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은 그렇듯 자신의 파멸을 야기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겠지. 누가 자신이 파멸하는 게 즐겁겠어. 오히려 파멸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으면 쳤겠지.
나도 마찬가지야.
파멸 같은 건 하고 싶지도,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
단지.....
단지.
그래, 딱히 악역영애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
내 전생이라는 인간이 나에게 남성의 가치관을 각인시켰을뿐.
그래서 차갑고, 도도하고, 사랑을 모른다는 이미지가 따라붙었을뿐.
그래서 약혼자한테 실망당하고, 주위에서 환시당하고, 얼음공주라는 이상한 멸칭으로 불리고
사회가 바라는 여성상에서 멀어졌을 뿐이었는데.
왜 나는.
이렇게.
괴로워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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