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솔직히 요즘 무협이라는 타이틀을 단 소설을 보면 조폭물과 별 구분이 안가는 글도 많습니다. 조폭의 미화를 광적으로 싫어하는 저로썬 달갑지 않은 글들이죠.
그래서인지 제가 보기엔 협은 커녕 무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기대하는 무협에서의 무는 무 자체가 목적이거나 협이나 여타의 목적 및 이상을 위한 수단으로 이해해왔는데, 요즘 책들을 읽다보면 무(라고 하기엔 그저 싸움 수단)는 지갑속의 만능 카드같아서 언짢을 때가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 어린 작가들이 힘에대한 아무런 고찰없이 단지 써내리기만 바쁘다보니 무가 무언지 협이 무언지 모르고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무협 대신 oriental fantasy라고 적어놓는 책들도 제법 되더군요. ^^;
무협에서 반드시 '협'이 있어야 한다라... 사전적 정의라면 그렇겠습니다만 전 반드시 '협'이 있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그 '협'이 중국식 '협'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위에서 나열된 예시처럼 글이 지나치게 가벼워지며, 가벼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선,악'이 아닌 '멋'의 개념으로 긍정적으로 그리는 글에 대해서는 저도 부정적이긴 합니다만... '협'이 반드시 무협에 들어가야 하느냐... 라는 면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개인의 복수가 작은 '협' 이 될 수 있을까요?
문제는 그럴 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작은 '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일단 '협'이란 것 자체의 개념이 모호합니다.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정의될 수 있습니다.
'무협 온라인 게임'에도 협이 있어야 할까요?
국어 전공은 아니니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무협 소설에서의 무협은
무+협의 합성어, 즉 대등합성어라기 보다는
합성어의 단일화 현상이나
융합합성어로 보는 편이 나은 거 같군요
강력계딱풀님의 말에는 전적 동감합니다.
협이라는 단어를 저는 당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무력을 행함에 당위성이 없다면 그것은 악당이 아니겠습니까? 부모님의 원수를 찾아서 복수를 한다 내 형제나 이웃의 부당함을 당한것을 대신 복수해준다. 이런게 자그마한 협이 아니겠습니까? 더나아가 무림의 평화를 위해 악의 세력과 싸우는 그런게 협이 아닐까요? 무협에서 협이 빠진다면 그 폭력의 당위성을 어떻게 채워줄수 있겠습니까? 단지 맘에 안들어서 죽인다? 나를 귀찮게 한다고 혼내줄수는 있지만 그냥 죽인다? 누가 수긍을 할수 있고 누가 그 케릭터에 강점을 이입할수 있을까요? 협이란 다양할수 있는거죠. 그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제각각 다르듯이 예를 들어서 창세기전3 파트2에서 아슈레이를 주인공으로 쓸수도 있습니다. 그 나름대로의 협이라고 볼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크리스티앙도 주인공이 될수도 있겠죠. 하지만 스토리로 나온대로라면 퉁파오라는 인물은 주인공이 될수 없는 인물인거죠. 그가 행하는 무력의 당위성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힘들고 그래서 협이 될수 없는게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문의 글과 댓글을 읽다보니 문득 협이 뭐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생각해보니 전 협을 모르는 듯...;;
최근에 글을 안 읽어봐서 잘 모릅니다만, 비교적 근래에 읽었던 무협소설을 생각해보면 협은 모르니 제쳐두고, 무武는 확실히 있더군요.
무를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목적으로 여겨서 좀 아니긴 하더라고요.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한면 왜 강해지려고 하는가 하는 이유가 붙어야 하는데, 그 이유가 더 쎈놈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아무튼, 그렇지 않은 무협소설도 제법 있습니다.
그러니 그러한 글을 찾아 읽으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음, 한빈님의 글을 보니 제가 생각하던 협俠이 협이 맞았군요.
그렇다면 아무래도 필력의 부족 혹은 너무 입맛에 맞는 글들의 위주로 출판이 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부모님의 원수怨讐는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복수는 주인공에게는 옳은 것이고,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즉 주인공에게는 협이라는 공식이 성립이 되지요.
그렇다면 적에게는 협이 없는가.
아니지요, 마魔의 기준에서 보았을 때 협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正과 마는 양립兩立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글들이 많이 나왔던 것이겠고요.
현재의 무협소설에서 보여주는 것은, 강한 힘을 소유한 사람은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신체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은 남자가 드는 것이 옳다는 것은 남자로써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한된 입장이라고 할까요.
힘을 가졌기 때문에 행行(협이든 무엇이든)하는 위치이다 와 행하기 위해서 힘을 기른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이야기이지요.
돈 많은 부자가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것과 힘든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이라고 할까요.
문득 스파이더맨 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힘을 가진 자의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잘 표현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배트맨 - 다크나이트의 경우는 협이라고 할 수 있는 목표를, 다른 입장에서 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참 재밌게 봤었고요.
하지만, 무협소설 이전에 흔히 이야기하는 양산형 판타지를 시작으로 장르 문학의 소설들을 접한 독자의 경우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시장이 대여점을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이러한 입맛에 맞는 글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뱀발.
개인적으로 협이 있는 글로는 임준욱님의 글이 대표적이라 생각합니다.
금강님의 말씀처럼 유장함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인간사人間事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야 사건도 복잡하게 흘러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협이라는 것을, 여러 인물들의 눈으로, 다양한 위치에서 볼 수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연재를 하고 계시는 '무적자無籍者'에 있는 연재의 변을 읽으며 느낀 것인데, 스스로의 역량力量을 생각하며 분량까지 예상하시는 모습에 상당히 치밀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마냥 재밌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있었을 것 같은 묘한 이야기를 더 좋아하기에 여기 저기 헤매며, 파헤치고 다닌답니다ㅋ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되는데요.
무협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아! 이것은 무협소설이다'라고 구분할 수가 있으니까요.
애초에 그것에 대한 정의가 없다면, 굳이 판타지니, 무협이니, 나아가서 대중문학이냐, 순문학이냐라는 구분이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물론 정의라는 게 고정적인 것이기에 다소 틀에 갇혀버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우선 그 틀이 있어야 나중에 그 틀을 벗어나든, 깨든, 그 어떤 시도가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고민이 없는 일부 무협들은, 말 그대로 무협의 탈을 쓴 중국에서 날뛰는 초인적 능력을 지닌 깡패들의 이야기로 비칠 뿐입니다.
0. 누군가는 되물을 수도 있어서 사족을 붙입니다. 어차피 무림인이란 게 깡패 아니냐라고 물으신다면, 무협소설은 그 깡패들을 '협'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잘 포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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