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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 va******..
작성
17.07.19 23:34
조회
115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지내는 동안, 서임에게 대군은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이 단지 친한 동무끼리의 우정이 아닌,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서임이 대군을 안 지 일 년 여가 지날 즈음이었다. 서임의 귀에 꽃을 꽂아주는 대군의 손과 눈 깜짝할 새 지나간 뺨에 닿던 입술. 그리고 16세가 되어 어엿한 성인이 되면 우리 혼인하자 약속하는 대군에 말에 서임의 심장은 그저 좋고 설레서 쿵쾅거렸다.


그러나 사춘기 소녀의 첫사랑이 여물기도 전, 서임에게 씌워진 역적의 딸이라는 굴레는 즐거웠던 추억마저 악몽으로 만들었다. 더욱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서임이 대군의 돌이킬 수 없는 죄가 되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행복한 순간이 없었다면 좌절도 없었으련만, 빠져서는 안 될 몽상 속을 헤맨 대가는 이렇게나 가혹했다.



세자는 안채 바닥에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대군의 집을 나올 채비를 하던 세자의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온 탓이다. 그의 앞에는 일전에 보았던 낙서가 적힌 병풍들이 있었다.


그곳에는 분명 어린 아이의 서체이긴 했으나 ‘혼서(婚書: 혼인할 때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편지)’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대구를 달 듯 ‘허혼서(許婚書: 혼서에 대해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혼인을 허락한다는 의미로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져 있었다. 고작해야 ‘혼인을 허락해 주세요’와 ‘허락합니다’ 수준의 짧은 문장이었지만, 나름 어른들을 흉내 낸다고 이 글들을 주거니 받거니 했을 생각을 하니 영 어이가 없었다. 세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 읽은 것이 아니었다.


“이것들이 놀구 있네, 진짜...”


병풍 속에 숨어 필담만 나눴다더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 둘은 이미 그전부터 아는 사이었던 것이다. 의정대군 이 자식은 대체 내게 어디까지 거짓말을 한 거야? 다시금 치미는 배신감은 꽤나 불쾌했다. 이런 줄도 모르고 난 그 여자를 찾아가서 네가 의정대군을 꾀였니 어쨌니... 역적의 딸로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말을 듣는 서임도 꽤나 억울했겠지 싶다.



https://blog.munpia.com/vanitasjhy/novel/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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