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비평과 감상의 차이는 상당히 해묵은 논쟁거리이고, 문피아에는 그 두 게시판을 나누는 독자적인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평문과 감상문이 가지는 근본적 차이가 없어지거나 의미를 잃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다음은 감상문과 비평문의 구분에 대해 제가 퍼온 글입니다. 전문을 퍼오지는 않았고 다섯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앞의 세 가지 부분만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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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글을 쓰는 목적이 다르다. 어떤 것을 감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감상문은, 텍스트의 생산 목적 자체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들을 표현하고 완성해 나가는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비평문은 그 글 자체로서 어떠한 설득적인 역할을 가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비평문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이다. 창작적 글쓰기라면 어떤 글이든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 자체에 목적을 두는 글과 설득적인 목적으로 하는 글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목적이 지향점이라면, 궁극적으로 감상문은 글을 읽고 형성된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고 내면화하는데 그 지향점이 있으므로, 개인 내부적인 글쓰기이다. 그러나 비평문은 설득적인 글로 그 성격 자체가 사회적이며 대화적이다. 따라서 비평문은 개인 간 대화적인 글쓰기이다.
둘째, 첫 번째 이유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텍스트를 구성하는 요인이 다르다. 감상문은 대개 내용 요약과 함께 자신의 감상이 글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다. 물론 최근의 감상문들은 단지 텍스트(좁게 해석한)를 상대로 하지 않고 일상이나 영화, 만화, 그 외의 문화적 소비재에 대한 감상들도 싣고 있기 때문에 어떻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특히나 최근 글들은 스포일러를 가급적 제거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용 요약이 반드시 들어간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비평문의 경우, 대상 텍스트의 내용과 관련된 화제, 그리고 그에 대한 논평과 근거 및 반응이 글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다. 감상문의 경계가 다소 모호하지만, 비평문이 뚜렷한 구분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별로 문제 될 것은 없다.
셋째, 텍스트를 구성하는 원리도 다르다. 비평문은 그 대상이 되는 대상 텍스트,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자료텍스트 등 여러 텍스트들과의 상호작용이 핵심적인 원리로 작동한다. 또한 비평문은 설득적인 목적을 가지므로 그 글의 예상독자들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독자들도 역시 상호작용 대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감상문은 개인적인 정서적 반응을 표현하는 글이다. 따라서 텍스트 간 상호작용 보다는 자기중심적 이해와 그 확장 및 적용을 어떻게 하는 가가 더 관건이 된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텍스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글을 써야하는 비평문과는 달리 감상문은 자신의 정서적 이해가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된다.
원문출처: <a href=http://cbiblio.net/bbs/zboard.php?id=old_cri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
target=_blank>http://cbiblio.net/bbs/zboard.php?id=old_cri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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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그 글이 비평문이냐 감상문이냐는 상당히 주관적인 잣대로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은 아무래도 이 글은 감상문에 더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문피아의 규칙에 따르면 비평게시판에 올리기에 어긋나는 글은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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