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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향수의 칼날' 홍보합니다~

작성자
Lv.2 fi***
작성
16.10.27 20:53
조회
447

"으아악"

"뭐야뭐야!! 왜 그래?"

"아야... "

"또 떨어졌어?"

"응.."

"으이그..나이가 몇갠데 아직도 떨어지니? 나와. 7시 반이야."

"안...먹어요........"

"왜 안먹어? 직장인은 밥심인 거 몰라?! 콩나물국 끊어놨어. 그러게 되지도 않는 술을 준다고 다 마셨어?!"

아침부터 어머니께서 한쪽 눈썹을 치켜뜨고는 한 손에 든 국자를 방문에 계속 두들겨댔다.

"아! 먹을게요. 먹을 테니까 제발 그 국자 좀 그만 두들겨요!"

직장인이 되고 처음 갖는 회식이라 누구라 할 것 없이 주는 잔은 모두 받아먹은 탓에 머리는 깨질 것 같고 속은 뒤집어지는 것이 주인 잘못 만나서 몸이 고생이구나. 나는 간신히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터덜터덜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들어 국 한 스푼 떠 먹었다.

"켁켁 콜록.. 음음!!"

어찌나 칼칼하게 끊여놨는지 사래가 걸려버렸지만 해장이 되는 것 같아 전날 막걸리를 생각하며 두 손으로 사발채로 잡고 마셨다.

"엄마 콩나물국은 아무도 따라올 사람 없다. 정말 어제 먹은 막걸 리가 쑤욱 내려가네요."

"새삼스레.. 어머! 오늘 지하철 파업 한다네! 내일부터 한다고 하더니 앞당겼나보다 어쩌냐..네 네 차 한 1시간 반 걸리지?"

"아..망했다..."

***
나는 가끔 자가용으로 출근을 할 때면 차 너무 막혀서 신호등이 없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다들 이런 생각을 한번쯤 했겠지?
아침마다 반복되는 살인적인 출근길. 외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런 풍경 속에 나는 그저 마음을 비워서 그런가 입사 첫날에는 적응이 안되서 아침부터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당연한 일상처럼 집과 회사를 오가며 보내는 것 같다.

"오늘도 굿모닝."

"과장님도 어제 잘 들어가셨어요?"

"응 그래 정대리 덕분에 잘 들어갔어. 하사원?"

"네?"

"어제 맡겨둔 서류 있잖아. 어디까지 해 놨나?"

"거의 다 해갑니다"

"그 서류 웬만하면 오늘 완성해서 갖다 줘요."

"네. 과장님"

손가락을 열심히 두드려가며 부탁하신 첫 서류를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사원. 많이 바쁜가?"

"과장님이 맡기신 서류 작성 중인.."

"그럼 여기 퇴사하신 전 부장님께서 쓰던 건데 이 상자를 놓고 나갔지 뭐야. 하사원이 대신 처리 좀 해줘"

싱긋 웃으시며 상자를 내 자리 밑에 두고선 유유히 자기자리에 앉아 오늘 점심에는 뭐 먹는지 부장님과 신나게 떠들고 계신다.

'아씨.. 저 또라이..'

이 회사의 홍보부서는 내가 막내라 이 부서에 온갖 자진부리들은 오로지 내 몫이다.
내 일하랴. 자진부리들 하랴. 물론 나도 회사에서 막내는 허드렛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대학선배들한테 귀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들어서 잘 안다. 하지만 제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제발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 

저번 주에는 과장님께서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혼을 내셨다.
회사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저 또라이대리때문에 안 그래도 요새 마음도 심란한데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혼을 내니 복합적인 감정에 눈가에 눈물이 맺혀 화장실에서 혼자 쪼그리고 앉아 우는데 갑자기 과장님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받으니 그 서류가 다시 보니 괜찮다며 이걸로 가자는데 그 순간 아깐 "마음에 안 든다며!!"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내 소심한 복수로 과장님을 한동안 미친 변덕이라 저장을 해놓곤 했다.

대리님은 내가 청소부로 채용된 줄 아신다..
커피 ,온갖 잔심부름들은 그렇다치고 어제는 회식 전에 화장실이 더럽다고 청소 좀 해달란다.. 휴우.......

대리님은 나에게 있어 답이 없는 존재다.
그래서 오죽하면 대리님은 휴대폰에 또라이라 저장해놓았을까..
오늘은 조용하다했는데 역시나 내 이름을 불러 이번엔 상자 처분이다.
오늘도 화장실 청소하라고 안 시킨 걸 위안으로 삼아야 마음이 편할려나..

나는 몸을 숙여 깊숙이 있던 상자 하나를 꺼내 흰 눈처럼 싸인 먼지를 옷소매로  쓱쓱 쓸어내었다. 정말 얼마나 세월이 갔는지를 증명하듯  하얀 상자가 누리끼끼하게 바래져 있었다. 어차피 버린 것들 돈 아깝게 사지 않고 건질 수 있는 게 있으면 꺼내 써야겠다 싶어 바로 버리지 않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를 여니 맨 위에 사진 몇 장이 흐트러져 놓여있었다.
 
귀여워~ 모두 애기 사진이네.

얼굴도 모르는 부장님의 애기사진이지만 하나 하나 보며 얕은 미소를 나도 모르게 짓고 있었다.

"응..? 이건 뭐지?"

사진을 보던 중 한 사진이 꼬깃꼬깃 접혀있었다. 얼마나 접었던지 사진이 너덜너덜하니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다

그 때, 머릿속에 무언가 몇몇 장면들이 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남녀가 나무 밑에서 같이 누워 얘기하는 모습
어둠 속에서 무릎을 꿇고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남자
오열하는 그녀.. 그리고 매정하게 떠나는....... 남자

"므..뭐야..? 이게 무슨 ..."

"자아 점심시간이에요. 밥 먹으러 갑시다."

"하사원! 뭐해? 밥 먹으러 가자고."

"네?! 네!"

'내가 방금 뭘 본거지..'

***
"저 왔어요."

"일찍 왔네?"

"오늘은 야근 안 하고 왔어요."

"잘 된다! 밥 뜨고 있을 테니까 방에서 옷 갈아입고 와라"

"엄마. 맨날 저 없을 때 이렇게 먹죠? 국도 있는데 물에 밥 말아서 먹고...반찬이라곤 김치밖에 없고.."

"네도 나이 들어봐."

"나이탓은."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기 위해 컵을 집어 들었다

그녀와 밥을 먹으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남자..

'어..?'

탁 쨍그랑!

"어머! 깜짝이야. 뭐야! 왜 그래? 괜찮아?"
"뭐지.. 어..엄마 컵을.."
"넌 나와라. 잘못하다가 베인다."

또 내가 모르는 모습들이 무슨 영화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 나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엄마"

"왜?"

"아니 이게.."

"뭔데 그래?"

"물건을 만지는데 왜 내가 모르는 장면들이 보이..."

".........................."

"자꾸 남녀가 보이는데 뭔가 옷이나 주변을 봤을 때 지금은 아닌 거 같고 20여년 전?"

"뭐.........뭐를 봤는데?"

"오늘 회사에서 전 부장님 상자 안에 사진을 만지다가도 보였고 지금은 남녀가 식탁에서 서로 웃으면서 밥을 먹는데...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왜 아른거리면서 떠오르는 건지.. 회식때 진짜 술을 많이 먹어서 뇌에 문제라도 생긴 거 아냐? "

어머니는 유리 조각들을 치우다 말고 조용히 일어나서 뒤에 있는 나를 어딘가 불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쩌면 좋을까..........."

"엄마가 봐도 심각해보이죠? 정말 낼 병원 가봐야겠네요."

"유리 조각들은 얼추 치우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밟지는 말거라."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휴지에 유리조각들을 돌돌 감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깊숙이 넣으셨다.

"안방으로 와라. 할 얘기가.. 있어."

어머니가 왜 저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갑자기 안방으로 가라는 영문을 전혀 모르겠다.
다만 자꾸 조각조각 보이는 것이 혹시 머리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돼서 낼 언제 가야 괜찮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너한테 여태 말 안한 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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