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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800년도 전 400년의 한 제국이 끝나고 위진남북조가 시작되던 그 시기에, 장성으로 그은 중화땅에 무수한 영웅들이 있었다.
법가의 술로 사람을 조종하고 천하를 기만하며 자신의 뜻을 내세운 조 맹덕.
덕의 치로 인망을 얻고 그를 따르는 수백만의 백성들을 위해 천하를 연 유 현덕.
강동 손가 3대의 세력을 이어받고 장강을 발판으로 뜻을 펴고자 했던 손 중모.
그 외에 수많은 기인, 이사, 미녀, 영웅들이 있었으니 그것이 삼국지의 시대다.
삼국지연의를 쓴건 나관중이지만 그 전부터도 민중에선 화관색전이니, 삼국지평화니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많았다. 동파지립에 보면 "유비가 패하자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고, 조조가 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은 좋아라 했다" 고 하니 연의가 나오기전에도 삼국지의 인기는 대단했던 것이다. 무엇이 그러한 불멸의 매력이 있기 떄문일까?
세계는 고정되었고 현대인은 여러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 구석에선 영웅들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영웅, 자신들과는 무언가 다른 커다란 이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40만 원소군이 강을 건너 남하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등끝이 쭈삣할 광경이다. 그 사이로 관우가 뛰어들어 혼자의 몸으로 대군을 헤치고 안량의 목을 베어 나온다. 단 한명의 무가 만명을 대적하니 이게 정욱이 말한 만인지적이다.
기주 유주 청주 병주 하북의 네개주와 서주, 연주는 조조에게 맡긴다. 장강을 경계로 그곳은 손가의 땅이다. 여기서 형주를 얻고 파촉을 얻어 천하를 삼분한다. 넒디 넒은 중원 천하를 가르는 제갈량의 이야기는 듣고 있는것만으로도 기묘한 충족감을 준다.
삼국지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또한 그러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무수히도 많아 별처럼 빛난다. 영웅 이야기는 현대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중에 하나고, 당연히 그에 따른 현대에서 만든 저작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만화로 그 유명한 창천항로가 있고 대만에선 화봉요원이 있다. 소설로도 여러 소설이 나왔다. 이문열 정비석등이 쓴 일반적인 삼국지는 둘째로 치고라도, 여러 방면에서 재해석을 해보려 나온 팬픽성 작품들도 많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팬픽중에 제대로 된 소설이 몇이나 있단 말인가?
왜 삼국지 팬픽들은 용두사미로 제대로 결말을 내지 못할까?
출간된 소설도 완결이 안된 소설이 넘친다. 미출간 소설들은 말할것 없다. 장대하게 시작해서 그 끝은 어리둥절하기 짝이 없다.
삼국지 소설들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무엇일까? 여기서 부터 시작해보자. 답은 간단하다.
그게 삼국지라서 때문에 가장 매력이 있다. 위에 말한대로 삼국지는 그 자체로도 1800년을 이어온 기서 중의 기서다. 거기서 더하고 뺄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삼국지 팬픽을 쓰고, 비틀기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사소한 차이처럼 보일지라도 나중에는 모든 인과관계가 기존의 삼국지와는 달라지게 된다. 결국 삼국지는 삼국지지만 삼국지가 아니게 되는것이다. 거기서 삼국지 자체의 매력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삼국지라는 가장 큰 매력이 사라진 다음부터 나머지는 글을 쓰는 사람의 역량에 따른 일이다.
연희무쌍이라고 일본에서 나온 게임이 있다. 잘은 몰라도 그 해 나온 미연시 중에 가장 최고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고 하는데, 삼국지 자체하고는 전혀 다른 이야기 임에도 삼국지 무장들을 여자로 바꿨다는 파격이 잘 먹혀들었다는 이야기 일테다. 정 삼국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면 아예 독자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것도 즐거움이다.
그러나 실제 삼국지 팬픽들을 살펴보면, 이미 실제 삼국지와는 안드로메다로 벌어지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실제 역사를 우겨넣으려고 한다. 파격적인 재해석의 매력도 없고, 그렇다고 진짜 삼국지도 아닌데 이게 무슨 재미가 있단 말인가?
일은 벌리고 기존 삼국지하고는 다르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그러면서도 삼국지에는 계속 얽혀서 적벽대전 넣고 이거 넣고 억지로 짜맞추려고 한다. 이런 광경이 반복되다보면 결국 글쓴이는 두손두발 다 들고 만다.
시중에 나와있는 삼국지 저작을 살펴보면
삼국지 그 자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들은 그래도 무난한 반면에
삼국지에서 한참 전에 벗어난 소설들은 나중엔 뒷감당을 못해서 연중크리로 끝나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삼국지를 따라가다보면 역사적인 맥락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다보면 결국 더이상 짜낼 소재는 없어지고 작가 자신의 역량만 느끼게 되는 것인데
삼국지 소설을 쓰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역사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시킨다면 좋다.
그러나 만약 역사를 벗어나서 이야기를 전개 시키려고한다면
굳이 삼국지에 너무 얾매이지 말아라, 라는 것이다.
이미 본편 삼국지에서 안드로메다로 차이가 생겼는데 억지로 맞추려고 해보았자 억지스러울 뿐이고 재미도 없다. 그 한마디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잔소리를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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