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어디 티켓 좀 보여주게.
음? 없잖아?
손에 들려있는 건... 백년은 더 된 구닥다리 휴대폰 한 개 뿐이로군. 맙소사! 이 촌스러운 디자인 하고는... 박물관에서 줏어오기라도 했던가, 아님 어디 공사현장에서 땅을 파다 나왔다던가? 뭐야, 심지어 작동도 멀쩡히 되잖아. 그것 참 놀라운 일이로군...
그나저나, 오늘 밤 공연이 있다는 건 알고 여기까지 온 겐가, 젊은 친구? ...으음? 아니라고? 단지 "소설을 읽으려고" 했을 뿐이라... 허 참. 요새 누가 이런 소설을 읽나? "로봇"... 여친? 대체 언제적 용어를 사용하는 고전 소설인가, 그건? 제목만 봐도 지루하기 짝이 없군.
자아, 젊은이. 그런 안 봐도 재미없을 게 뻔한 소설은 아무래도 좋잖은가. 그러지 말고, 여기까지 온 김에 콘서트나 만끽하다 가는 건 어떤가? 나도 지금 막 구경하려던 참인데 말야.
응? 티켓?
없어도 돼, 그런 것 쯤은.
실은, 나도... 전산 시스템을 해킹해서 빈 좌석 한두개 쯤 찜해놓는 건 일도 아니거든. 사실 지금도, 티켓팅하는 직원인 척 기회를 봐서 몰래 들어가려던 참이었지.
참 편리한 시대이지 않은가! 이렇게 모니터에 손가락 터치 몇번만으로 차세기(次世紀)의 공연장을 미리 훔쳐볼 수 있다니 말이야. 그것도, 완전 공짜로. 오늘, 날 여기서 만난 걸 운 좋게 여기라고, 젊은이. 공짜 좋아하면 나처럼 이렇게 앞머리부터 벗겨진다고들 하지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고! 아직 앞날이 창창한 친구라면 말야.
이런. 잡담이 너무 심했군.
공연 중에는 쉿!
소란, 금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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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차세기(次世紀), 2100년도 중후반대.
점점 열악해져가는 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인구 수가 감소하고, 이들의 빈 자리를 대체하여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DRG(드러지)"라고 불리우는 다목적 고기능 로봇들이 전세계적으로 생산되어 배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갓 생산된 DRG는 포맷된 컴퓨터와 같이 백지 상태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투입되기 이전 반드시 "기본 과정"을 거칠 것을 정부로부터 요구받는다. 거기서 DRG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상식을 배우고, 변하는 시대에 맞춰 최신정보 등을 주입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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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SF (공상과학), 학원물, 로맨스, 액션,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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