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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슴 홍이

작성자
Lv.31 춘홍1234
작성
18.05.01 05:58
조회
173

가문다리로 불리는 야생진드기가 소의 가죽을 뚫고 피를 빨면 하룻밤 사이에 통통한 진홍색 아주까리처럼 소의 아랫배나 앞다리 겨드랑이에 조롱조롱 달린다.

소의 꼬리가 닿을 수 없는 위치에 나사못처럼 소가죽을 뚫고 들어간 가문다리가 피를 빨 때면 가려움에 견디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냇가 버드나무에 가죽이 찢어져라 몸을 비빈다. 한여름 뙤약볕에 사랑채 옆 외양간에 메어두었던 소를 끌고 냇가 버드나무 숲에 묶어둔 아이들은 어른키 한질이 훨씬 넘는 냇물에서 멱을 감고 있다. 스무 마리 정도의 동네 소들이 버드나무에 등을 비비거나 소똥이 군데군데 깔려있는 숲속에 앉아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고삐를 매지 않은 한 살배기 송아지가 반살배기 송아지의 뒷다리 근처를 쿡쿡 건드린. 막 돋아나는 뿔이 가려운 한 살배기 송아지는 버드나무 숲 밖으로 달아나는 송아지들을 쫓으며 가려운 뿔을 감당하려 도망치는 송아지들을 닥치는 대로 쥐어박는다.

냇물이 돌아 흐르는 굼턱과 냇가 둑길 아래쪽의 무성한 버드나무 숲 사이엔 송아지 발톱만한 조약돌과 어른 머리보다 훨씬 큰 방구들이 말갛게 껍데기를 벗은 채 뙤약볕을 통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살배기 송아지에게 쫓겨 함부로 나다닌 어린 송아지가 자갈돌이 발톱에 끼여 다리를 절뚝거리며 어미에게 다가가 응응거린다. 10년은 한참 지난 굵은 버드나무에 가문다리의 가려움에 등짝을 비비던 어미가 눈이 휘둥그렇게 뜨고 송아지의 발톱에 혀를 들이민다. 발톱사이에 끼인 세모난 자갈이 어미의 혓바닥에 미끄러지며 겉돈다. 어미 곁에 주저앉아 다리를 늘어지게 펴고 드러누운 새끼가 배고프다며 젖을 내어 놓으란다. 발가락사이에 끼인 세모난 조약돌이 어미의 혓바닥에 이끌려 뱅뱅 돌기만 할뿐 새끼의 발톱에서 빠질 기미가 없다. 어미의 꼬리 밑에서 뽈뽈 거리던 새끼 가문다리가 폴짝 뜀을 뛰어 가죽이 연하고 달디 단 피를 가진 송아지의 엉덩이에 뛰어내려 십자못처럼 단단히 이빨을 박고 피를 빤다. 엉덩이가 가려운 송아지가 발가락의 통증도 잊은 채 고개를 휘저어 날파리 쫓듯이 가려운 엉덩이에 혀를 날름거리지만 주사바늘처럼 쑥쑥 박혀 들어간 가문다리의 단단한 이빨과 여덟 개의 도둑놈 가시 같은 발가락으로 털을 움켜쥐고 있는 가문다리에게 이길 수 없다.

좁쌀만 한 가문다리가 물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내일 아침이면 잘 익은 앵두열매처럼 송아지의 엉덩이나 꼬리 밑에 조롱조롱 달릴 것이다. 뙤약볕이 버드나무 숲속의 소떼에게 화살촉처럼 햇살을 쏘아대지만 무성한 버드나무 이파리에 주르르 미끄러져 다가가질 못한다.

버드나무 숲으로 동네 닭들이 응원군을 자처하고 출동한다. 버드나무에 누런 털이 뽑히도록 등짝을 문지르던 늙은 소가 애처로운 눈으로 닭들에게 호소하며 바닥에 텁석 드러누워 뒷다리 하나를 하늘로 들어올린다. 연한 피부의 젖꼭지 근방에 아주까리 열매 같은 다 자란 가문다리 네댓 마리와 앵두같이 빨갛게 덜 여문 놈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곳으로 수탁 한 마리가 콕 쫓는다. 핏물이 톡하고 터진다. 수탉은 앵두같이 덜 자란 가문다리를 터뜨리지 않고 삼키는 기술을 알고 있다. 늙은 암소는 꼬리를 들어 숨어있는 적들의 위치를 드러낸다. 암탉 한 마리가 수컷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 흙바닥에 떨어뜨린 가문다리를 쪼자 툭하고 검은 피를 뱉어낸 가문다리의 껍질을 꼴딱 삼킨다. 수탉은 벼슬을 세워 주위에 늘어진 암컷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기술을 과시한다. 그는 소의 등짝 근처에 붙어 있는 가문다리를 향해 날개를 파닥거리며 폴싹 뛰어 올라 부리로 살짝 쪼아 앵두 같은 가문다리를 떨어드린다. 수탉과 같은 홰에서 잠을 자는 암컷들이 순서 없이 떨어지는 가문다리를 배부르게 쪼아 먹는다. 늙은 암소 옆에 누워 앞다리 겨드랑이가 가려운 암소가 끄응하며 닭들을 부르지만, 늙은 암소의 몸에서 양껏 쪼아 먹은 닭들은 이내 시들하게 주위를 쩌벅거리다가 둑길을 올라 동네 안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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