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에는 이유란 것이 존재한다. 이론은 없다. 지금 그가 조우한 사건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비이성적인 사건에는 분명 그에 걸맞은 비이성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 자신이란 말인가.
이건 자신에게 내려진 벌인 걸까. 아니면 다시 한 번 하루를 지내보라는 포상인 걸까. 아니, 이런 게 포상일 리가 없다. 자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게 포상이 아니란 것쯤은 금방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건 벌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의 잘못에 내려진 가혹한 형벌이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이런 벌과 마주할 정도의 잘못이란 무엇일까. 그야 그가 저지른 잘못이 없을 리는 없다. 하지만 그런 잘못과 지금 자신에게 내려진 벌이 관계가 있냐고 묻는다면, 그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이 벌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란 무엇일까. 자신은 어떻게 하면 이 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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