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글쓰신 분과 같은 어색함을 저도 느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 못지않게 작가도 거기에 몰입을 하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글을 써본적이 없어서 만고 제 혼자만의 생각으로 헛소리 하는지도 모릅니다만, 이런 이해 안되는 경우를 다른 무협이나 판타지에서 숱하게 봤지요.
그게... 몰입이라는 것에서 객관성이 부족해지는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가 스토리에 깊이 몰입될 수록 독자 또한 생생한 묘사와 강한 감정이입을 느끼게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제어가 안될 때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귀혼 같은 경우처럼요.
저도 귀혼 읽으며 이거 참 앞뒤가 맞지 않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글이 좋을 때 생각납니다.
문체나 진행, 완급등이 참 좋을 때 거기에 거슬리는 한가지가 자꾸 신경쓰이는 것이죠. 그 한가지가 앞으로 흐를 이야기의 단초가 될때 더욱 그렇습니다.
4권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필독주자님의 비평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런 비평을 자주 접해야 글을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돌아볼 수 있는데, 요즘 그런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주인공의 과거와 그에 관련된 진실은 3부에서야 비로소 밝혀지게 됩니다. 주인공에 대한 설명은 사건의 열쇄를 쥐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고 그 누군가에 대한 설명은 주인공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죠. 연재란에 댓글로 몇번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진원명의 과거는 지금 기술된 것과 미세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아직 기술되지 않았으니 지금까지의 정황만으로 주인공의 행동을 납득시키려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설명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저의 실수입니다. 반성합니다..(__)
작가는 글로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제가 아직 부족한지라 이런 댓글로라도 설명을 보충해보겠습니다.
제가 그리고자 한 주인공은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항상 고뇌하는 인물입니다.
3권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의문이 들 때마다 그 해답을 뒤로 미루려 하지요. 바로 자신의 감정과 이성이 말하는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원명이 막연히 아민을 만나려 하는 이유는 자신이 겪고있는 갈등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불확실한 감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진원명의 현재 모습은 마치 사춘기 소년의 일탈에 가깝습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고, 비슷한 예를 든 것 뿐입니다.)
대신 진원명은 언제고 다시 이성을 되찾고 현실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죠. 방황하는 많은 사춘기 소년들이 그렇듯 말이지요..;;
그것이 지금의 진원명에게는 유일한 위안일 것입니다.
과거 진원명이 가졌던 복수심은 꽤나 공허한 것이었습니다.
처음 아민에 대한 복수를 하기까지의 진원명은 말 그대로 복수귀였죠.
감정도 이성도 한 목소리로 원수들에 대한 복수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아민에 대한 복수를 끝마친 뒤 진원명의 감정의 목소리는 사라졌습니다. 진원명의 이성만이 남아 불사귀로서 진원명의 삶을 이끌어갔죠.
진원명이 과거로 돌아와 복수를 떠올리지 않았던 주된 이유를 그것에서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진원명은 아민을 베면서 자신이 감정적으로 원했던 복수를 어느정도는 마무리지은 상태입니다.
현재의 진원명이 원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말 그대로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남'입니다. 그들이 자신에게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말이지요. 물론 아민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진원명이 한유민의 부탁을 받아 아민의 무리를 돕는 것은 한유민과 무민을 도우며 궁극적으로는 아민을 만난다는 자신의 목표를 위한 수단이지 그들을 돕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진원명은 한유민과 무민에게 어느정도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고, 거기에 아민 역시 만나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 아민의 무리를 돕게 되는 것은 단순히 덤 입니다.
음, 이상인데..... 조금이라도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따로 글을 설명해야만 하는 제 부족한 글빨이 원망스럽네요.
인터넷 연재를 통해 독자의 반응을 살폈던 1, 2권은 출간본에서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수정할 수 있었는데 3권은 혼자 쓰다보니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귀혼은 부족한 제게는 좀 벅찬 글이라고 느낍니다. 사실 진원명이 당면한 문제의 해답은 그리고 사건의 열쇄를 가진 누군가가 가진 문제에 대한 해답은 저 역시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거든요. 계속 갈팡질팡하고 있지요. 뭐, 그렇다고 구상한 글의 내용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만.
지금 써 나아가는 내용은 지금의 제가 일단 내린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완벽한 해답이라 여기진 않습니다.
어렸을 때의 저라면 아마 다른 결론을 내렸을 것입니다. 또 앞으로의 제 생각 역시 지금과 달라지게 될 수도 있겠죠.
그렇기에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용인하지 못하는 독자분들도 계실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런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의 고뇌와, 그런 주인공이 내리게 될 해답을요..;ㅅ;
대신 최대한 객관적으로 주인공을 기술하려 노력했습니다. 독자분들이 '아, 이런 녀석도 있을 수 있겠다.' 정도로라도 여길 수 있게끔요.
하지만 역시 부족했습니다. '이런 녀석이 어딨어?'라는 질문이 나온다는 것은요.
어쨌든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귀혼을 쓰면서 계속 고민해 보고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독주자님의 비평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4권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비평 많이 남겨주시길...(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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