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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ashiki Mono (서글픈 자)
Episode 5: Two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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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환청이 들리지 않아.)
소년은 두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며 안정을 취했다. 어르신들이 자신을 꾸짖으며 삿대질하거나 고함치는 모든 불쾌한 상상들이 이제는 머릿속에서 사라졌으니, 더는 심장이 아프게 벌렁거리지도, 호흡이 가빠지지도 않는다.
이따금 이렇게, 소년의 상상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벼랑 끝까지 내몰듯 바짝 쫓아오곤 했다.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수많은 허상의 손아귀들이 뻗어져 나와 소년의 목을 움켜쥐고 숨 쉴 수 없도록 조르는 듯했다.
두려움을 아는 것,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이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것, 사소한 상상들이 낱낱이 현실이 될 듯 자신의 오감을 지배하고 몸을 옥죄어드는 이 모든 것에 소년은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없는 것도 있다고 믿게 만들어 정신과 육체마저 지배하는 힘, 그것은 환술사로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었다. 그러나,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재능은 전혀 제어되지 않기에 오히려 독이 되어 소년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다.
그걸 발견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똑같이 패밀리의 모두와 공포 영화를 보고 온 날, 소년 혼자만 영화의 모든 장면이 잠자리의 이불 안까지 덮쳐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적이 있었다. 소년은 냇가 옆 풀밭에 그대로 털썩 누워 오랜만에 그 시절 상상을 하며 눈을 감았다.
(그때 패밀리 모두가 나를 겁쟁이 취급 했지만... 나는 정말로 무서웠어. 왜 아무도 내가 보고 느끼는 걸 알지 못 하는 걸까?)
눈을 감으면 찾아드는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의 일렁임이 보였다. 뿌옇던 그 빛은 시야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점차 중앙으로 모여들어 뚜렷한 형태를 띈 무언가로 변했다. 그 속을 뚫고 나오는 건,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체. 너무나도 눈에 선한 소름돋는 그 형상이 피를 뚝뚝 흘리며 잠자리 위로 기어올라와, 소년의 팔목을 꽉 쥐어 부러뜨리려 들었다. 그 뒷편으로, 멀쩡하던 아지트 저택의 커다란 유리창에 쩌저적 하고 금이 가기 시작하며, 날카롭고 커다란 파편이 떨어져 바닥 위에서 챙그랑 하고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한다...
당황한 소년은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합숙하고 있던 주변의 다른 패밀리의 일원들을 모두 깨워버리고 말았다. 식은땀으로 푹 젖은 속옷에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한 소년은 계속해서 오지 마, 오지 마, 라고 외치며 몸을 뒤로 밀어냈지만, 다들 영문을 알지 못했다.
(내가, 나 혼자만 남들과 다른 건가?)
(이미지 출저: 렛파 @retpa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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