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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13 한빈翰彬
작성
08.01.23 12:02
조회
3,895

오늘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어떤 분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글을 이상하게 쓴 출판작가의 글을 보아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출판이라도 할 재주조차 없기 때문이라는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맛없는 빵을 먹어도 제빵사 자격증도 없는 우리는 참아야 하고, 택시기사가 운전을 난폭하게 해도 운전면허증조차 없는 우리(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겠습니다만은 저는 없기에)는 그에 대해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겠군요. 화목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누구도 불평을 할 수 없다니 이 얼마나 화목한 사회이겠습니까.

그 분의 논리는 차치하고, 저는 작가, 특히 출판물을 출판한 작가에 대해서만큼은 조금 더 엄격하게 비평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다름 아닌 출판(出版)물이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공인(公人)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회에 메세지를 전하고, 이 메세지는 파급력을 지닙니다. 이것은 사회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응답이며 우리는 이러한 메세지를 작가의 작품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메세지에 관해 작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메세지의 방향은 일방적입니다. 사회의 사물이나 현상이 작가에게 심상을 주고, 작가는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바꿔 세상에 내보냅니다. 이것을 사회 현상에 대한 피드백(feedback)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정 부분 옳습니다. 하지만 현상을 보낸 주체와 그 메세지를 받는 피사체가 동일하지 못하다는 데서 이 피드백은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띕니다. 우리는 받을 뿐입니다. 우리가 받은 것은 작가의 메세지고, 그에 대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응답은 매우 적습니다. 기껏해야 감상이나 비평 정도가 그 행동이 될 수 있을까요.

작가는 이런 존재입니다. 습작할 때는 상관없습니다. 그건 자신의 메세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탄주하기 위해 힘을 비축하는 현고르기 같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출판은 다릅니다. 그것은 나온 순간부터 그것을 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 라는 말은 언어가 무력보다 얼마나 더 파급력이 큰 지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작가를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작가를 판단할 척도가 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메세지, 즉 작품입니다. 그 척도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메세지에 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가 사람의 언행을 보고 그들의 인격을 보는 것처럼, 우리는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작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말을 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에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책임없는 자유는 방종일 뿐입니다. 자신의 메세지에, 책임을 지십시오.

p.s. 요즘은 자신이 가진 위치를 자각하지도 못한 채 함부로 '작가'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긴 합니다. 장르시장에선.


Comment ' 116

  • 작성자
    무당색골
    작성일
    08.01.24 03:01
    No. 101

    전후사정 쉽게 설명하면
    어떤애가 깡패한테 맞고 있는거 보고 깡패찾아가서 그애한테 사과하라고 말도 해주고 이런저런 충고도 직접1:1로 애기해주고 왔습니다
    그래서 깡패도 사과를 하고 말이죠..
    (물론 그깡패말론 그애가 사과를 안받고 욕만한다더군요..)
    그것까진 좋았고 별일없는데 갑자기 그 애가 제뒷통수를 야구배트로 패는겁니다..]
    지금상황이 딱 그상황....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무당색골
    작성일
    08.01.24 03:05
    No. 102

    저도 지금상황으로 많이 느꼈습니다..
    이년좀 넘은 문피아 청산할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1 정한(情恨)
    작성일
    08.01.24 03:15
    No. 103

    제가 보기에 IMPRIMATUR님에 대한 대응은 무당색골님이 심한 감이 있어보입니다.. 례제님은 무례한 감이 있지만 그걸 지적하신듯싶고, 디재스터는 별개의 건으로 보여집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노란병아리
    작성일
    08.01.24 10:16
    No. 104

    워 .. 결국은 산으로 갔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박세팅
    작성일
    08.01.24 10:59
    No. 105

    무당색골님 안녕히가세요.
    누구는 님처럼 쌍소리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니
    사회생활 하실때는 조심좀 하시죠.
    님 입장이 아무리 옳아도 말을 그따위로 하면 결국 욕먹는건 님이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으셔야 할텐데요.
    하긴 내 사정은 아니로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한빈翰彬
    작성일
    08.01.24 12:06
    No. 106

    으악!

    이 글 쓴 사람입니다.

    원래 비평문을 쓰고 있었는데, 모종의 사유로 급히 글을 맺어야 할 일이 생겨 논리 전개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두리뭉실하게 끝을 맺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글을 올려놓고도 나중에 밖에 나가있는 동안 조마조마 했는데, 역시 일이 터졌군요.

    하지만 제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요.

    제가 작가를 공인이라고 말한 이유는, 물론 글쓰기가 극한에 치달은 개인의 창작활동이라는 것에 대해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풀판된 글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야 자신의 자유죠. 하지만 그 글쓴 것, 즉 자신의 사상과 이념, 사고방식이 그대로 투사된 한 작품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한다는 것, 그 파급력을 생각해서 공인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공인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씌워 작가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요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함부로 '작가' 라고 칭하는 사람들... 하면서 또 다른 논지 전개를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만은 중간에 끊어진 것뿐입니다. 다만 저것이 기묘하게 완결되긴 했습니다만은 그냥 그럭저럭 되었구나(하지만 얼기설기 되었구나) 하는 생각만을 가지고 '확인' 을 누르게 된 것입니다.

    토론이 이런 쪽으로 확대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글쓴이가 1차적 책임을 지고 사과하겠습니다.



    p.s. 그리고 두 분께서는 조금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시고, 차근차근 오해를 풀어나가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거야말로 배가 산으로 가는 격이 아닐런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라엘리
    작성일
    08.01.24 13:19
    No. 107

    무당색골님// 저도 판갤 눈팅에 문피아도 왔다갔다 거려서 지금 상황을 압니다. 분통이 터지고 억울하시겠지만 그래도 너무 심한 말을 하시면 좀 그렇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草木
    작성일
    08.01.24 13:57
    No. 108

    이거 정말 웃기는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JXX
    작성일
    08.01.24 21:51
    No. 109

    한마디로 대박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아크라델
    작성일
    08.01.25 14:43
    No. 110

    뒷북입니다만.
    김원호씨가 자기 팬카페를 이용해서 남의 블로그에 온갖 욕설을 퍼붓게끔 유도한거만 봐도.. 공인이라고 보기엔 충분하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화씨
    작성일
    08.01.25 23:41
    No. 111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 작품 비평, 비난하면 꼭 등장하는 말들이 있죠.
    네가 써봐라, 글 쓰고 나서 비평해라, 소설은 무조건 작가마음이다, 소설인데 뭘 따지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多精
    작성일
    08.01.27 16:50
    No. 112

    고무림이 왜 이렇게 됐을까..옛날에는 좋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쩡가비
    작성일
    08.01.28 01:55
    No. 113

    똑똑한 사람들 각각의 반론을 보고 있으면 나같은 무지한 사람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가 정말로 힘들구나.
    똑똑해져야해! 암~그래야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아몰랑랑
    작성일
    08.01.28 19:14
    No. 114

    댓 글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칼이쓰마Z
    작성일
    08.01.30 17:58
    No. 115

    누구는 욕 못하나.ㅇㅁㅇ?
    초딩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욕하면 쎄보입니까?
    ㅇㅁㅇ?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1 .sdsfa
    작성일
    08.02.27 20:49
    No. 116

    김원호 작가님이 욕먹는것은 글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글 수준이 바뀌지를 않는다는 점.
    열 권을 써도.
    서른 권을 써도.
    언제나 초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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