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빗속이다. 백발을 발치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백발마녀다. 속살이 훤하게 비치는 미삼을 걸친 마녀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만나지 않기를 바랐던 여인이다. 아버지의 여인이며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자였다. 그런 여인의 등장은 과거의 다정한 연인처럼 주목을 받기를 원했다. 빗속에서 휘날리는 백발을 추스른 다음이다.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순간부터 공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검지와 장지를 합친 손가락으로 천마를 가리켰다. 그러자 먹구름 속에서 번뜩거리던 뇌전이 벼락을 동반하며 천마를 향해서 직격으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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