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투여해드린 약은 1차 좀비 치료제입니다.”
불덩이 속에 던져진 한 마리의 개 마냥 몸부림치는 와중에 체셔의 목소리만은 선명했다.
“인간이 되실 시간입니다.”
무뚝뚝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빗소리가.
후두둑.
도드라지게 들려왔고 전신이 욱신거렸다.
눈을 떴을 때 체셔는 자기 무릎 위에 내 머리를 뉜 상태였다.
소란했던 물줄기들의 향연이 숨겨졌고 먹구름 사이로 월광이 새어 들어와 창가를 기웃거렸다.
달빛이 체셔의 실루엣을 비추었다.
처음으로 그녀는 무감정 대신 기쁜 듯 이야기하였다.
“인간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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