듈라한은 요정이다. 반시와 마찬가지로 불길한 요정인데 누군가가 죽기 전에 온 도시를 뛰어다닌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반시처럼 죽은 사람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듈라한은 자신의 못을 팔에 들고 있는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종종 코슈타 바워(Coite-bodhar), 즉 목없는 말을 끌고 다닌다. 이 때문에 기사의 모습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 전승에서는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켈트 신화에는 모리안을 비롯하여 전쟁터에서 전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여신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마 듈라한도 이런 전쟁의 여신들이 변형된 모습일 것이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시체가 언데드가 되지 않도록 목을 자르는 풍습이 있었다. 시인 W.B 예이츠는 이런 일 때문에 듈라한이 생겨나지 않았나 추론했다.
켈트에는 목 없는 기사에 대한 전설이 몇가지 있다.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에서는 자신과 말을 모두 녹색으로 뒤덮은 기사가 아더 왕의 궁정에 나타나서 이렇게 선언했다. "나눈 보다시피 싸우러 온 것이 아니오. 하지만 내가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타면 여기에 모여있는 애송이들은 상대가 되지 않소. 그런데 이참에 한번 크리스마스의 흥을 돋우기 위해 내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소? 만약에 용기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이 도끼로 한 번씩 상대방을 내리쳐서 서로 용기를 시험해보기로 합시다. 보다시피 이 도끼는 무거워서 제군들이 들어올리기도 힘들 것이오. 그러니까 처음에 내리칠 수 있는 기회를 제군들에게 주겠소. 일격을 받고도 내가 살아 있으면 그 다음에는 내가 제군들 몸에 일격을 가하겠소. 어디 나설 사람이 있으면 이 도전을 받아보도록 하시오."
이 도전을 받아들인 사람이 가웨인 경이였다.
가웨인은 자신 앞에 내놓은 녹색 기사의 목을 단숨에 도끼로 잘랐다. 그러자 녹색 기사는 자신의 머리를 안고 말에 올라탔다. 옆구리에 안긴 녹색 기사의 목에서는 이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맹세를 잊지 마시오. 1년하고도 하루 후에 그대는 녹색 예배당에 와서 나의 일격을 받는 것이오."
녹색 기사는 자신의 머리를 안은 채 말을 달려서 사라졌다.
1년 훈, 약속한 기일이 찾아오자 가웨인은 울면서 말리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녹색 기사가 사는 녹색 예배당을 향했다. 녹색 기사는 가웨인의 목을 향해서 도끼를 휘두르지만 작은 상처밖에 입힐 수가 없었다. 이장면에 이르러서 녹색 기사는 모든 사실을 이야기 한다.
그는 요희 모건의 저주로 인해 아더 왕의 원탁 기사를 우롱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이었다. 가웨인의 목에 상처가 남으로써 그는 그 저주에서 풀려난 것이다.
또한 아더 왕의 원탁에는 칼라도크라는 솜씨 좋은 기사가 있었다. 칼라도크가 기사로 봉해질 때 성대한 식이 열렸는데 그곳에 이상한 기사가 나타나 이렇게 도발했다.
"나는 나의 목을 참수대에 올려놓겠다. 원탁의 기사 중 하나가 내 목을 베어도 내가 살아 있으면 그 기사도 나와 똑같이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무모한 도발에 아무도 응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캉아도크는 원탁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가장 용감한 기사로서가 아니라 가장 어리석은 기사로서 이 승부를 받아들에겠다."
칼라도크의 일격은 멋지게 그 기사의 목을 베었지만, 그는 스스로 자기의 목을 주워서 원래대로 붙인 다음 내년에는 칼라도크 차례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그 다음해 칼라도크를 칼등으로 치고는 일으켜 세워서 그의 용기와 약속을 지킨 신의를 기뻐하며, 자신은 칼라도크의 아버지인 마술사 엘리오레스라고 밝혔다.
판타지 라이브러리 1권을 거의 배껴온 내용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듈라한에 대한 말들이 좀 있어서 제가 한번 이렇게 올려 보았습니다. 좋은 자료가 되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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