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에서 새롭게 떠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귀곡산장, 수백의 건물들로 이뤄진 구중심처에도 밤기운이 가득했다. 때는 야밤 삼경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밤하늘을 선회하던 산장의 신령스러운 금조(禽鳥)가 석탑으로 내려앉으며 날개깃을 접고 있었다. 때마침 구름에 가려졌던 청명한 보름달이 성채(城砦) 위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을 무렵이었다. 갑자기 구중심처의 중심부에서 해당하는 전각(殿閣)의 용마루를 짓밟고 허공으로 번개처럼 날아오르는 희미한 그림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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