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야구마스터
작가 : 분량연구가
출판사 : 문피아(?)
조아라에서 팬픽형식으로 시작된 스포츠소설들은 문피아로까지 번져왔고, 축구소설 필드의 성공과 함께 한동안 인기를 끌었죠.
야구마스터는 회귀, 사기스펙, 츤데레 여주와 연예인, 찬양기사들, 댓글반응 등등의 스포츠소설의 정도(?)를 지키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넉넉한 분량과 몰입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마스터라는 소설을 놓아주게 만든 몇 가지 문제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시발점은 여기부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OP(overpowered) 주인공
160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들, 제구력까지 갖춘데다가 심지어 스위치투수라는 설정은 아무리 소설이라도 이게 말이 되냐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더욱이 프로감독으로 꽤나 날렸던 경험과 상황판단, 전술에 대한 이해도까지 가지고 있죠. 사기스탯에 저런 보정까지 더해진 주인공이다보니 리그를 씹어먹고 다닙니다. 당연하게도요.
결국, 스토리 전개상 주인공을 어떻게든 굴려야 하니 투수의 쿠세로 한번, 포수의 쿠세로 다시 한번 주인공의 다리를 걸어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존하는 괴물 커쇼 역시 쿠세를 들키고, 제구 난조로 인한 실투까지 겹치면서 1⅔만에 7실점 했던 적이 있죠. 주인공도 쿠세로 꽤나 시달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두번이나 써먹었으니 다음 태클은 뭐가 될지 애매합니다. 고작해야 컨디션 문제 정도나 남았겠죠. 그 정도로 주인공이 사기급이다보니 소설자체가 지루해집니다.
‘그가 나왔노라.’ ‘던졌노라.’ ‘이겼노라.’ ‘기사가 뜰 것이고, 댓글로 찬양할 것이다.’ 판에 박힌 전개만 계속되면 무슨 재미겠습니까? 그래서 작가는 히든카드 한가지를 꺼내듭니다.
라이벌
그러나 그 라이벌이라는 캐릭터는 존재 그 자체가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라이벌이 주인공과 맞붙는 장면은 이런식입니다.
라이벌 : 너으의 약점을 알고있어!
주인공 : 훗. 나으의 약점은 이미 알고있었어!
(......) 실제로 소설에서 이런 상황으로 흘러갑니다. 손발은 이미 사라지고 없죠.
한번은 라이벌이 삼진 당하고 나서는 ‘이젠 너를 상대하는건 자신이 없다.’ 하며 꼬리내립니다. 그런데 소설상에서 라이벌의 그 경기 성적은 3타석 2홈런 이었습니다. 즉, ‘호구 왔슴까?’를 시전한 다음에 마지막타석에서 삼진 한번 당했다고 주인공 짱짱맨. 하면서 주인공을 띄워주는 라이벌입니다. 어쩌면 이 소설에서 야구는 주인공과 라이벌의 단판승부였나봅니다. 물론 소설이니까. 말도되지 않는 상황이나 야구만화식 전개의 오글거림은 참으려면 참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이것이었습니다.
에이스 감성
주인공은 부상으로 투수생활을 접었던 전생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프로감독으로 경험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주인공은 이젠 그것은 선후배들 앞에서 조언할 때나 기억하고, 평소에는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아주 팔딱팔딱 피끓는 젊은이 입니다. 에이스 감성에 취해있습니다. 말만 안했지 딱 이렇습니다.
완봉! 에이스는 완봉이지!
투수는 20승이고 타자면 4할이지!
몸이 좋지 않아도 제가 나가서 던지겠습니다! 주인공 보정이라 괜찮아요!
야구는 혼자서 하는게 아닌게 아니야!
어쩌면 이 또한 OP급의 주인공을 어떻게든 굴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한명의 독자는 절로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스포츠(판타지)소설에 무슨 현실성을 찾느냐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해와 공감이 가는 범위에서 전개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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