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네크로드
작품: 잊혀진 신의 세계 (퓨전란에 연재중)
<이 비평글은 ‘잊혀진 신의 세계'를 읽지 않은분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오늘 하루동안 첫화부터 끝까지 다읽었는데
하루만에 이걸 다 읽다보니까 느낀점이 몇가지 있어서 글로 써봅니다.
읽다보니 좀 거슬렸던 부분만 언급하는것일뿐 글은 매우 재밌게 읽었습니다.
즉,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다는 말이죠;
먼저 첫번째는 최신화로 갈수록 주인공 '여신'이 본인의 의지로 무언갈 행한다기보다 '제성'이 원하는대로 손들어주는 거수기로서의 역할밖에 못한다는겁니다.
제성이 참모로서의 역할을 하는건 맞지만, 적어도 초중반에는 주인공 본인이 생각하고 무언갈 행하려는 '의지'가 보였는데 뒤로 가면서부터 제성의 말대로만 움직이는 꼭두각시라는 느낌이 나네요.
그걸 본격적으로 느낀건 '혼돈의 대륙'으로 워프했을때부텁니다.
제성이 주인공의 의중을 묻지 않고 ‘현실의 원래 육체를'이용해서 막장드라마를 찍고, 결혼 시키고 동거를 시키는데 그냥 넘어가는 부분부터요.. 이후로 원기가 여신으로서 '제성의 명령을 자신의 말처럼'실행하라고 강조하는 부분들에서도 그런게 많이 느껴지구요.
최신화에 들어선 '거의 모든 행동들'을 '제성의 명령'을 받고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는데까지 이르더군요.
특히 오카주임? 시사라들을 상처입히고 죽이려고까지 했던 인물을 바로 다음화에서 주인공과 아무런 상의없이 등용해버리죠(비록 스카웃은 수한이 했지만, 이런 결정은 제성이 없으면 내려지지 않죠) 주인공 여신은 ‘저런 사람에게 맡겨도 괜찮을까요?’라며 걱정하지만 결국 제성의 손을 들어줍니다.
주인공의 ‘품에 들어온 것'들을 공격하고. 주인공이 눈물흘리게 만든 원인을 등용해버리는거죠. ’영원한 적은 없다'는 제성으로선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주인공은 제성이 아니죠.. 하다못해 불편하단 어필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저 ‘맡겨도 될까요?’하고 불안해할뿐이죠.
특히 최신화로 갈수록 주인공은 거의 모든 판단을 제성에게 맡기고 그 결정에 따릅니다.
주인공이 그냥 상징물로 전락한듯했습니다.
두번째는 주인공의 정체성입니다.
원기가 '프레이야'여신과 '원기'자신을 별개로 봐주길 원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는데 '원기'로서의 삶을 제성이 마음대로 막장드라마를 찍고 결혼시키고 에로영화를 찍더라도 아무런 터치가 없더군요.
저는 그 이유를 주인공은 '현실의 원기'로서의 삶에 별 미련이 없으며, '에인페리아로서의 원기'와 '프레이야로서의 원기'라는 두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최신화에서 하는 말을 보면 그것도 아닌것 같아서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최근화에선 '현실에서의 원래 원기'로서의 삶을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놀이동산에서 데이트할때 원래의 얼굴로 돌아가서 하는 사색, 동창회에 원래의 얼굴로 참석하는 내용 등 에서요.
사실 이부분도 첫번째 언급한 '제성의 거수기'로서의 모습을 느꼈던 부분입니다.
평범한 삶을 원했다면.. 아니, 현실의 원기에게 애착이 있었다면 제성의 입맛대로 변하는 삶에서 불쾌감을 느꼈어야 정상이라고 봅니다.
이제와서 '원래라면 존재했을 과거의 원기'에게 미련을 가지는게 좀 이해가 안됐습니다.
세번째는 여신인 주인공의 '품에 들어오는 범위'문제입니다.
가장 처음 이걸 느낀건 일본에서입니다.
일본의 '일본어독심술'능력자 아이를 구출하기전 주인공이 '구하고자 하는 범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챕터는 주인공의 ‘품에 들어오는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자 나온것으로 보였습니다.
주인공은 이 챕터에서 '인체실험 당하는' 능력자들이 존재한다는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전에도 세계수 근처 성역에서 능력자들이 자주 발생했다는것. 그리고 세계수 주변에 일부러 현자회같은곳이 연구소를 만드는 이유를 서술하는걸 보면 짐작이 되죠
하지만 ‘자신과 상관없다'는 식으로.. '능력자들'을 갈아서 혈석을 만드는 공장에서 그냥 발을 돌리려고하죠.
수한이 당황하고. 제성은 그걸 ‘주인공인 여신은 자신이 알고, 자신을 아는 범위 까지만 품는다'는 식으로 서술을 합니다. ’정의의 용사‘가 아니라면서요.
사실 이부분이 좀 억지스러웠다 느꼈습니다.
여기서 모순적인게 뭐냐면
그 인체실험실에서 '일본어 독심술'능력자 소년은 주인공인 프레이야 여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다 실패했고, 결국 인체실험을 당해서 사망했지만 신성력을 희생해서 에인페리아로 만들어 줬다는 겁니다.
이부분부터 주인공이 생각하는 '나의 품에 있는 존재들'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집니다.
본문에서의 서술을 통해 '품에 있는 존재들'을 정의하려 했던 챕터이지만, 오히려 범위가 모호해져버렸습니다.
이게 왜 모순인지 두가지 사건을 통해 설명해보자면
먼저
'인체실험실'에서 질문하는 내용이 '바니걸 통신을 들었는가'였는데
바니걸 통신을 들었다는건 '주인공 여신의 존재를 능력자들이 알게 된'것입니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한국에서 각성한 2만명의 바니걸 통신 청취자와 차이가 없다는거죠
주인공 본인은 그들 2만명을 전부다 알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걸 통해서 통신으로 자주 그들의 안전을 걱정합니다.
'본심이 전해진다'는 식의 서술이 되어있는데,
이는 여신이 '자신의 말을 듣는이들'을 최소한 '듣지 않는 이들'보다 아낀다는 증거겠죠
‘야생능력자'와 ’바니걸 통신 청취자'들의 대우가 다른것도 이를 증명합니다.
적어도 여신이 '자신이 알진 못해도 자신을 알고 믿는'생명체를 아끼는건 분명해보입니다.
가장 결정적인건 최신화에서 원기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모든것들을 버리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는겁니다.
하지만 '인체실험실에서 바니걸 통신을 들은 능력자'들이 갈려나가는것은 신경쓰지않고 발길을 돌렸으면서, '인체실험실의 독심술 소년'은 '신성력을 소비해서' 부활시키죠
이게 변덕이라면 모르겠는데... 주인공이 품는 범위를 명확하게 하려는 장면에서 이런게 나오다보니까 더욱 모순적이라 느꼈습니다. 오히려 ‘독심술 소년'을 부활시키지 않았다면 이해가 되었을겁니다.
다음 증명은 심해에서 자라던 '시사라'들이죠.
주인공은 그들의 정체를 몰랐고, 시사라들은 주인공의 단방향 통신인 '바니걸 통신'을 듣기만 하던 존재였습니다.
이 ‘시사라'들은 한국의 2만명의 청취자나, 일본에서 생체실험 당해 갈려나간 능력자들과 다를바가없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 시사라들이 공격당하자 달려가서 상처받은 시사라들을 붙잡고 눈물을 흘립니다.
바로 위에 언급한 '인체실험당한 능력자'들과 비교해보면 180도 달라진 반응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인간에겐 냉담하고 미물에겐 따듯한 신도 아닌대 말이죠.
오히려 ‘한국인이었던 기억'때문에 한국에만 능력자가 발생했던것을 보면, ’식인을 하는 생물인 시사라'보다 ‘생체실험당하는 인간 능력자'에게 추가 기우는게 당연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이 챕터의 초반에 주인공인 '여신'은
'식인을 하는 시사라'들이 등장했고 국가가 그걸 이용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시사라의 먹이로 던져주는 상황에서 제성의 말을 듣고 그냥 묵인해버립니다.
'바니걸 통신'으로 능력자들에게 경고조차 해주지 않죠.
주인공의 왔다갔다하는 '품고자 하는 범위'가 여기서도 문제가 됩니다.
바로 다음화에서 제성이 '여신의 스트레스'를 이유로 여신의 대응을 용인하긴 하지만, 여신의 '정체성'에 관련된 내용이니 스트레스로 넘길 문제는 아니죠.
이걸 '제성의 말을 듣고' 한다는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언급한대로, 여신의 정체성에 관련된 내용인것이거든요.. 마치 여신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부분이란게 없는것같습니다.
사실 이부분도 '제성의 꼭두각시'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이유중 하나입니다.
결국 주인공 여신의 '자애를 받는 대상'은 그때그때 상황따라 달라진다는겁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품고자 하는 범위'의 경계가 매우 모호한 상황이란거죠..
그리고 추가로 언급하고 싶은것이
'초기의 신성력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게 아쉽다'는것인데..
초기에는 신성력이 신관의 하루? 한시간? 기도에 1씩 차고 부활을 시키는데 얼마, 에인패리아로 만드는데 얼마.. 라는 식의 서술이 계속 나오지만.
어느순간부터 그게 사라지고 19명?의 놀들을 단체로 에인페리아로 만들거나 죽는 엘프들을 계속해서 정령으로 만들거나 하면서 뭉탱이로 사용해버렸다고만 짐작하게 할뿐, 구체적인 양이 서술되진 않습니다.
그 외에 게이트 유지신성력이나 기타 신성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을건데.. 이런부분의 서술이 초반을 제외하면 나오지 않는게 아쉽네요.
거기다가 주인공이 다른 신들의 신성력을 이용한 공격을 보고, 직접 본인이 당하는데도, 신성력을 이용하여 뭔가 시도해보려는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최신화에서 그 '시사라'들을 상처입힌 오카주임이란사람을 바로 다음화에 '상처입은 시사라'들을 분석하는 자리로 임명하는것 등이 있는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서 이만 줄여야겠네요..
글은 매우 재밌습니다.
재미가 없었다면 하루종일 '잊혀진'만 보지 않았겠죠''
보면서 어색하다고 느낀부분들.. 그리고 아쉽다고 느낀부분들을 언급한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원래 댓글로 달려고 했지만.. 3천자가 넘어가버리네요.. 엄청오래썼는데 줄이기는 아까워서 부득이하게 비평란에 올립니다. 내용이 비평이라서요..
오타검사도 못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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