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벅찬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중입니다.
금번 대여권 문제에 관련된 각처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게시판을 빼곡히 채운 여러 독자님들의 항의 글들…….
그것이 저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만듭니다.
아직까지 글쟁이로서 스스로를 내세울 수 없는 처지라지만,
제가 속해 있음을 자처하는 장르문학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님의 애정이 그 게시물들을 통해 느껴집니다.
각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올라온 모든 글을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손을 들어 흐르는 눈물을 닦습니다.
이 분들이 계시기에 장르문학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들의 애정을 먹고 장르문학은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엉터리 글일지라도…….
저 같이 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글쟁이라 할지라도…….
썩어 들어가는 폐를 자양분 삼아 몇 개의 단어를 피워내고,
위장에 훤히 뚫려 버린 구멍으로 문장을 흘려냅니다.
훌륭한 작품을 쓰시는 많은 작가님들의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혼신의 힘을 담아, 영혼과 생명을 담아 글을 쓰실 것입니다.
그런 작품들을 문광부 장관이 ‘한 번 대여할 때 얼마’라는 식으로 가치를 매겨 버립니다.
실로 어처구니없습니다.
우리의 피와 땀을 담아 써 낸 글을 살아오면서 얼마만큼의 장르문학과 만화를 접했을지도 모를 공무원들이 가치를 매겨 일괄 적용하다니요?
그러는 저들이 피카소의 작품을 관람할 때는 얼마!
고흐, 고갱의 작품을 관람할 때는 얼마, 라고 지정을 한답니까?
유명한 예술품과 비교를 하는 것이 어불성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 하나의 글을 쓰는 데 필요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땀을 누가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단 말입니까?
얼마나 장르문학을 천시했으면 이런 발상 자체가 가능한 것인지…….
피를 토해내고도 답답한 가슴만이 남습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 우리의 글을 보기위해 용돈을 모아 대여점에 지불하는 그 돈 중 얼마를 강탈하듯 빼앗아 작가들에게 던져주겠답니다.
그나마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탁업체의 배를 불리고 나서 찌꺼기와 같은 잔돈 몇 푼을 던져주겠답니다.
시간 때우기 용 소설을 쓰는 글쟁이들은 그 정도에도 감격해야하는 것입니까?
나라에서 이 정도나 생각해 줬으니 고마워해야하는 것입니까?
글쟁이로서의 사명이나 자존심 따위는 가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까?
천박한 소설, 문학의 아류에 불과한 장르 소설이기에 이토록 무시를 당해도 되는 것입니까?
그것이 대여가 되었건 구입이 되었건 가리지 않고, 내 글을 읽어주고 기뻐하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 하나에 기뻐하던 글쟁이들의 소박한 기쁨과 꿈은 이렇게 폄하되어도 되는 것입니까?
각 사이트를 돌아다니시며 장르문학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기대를 해 봅니다.
여러분의 힘이 보태어질 때……
장르문학계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금번의 개정안과 같은 악법이 장르문학의 목을 조르는 것을 내버려 두지 말아 주십시오.
여러분의 손으로 장르문학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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