. 하지만 많은 무협소설을 보면 아실텐데 내공을 가지고만 있다고 강해지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를 통해 운기를 하면서 적확한 방법으로 초식을 통해 발산하는 것으로, 모든 동작이 강화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초식바보가 생겨나는 것이고 이후 많은 경험을 통해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이 들어가죠.
복싱으로 치면 최홍만이 하는 동작을 크게 줄여놓고 그 패턴만 반복하는데, 거기다가 론다로우지가 상대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잽이 눈에 보이지도 않아서 치려는 어깨 움직임을 감지하는 순간 이미 치고 지나갔으며 그 파워가 200-300kg에 육박한다면 그건 정말로 의미가 없겠지만, 글쎄요. 평생을 무에 바친 사람을 그저 책한권읽고 약하나 먹고 몇년 공부한 사람이 그렇게 쉽게 제압을 할런지...
내공의 효과가 너무 커져서 그렇습니다. 내공이 쿵푸의 "공"을 조금 과장하는 수준으로, 쌓고 또 쌓다 보면 외적인 스펙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육체의 내적인 힘.. 정도가 적절하다고 봐요. 그정도 밸런스면 구무협 어디엔가 나왔던 화산파에서 내공파(?)와 초식파(?)가 논쟁하다 칼부림 났다더라는 이야기가성립이 되죠. 한국 무협의 내공이란 천년내공도 심심찮고 기연 좀 얻으면산도 부수고 레이저도 쏘고 하여튼 그냥 슈퍼맨이죠. 그러다보니 초식이란 것도 그저 초식명만 외치고 손뼉쳐서 누구 팔심이 더 센가 겨루는 수준이 되기 쉽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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