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홍보

문피아에서 연재중인 작품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홍보규정은 반드시 준수해주세요.



작성자
Lv.4 ELBD
작성
19.07.07 20:28
조회
34

◆◆◆◆◆◆◆◆◆◆◆◆◆◆


Kanashiki Mono (서글픈 자)

Episode 5: Two Boys


◆◆◆◆◆◆◆◆◆◆◆◆◆◆


(이제 더는... 환청이 들리지 않아.)


소년은 두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며 안정을 취했다. 어르신들이 자신을 꾸짖으며 삿대질하거나 고함치는 모든 불쾌한 상상들이 이제는 머릿속에서 사라졌으니, 더는 심장이 아프게 벌렁거리지도, 호흡이 가빠지지도 않는다.

이따금 이렇게, 소년의 상상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벼랑 끝까지 내몰듯 바짝 쫓아오곤 했다.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수많은 허상의 손아귀들이 뻗어져 나와 소년의 목을 움켜쥐고 숨 쉴 수 없도록 조르는 듯했다.


두려움을 아는 것,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이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것, 사소한 상상들이 낱낱이 현실이 될 듯 자신의 오감을 지배하고 몸을 옥죄어드는 이 모든 것에 소년은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없는 것도 있다고 믿게 만들어 정신과 육체마저 지배하는 힘, 그것은 환술사로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었다. 그러나,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재능은 전혀 제어되지 않기에 오히려 독이 되어 소년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다. 


그걸 발견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똑같이 패밀리의 모두와 공포 영화를 보고 온 날, 소년 혼자만 영화의 모든 장면이 잠자리의 이불 안까지 덮쳐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적이 있었다. 소년은 냇가 옆 풀밭에 그대로 털썩 누워 오랜만에 그 시절 상상을 하며 눈을 감았다.


(그때 패밀리 모두가 나를 겁쟁이 취급 했지만... 나는 정말로 무서웠어. 왜 아무도 내가 보고 느끼는 걸 알지 못 하는 걸까?)


눈을 감으면 찾아드는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의 일렁임이 보였다. 뿌옇던 그 빛은 시야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점차 중앙으로 모여들어 뚜렷한 형태를 띈 무언가로 변했다. 그 속을 뚫고 나오는 건,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체. 너무나도 눈에 선한 소름돋는 그 형상이 피를 뚝뚝 흘리며 잠자리 위로 기어올라와, 소년의 팔목을 꽉 쥐어 부러뜨리려 들었다. 그 뒷편으로, 멀쩡하던 아지트 저택의 커다란 유리창에 쩌저적 하고 금이 가기 시작하며, 날카롭고 커다란 파편이 떨어져 바닥 위에서 챙그랑 하고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한다...


당황한 소년은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합숙하고 있던 주변의 다른 패밀리의 일원들을 모두 깨워버리고 말았다. 식은땀으로 푹 젖은 속옷에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한 소년은 계속해서 오지 마, 오지 마, 라고 외치며 몸을 뒤로 밀어냈지만, 다들 영문을 알지 못했다. 


(내가, 나 혼자만 남들과 다른 건가?)


---------------------------
「悲しき者よ」
Thou, the sorrowful being...

Kanashiki Mono (서글픈 자)


D5E7zWPUIAEbP0D.png

(이미지 출저: 렛파 @retpa 님)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품홍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0940 공모전 공모전은 아무나 도전하는게 아닌듯... +1 Lv.53 달달슈크림 20.05.13 70 1
10939 공모전 사이비2년, 허송세월은 아니었다. Lv.8 마치고 20.05.13 10 0
10938 공모전 묵직한 판타지, 읽어보시렵니까 Lv.41 나전(螺鈿) 20.05.13 9 0
10937 공모전 고대까지 레트로, 기억 속의 아르테 Lv.26 잘생긴낙타 20.05.13 7 0
10936 공모전 망생들을 위한 소설 '심각한 소설' Lv.18 [탈퇴계정] 20.05.13 8 0
10935 공모전 이거 꼭 영화로 만들겁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Lv.12 페니콘 20.05.13 14 0
10934 공모전 다 차려놓은 밥상 숟가락만 얹어 주세요 +1 Lv.23 상천제사 20.05.13 15 1
10933 공모전 24년만에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Personacon 박정민 20.05.13 33 0
10932 공모전 어그로를 끌고싶지만 마땅한 이름이 없군요. Lv.15 자현(自現) 20.05.13 13 0
10931 공모전 도술학교 [해성관]의 기숙사 배정이 완료 되었습니다. +2 Lv.3 타타미 20.05.13 13 1
10930 공모전 전혀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 Lv.38 창업 20.05.13 12 0
10929 공모전 【순수 라이트노벨】 Lv.15 夜雪王 20.05.13 12 0
10928 공모전 ↑로망은 살리고↑ ↓유행은 뺐습니다↓ Lv.16 까마귀선생 20.05.13 8 0
10927 공모전 똥쌀때, 담배 태울때, 출근할 때, 퇴근할 때, 할거... Lv.22 거문새 20.05.13 14 0
10926 공모전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쓱쓱 섞어 봤음! Lv.54 깨물 20.05.13 16 0
10925 공모전 게임이 현실이 되었는데 주인공이 뉴비입니다. Lv.6 지나가는너 20.05.13 10 0
10924 공모전 내 수호성은 관심종자 Lv.13 교촌84 20.05.13 11 0
10923 공모전 SS그룹의 노예처럼 길들여진 킬러들의 삶 Lv.4 파이브고 20.05.13 9 0
10922 공모전 제목이 어그로가 아니니 어찌하리오. Lv.61 글공대장 20.05.13 18 0
10921 공모전 *20대 태반이 백수. 본격 백수탈출 소설! 이태백 ... Lv.13 무릎각성 20.05.13 13 0
10920 공모전 무재능자의 회귀재능 홍보합니다! Lv.29 TOMA. 20.05.13 8 0
10919 공모전 *다들 힘내십시오!* Lv.13 무릎각성 20.05.13 11 0
10918 공모전 [내 몸의 반은 마족이다] Lv.18 곱창순두부 20.05.13 18 0
10917 공모전 회귀자의 아포칼립스 Lv.3 프레판 20.05.13 4 0
10916 공모전 공모전 유일 [육가공] 전문가물 현판 입니다. Personacon 박정민 20.05.13 9 0
10915 공모전 판타지와 SF 결합작품 '기어 앤 매직'을 재미있게 ... Lv.15 [탈퇴계정] 20.05.13 9 0
10914 공모전 더 코드 네임 :unification 읽으세요 Lv.4 비니쓴소년 20.05.13 9 0
10913 공모전 떡밥 많은 사망회귀 헌터물 추천드립니다. Lv.5 Gana 20.05.13 12 0
10912 공모전 신선들의 지략과 무공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Lv.18 시우단1 20.05.13 9 0
10911 공모전 1시간마다 클릭하려니 손가락 아픕니다. +1 Lv.22 중산박 20.05.13 57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