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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에밀리앙
작성
09.02.10 03:15
조회
2,360

작가명 : 송승근

작품명 : 북 오더.

출판사 : J 노블.

* 마침 송승근님의 전작, 하울링에 대한 감상평이 있길래, 혹시나 이 작가분에게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콤보 비평에 들어가려 합니다.

01. 너무나 많은 요소들에 놀랐습니다. 책 두께도 두께지만,

한 권 안에 무척이나 많은 요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등장 인물들도 상당히 많고 이런저런 소재들이 꾸역꾸역 들어가 있지요. 막말로 어딘가에서는 이 작가님을 '설덕후'라고 부를 정도더군요.

과연.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작가가 자기 작품에 얼마만큼의 요소를 집어넣느냐는 작가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북 오더의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그것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배려라곤 눈꼽 만큼도 없습니다. 덕분에 안 그래도 이해해야 할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데 구성까지 복잡복잡 하니 어질어질 할 수밖에요. 두 번이나 수정을 했다지만, 어째서 이렇게 까지 구성을 복잡하게 하였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건 마치 독자에게 두뇌 싸움을 신청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자기 스스로 작품 안에 설정을 많이 집어넣는 걸 인지하고 있다면 철저한 구성 아래 독자가 자연스레 이해하게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품은 철저히 작가 주관대로 밀어붙입니다.

당연히 글을 읽으며 놓치는 부분도 상당수이지요. 글을 읽으면서,

"어, 이건 뭐지? 이 캐릭터는 뭐였드라... ... 아, 그 부분에 나왔던 애들이군. 어라? 이게 왜 이렇게 되지? 이건 무슨 상황이야? 이 말은 무슨 의미야 도대체."

같은 말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지요. 말하자면 북 오더는 퍼즐 조각입니다. 바스라진 퍼즐 조각을 하나 하나 끼워 맞추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반면, 저처럼 집중력이 떨어지는 독자는 쉽사리 다가가기가 힘들었습니다.

02. 제가 느끼기로 작가님은 소위 말해 간지 나는 스타일을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대사를 보면 알 수 있지요. 대사가 상황에 걸맞지 않게 농담과 여유 섞인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음, 지금 책이 없어서 예를 들기는 뭐하고. 여튼 폼을 재려고는 하지만 전혀 현실성이 없는 대사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다들 말 끝마다 비꼬며 상대방의 뒷통수 치는 건 개성적인 요인을 갉아먹을 뿐더러 가슴에 전혀 와닿지가 않지요.

대사는 상황에 걸맞게 쳐야 합니다. 그래야 그 캐릭터가 지니는 감정을 독자가 느낄 수 있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같은 느낌의 대사를 치는 건, 더군다나 대부분의 캐릭터가 그러하다는 건 마치 예전에 유행했던 스티븐 시걸의 표정 모음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즐거움, 두려움, 분노, 절정 등으로 구분 돼 있지만 정작 스티븐 시걸의 표정은 전부 똑같음. 한 때 인터넷에 유행했던 짤방)

그 많은 분량의 내용에서 인상 깊었던 캐릭터가 단 한 명 뿐이었다는 건 조금 슬픈 일이었습니다.(샤오린~★)

결론.

설정집을 보고 실소를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감정을 축적해서

그걸 한꺼번에 터트려 '능력'으로 사용한다는 '오버 시스템'에 관한 설정이었는데, 굳이 그걸 따로 실을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아니, 따로 싣는 건 둘 째 치고 작가님의 집필 방식이 은연 중에 묻어나왔습니다. 작가가 설정이라는 것에 맛들려 정작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신경 못 쓰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았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설정을 넣느냐가 아니라, 그 설정을 어떻게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여 넣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설정 보다는 다분히 스토리텔링과 장면 배치에 주의를 기울여야겠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 겁니다.


Comment ' 13

  • 작성자
    Lv.30 현도(玄盜)
    작성일
    09.02.10 04:32
    No. 1

    흠.. 저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하울링과는 달리 북 오더 1, 2권은 왠지 난해하더군요. 취향차인가.. 생각 중이기도 하고 3권이 안 나오니 지른 1, 2권은 먼지만 쌓여갈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에밀리앙
    작성일
    09.02.10 05:03
    No. 2

    J 노블도 '대박' 하나 나올 때 까지 1, 2권만 무한대로 뽑아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별가別歌
    작성일
    09.02.10 12:15
    No. 3

    그런 것도 출간되었었나요- _-; 노블 쪽은 문외한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마법시대
    작성일
    09.02.10 17:38
    No. 4

    차라리 하울리이 일기는 더 편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권까지 샀지만 3권은 아마도 안살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서람
    작성일
    09.02.10 18:42
    No. 5

    1권이 읽기 힘들기는 했지만 2권에서는 내용이 그닥 어렵지는 않더군요. 1권 한 번 보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2,3번 더 읽은 기억이... 헌데 작가님이 이번 년도에 군대 가신다는데 완결은 내시고 가시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09.02.10 18:57
    No. 6

    송승근님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고쳐야 할 부분을 잘 지적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09.02.10 23:16
    No. 7

    설정의 디테일이 많이 튀지만, 그동안의 작가맘대로의 글보다는 나름 설명이란걸 해주는 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제눈이 높다거나 잘난척한다고 말한다고 할까봐 말하기는 싫었지만, 제가 어렸을때부터 장르불문하고 위인전부터 고전문학, sf소설등 여러가지로 봐서인지(현재 전공은 물리학)그렇게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뭐 전개의 꼬임이야 좋은 편집의 부재라고 여겨서 어쩔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분의 글에대해 난해하다느니 설정이 복잡하다느니 하는것을 이해 못하겠더군요. 카프카의 글과같은 주제는 이해하지만, 과연 사람이 알아먹으라고 쓴글인지 의심가는 글들보다는 훨씬 평이하거든요. (뭐 카프카랑 장르글이랑 비교하냐고 돌던지지 마세요. 장르글이라고 바닥만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분의 가장 큰문제는 하고싶은이야기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는필력이지 설정과다니, 복잡함이니 하는 것은 좀 아니지않나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Deep]
    작성일
    09.02.10 23:28
    No. 8

    읽으면서 겉멋만 든 가사 지꺼리는 정글원숭이들이 생각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디르카
    작성일
    09.02.11 11:12
    No. 9

    으음...저는 그다지 어렵지 않던데...내가 이상한 거였나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에밀리앙
    작성일
    09.02.11 22:34
    No. 10

    본문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모든 독자들의 집중력이 공평하지 못 하기 때문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무조건 이해력이 떨어지는 독자의 탓이냐, 라고 물어오신다면 그건 또 아니지요. 작가라면 모름지기 그 상한선을 최대한 낮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분들이 적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9.02.12 00:02
    No. 11

    방안에 이것저것 크리스마스 트리장식이니, 프라모델이니 하는 잡다한 물건들이 너무 많아요. 하나하나 따로 보자면 멋진 물건들이겠지만 좁은 방안에 정리도 안된 상태로 이리저리 방치돼 있으니 정신만 사나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9.02.12 13:16
    No. 12

    이 책 너무 불친절해서 읽다가 포기 했습니다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양탕
    작성일
    09.02.12 20:42
    No. 13

    전체적인 구성이 오밀조밀하게 꽉 짜인 글이 있고, 산만한 구성의 글이 있습니다. 저에게 전자는 읽기 편하고, 후자는 읽기 어렵지요. 이것은 지나가는 이야기입니다만, 산만한 구성의 글을 재밌고 읽기 어렵지 않다 평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글의 전체보다는 글의 부분부분을 즐기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나 더, 카프카 읽기는 어렵지만, 그것은 은유의 어려움이겠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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