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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 fi***
작성
16.08.08 22:35
조회
733

으아악
뭐야뭐야!!왜 그래?
아야...
또 떨어졌어?
응..
으이그..나이가 몇갠데 아직도 떨어지니? 나와. 7시 반이야.
안...먹어요
왜 안먹어? 직장인은 밥심인 거 몰라?! 콩나물국 끊어놨어. 그러게 안 되는 술을 준다고 다 마셨어?!

아침부터 어머니께서 한쪽 눈썹을 치켜뜨고는 한 손에 든 국자를 방문에 계속 두들겨댔다.

아! 먹을게요. 제발 그 국자 좀 그만 두들겨요.!

직장인이 되고 처음 갖는 회식이라 누구라 할 것없이 주는 잔은 모두 받아먹은 탓에 머리는 깨질 것같고 속은 뒤집어지는 것이 주인 잘못 만나서 몸이 고생이구나. 나는 간신히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터덜터덜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들어 국 한스푼 떠 먹었다. 어찌나 칼칼하게 끊여놨는지 사래가 걸려버렸지만 해장이 되는 것 같아 전날 막걸리를 생각하며 두 손으로 사발채로 잡고 마셨다.

엄마 콩나물국은 아무도 따라올 사람 없다. 정말 어제 먹은 막걸 리가 쑤욱 내려가네요.
당연한 얘기를.

***
나는 가끔 출근 시간만 되면 신호등이 없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다들 이런 생각을 한번쯤 했겠지?
아침마다 반복되는 지옥을 맛보는 살인적인 출근길. 외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런 풍경 속에 나는 그저 마음을 비워서 그런가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당연한 일상처럼 집과 회사를 오가며 보내는 것 같다.
오늘도 난 콩나물 수레처럼 많은 사람들 사이에 콩나물처럼 끼어 버스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오늘도 굿모닝.
과장님도 어제 잘 들어가셨어요?
응 그래 정대리 덕분에 잘들어갔어. 하사원?
네?
어제 맡겨둔 서류 있잖아. 어디까지 해 놨나?
거의 다 해갑니다
그 서류 웬만하면 오늘 완성해서 갖다 줘요.
네. 과장님

손가락을 열심히 두드려가며 부탁하신 첫 서류를 완벽하게 끝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사원. 많이 바쁜가?
많이 바쁘진..
그래? 그럼 여기 퇴사하신 전 부장님께서 쓰던 건데 이 상자를 놓고 나갔지 뭐야. 하사원이 대신 처리해줘
네. 제가 대신 해 놓을게요.

이 회사의 홍보부서는 내가 막내라 이 부서에 온갖 자진부리들은 오로지 내 몫이다.
내 일하랴. 자진부리들 하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제발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
저번 주에는 과장님께서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혼을 내셨다.
회사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안 그래도 요새 마음도 심란한데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혼을 내니 복합적인 감정에 눈가에 눈물이 맺혀 화장실에서 혼자 쪼그리고 앉아 우는데 갑자기 과장님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받으니 그 서류가 다시 보니 괜찮다며 이걸로 가자는데 그 순간 아깐 "마음에 안 든다며!!"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내 소심한 복수로 과장님을 미친 변덕쟁이라 저장을 한동안 해놓곤 했다.

대리님은 내가 시종인 줄 아신다.
커피, 쓰레기청소 ,온갖 잔심부름들 ..어제는 회식 전에 화장실이 더럽다고 청소 좀 해달란다.. 휴우.........
대리님은 나에게 있어 답이 없는 존재다.
그래서 오죽하면 대리님은 휴대폰에 NO답이라 저장해놓았을까..
오늘은 조용하다 싶었다했는데 역시나 내 이름을 불러 이번엔 상자 처분이다.
오늘도 화장실 청소하라고 안  시킨 걸 위안으로 삼아야 마음이 편할려나..

나는 몸을 숙여 깊숙이 있던 상자 하나를 꺼내 흰 눈처럼 싸인 먼지를 옷소매로  쓱쓱 쓸어내었다. 정말 얼마나 세월이 갔는지를 증명하듯  하얀 상자가 누리끼끼하게 바래져 있었다. 어차피 버린 것들 돈 아깝게 사지 않고 건질 수 있는 게 있으면 꺼내 써야겠다 싶어 바로 버리지 않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를 여니 맨 위에 사진 몇 장이 흐트러져 놓여있었다.
 
귀여워~ 모두 애기 사진이네.

얼굴도 모르는 부장님의 애기 사진이지만 하나 하나 보며 얕은 미소를 나도 모르게 짓고 있었다.

응..? 이건 뭐지?

사진을 보던 중 한 사진이 꼬깃꼬깃 접혀있었다
얼마나 접었던지 사진이 너덜너덜하니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다

그 때, 머릿속에 무언가 몇몇 장면들이 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남녀가 나무 밑에서 같이 누워 얘기하는 모습-
-어둠 속에서 무릎을 꿇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듯한 모습-
-오열하는 그녀.. 그리고 매정하게 떠나는 남자의 모습-

므..뭐야..? 이게 무슨 ...

자아 점심시간이에요. 밥 먹으러 갑시다.
하사원! 뭐해? 밥 먹으러 가자고.
네?! 네!

내가 방금 꿈을 꿨나? 아닌데..

***
저 왔어요.
일찍 왔네?
오늘은 야근 안 하고 왔어요.
잘 된다! 밥 뜨고 있을 테니까 방에서 옷 갈아입고 와라
엄마. 맨날 저 없을 때 이렇게 먹죠? 국이 있는데 물에 밥 풀어서 먹고...반찬도 없고
너도 나이 들어봐. 입맛 없어

우리 어머니는 나이가 드시면서 나이 탓을 하는 것들이 참 많아지신 것 같다.
나는 물을 따라 마시기 위해 컵을 집어 들었다

-그녀와 밥을 먹으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남자의 모습-

어..?

쨍그랑

어머! 깜짝이야. 왜 그래? 괜찮아?
아악! 엄마 컵이..
넌 나와라. 잘못하다가 베인다.

또 내가 모르는 모습들이 장면처럼 지나가 나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엄마
왜?
아니 이게..
뭔데 그래?
물건을 만지는데 왜 내가 모르는 장면들이 보이...
뭐가 보인다고? 장면? 무슨장면?
자꾸 남녀가 보이는데 뭔가 옷이나 주변을 봤을 때 지금은 아닌 거 같고 20여년 전?
뭐....뭐를 봤는데
회사에서는 전 부장님 상자 안에 사진을 만지다가 남녀가 불행해진 모습을 봤고 지금은 남녀가 식탁에서 행복한 얼굴로 밥을 먹는데...왜 자꾸 이런게 보이는 건지.. 요새 진짜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 건가?
....
어머니는 유리 조각들을 치우다 말고 조용히 일어나서 뒤에 있는 나를 어딘가 불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쩌면 좋을까......
엄마가 봐도 심각해보여요? 정말 낼 병원 가봐야겠네요.
유리 조각들은 얼추 치우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밟지말거라.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휴지에 유리조각들을 돌돌 감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깊숙이 넣으셨다.
안방으로 와라. 할 얘기가.. 있어

나는 어머니가 왜 저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갑자기 안방으로 가라는 영문을 전혀 모르겠다.
다만 자꾸 조각조각 보이는 것이 혹시 머리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돼서 낼 언제 가야 괜찮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너한테 여태 말 안한 게 있는데..
뭔데요?

어머니께서는 내가 태어나기 전 그러니까.. 20여년 전 호수 옆 은행나무 아래에서 아버지를 처음만나 사랑을 나누고 모두가 축복하는 결혼식을 올리고 내가 생겨서 행복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미안하다며 행피로 가야한다고.. 안 갈거라고 안 간다고 약속해놓고서 가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도 얘기해주지 않고 미안하다고만.. 나중에 내가 태어나 내가 과거를 보는 날이 오게 되면 그 때 이유를 알게 될 거라고 하셨다.
행피는 우리 아버지의 또 다른 세계이고 어머니와 같은 사람들은 잘 아는 사람이 없고 알아도 절대 찾을 수 없는 세계이다. 행피족들은 성인이 되면 한 가지씩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나 같은 혼혈인은 성인이 되도 바로 생기지 않아 삼십대에 생기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돼서야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가지게 되는 능력은 랜덤이다. 하지만 미리 볼 수는 있다. 미래를 보는 자... 그 자들만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본 그 모습들은 모두 엄마와 아버지의 과거얘기였고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신 아버지는 20여년 전 미리 앞을 내다보신 것이다. 미래를 볼 줄 아시는 분이 무슨 일인지 이유도 안 말하시고 떠나셨으니.. 엄마께서는 답답해하실 뿐이셨고 아버지께서 떠나기 전  내가 커서 능력을 가지게 되면 나를 행피에 보내야 한다는 구두약속만 한 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얼굴 한번 목소리 한번 보고 듣지 못했다고 하셨다.

항상 강하신 줄만 안 엄마께서 안 울려고 계속해서 깜박거리시는 모습이 내 마음 한구석을 시큰하게 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과거를 보았다면 왜 회사에서 전 부장님 사진을 보고 과거를 보았던 것인지.
 
그런데.. 오늘 회사에서 전 부장님 상자 안에 들어있는 사진을 보고 과거를 보았는데 왜 전 부장님사진을 보고..
음.... 그 부장님.. 무슨 부서인데?
저 입사하기 전에 저희 부서 부장님이시라고 하셨는데 퇴사하셨어요.
엄마는 잘..모르겠구나..

엄마께서는 오늘 밤 그 곳으로 가라고 하셨다. 아버지의 구두약속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오늘 밤은...


아무리 그래도 밤은 위험하고 저도 마음의 준비를...
행피를 가는 입구가 보름달이 뜨는 날 열리는데 오늘이 보름달이 뜨는 날이야. 오늘을 놓치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데 내 생각엔 너가 아직 능력에 잘 다룰 줄 모르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어. 그리고 행피족들은 능력을 숨기고 사는데 만약 따른 사람들이 알게 되거나 의심을 사게 된다면 바로 행피족 경찰들이 들이닥쳐 널 잡아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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