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써보는 추천글이라 잘 써질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긴 말은 삭제하고 늘어놓으려 합니다.
글의 재미에는 명확히 분류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장르 문학이 주로 기대는 것은 등장 인물의 매력이고 그 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장르 문학에 속하는 소설의 배경이 어느정도 도식화 되어가는 현실에서(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속된 말로 튀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어필수단은 등장 인물의 매력이겠죠. 환상이라는 속성상 어느정도 독자들의 취향과 부합하기에 쉬운 편도 있구요.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소설속에서나마 이룰 수 있는것이니까요.
하지만 글의 재미는 등장 인물의 매력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철저하게 계산된 상태에서 나오는 각 상황의 재배치로 독자와 머릿싸움을 즐기게 만드는 것이죠.
하늘과 땅의 시대가 바로 그런 소설입니다. 모든 카드가 엎어져 있는 상태에서 하나씩 카드를 오픈시키며 알게 되는 사건의 전말과 등장 인물들의 사연들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한편 한편 읽어가면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담한 구성과 농도 짙게 깔린 배경 설정들은 왠만한 영화들은 우습게 보입니다. 당장 각색하여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만들어도 굉장한 완성도가 보장된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설정만 대단한 그런 소설은 또 아닙니다. 등장인물들 또한 하나의 캐릭터로서 사람을 매료시키는 진한 육즙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상업적이라 폄하되는 장르문학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극에 다다른다면 시쳇말로 곰팡내나는 문학만이 가졌다고 평가되는 예술성 또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애니메이터와 만화가들이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현시대에 와서 스스로 예술성을 증명했듯 말입니다.
하늘과 땅의 시대가 보여주는 장르 문학은 그런 예술성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의 한갈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를 극한으로 추구한 예술성에 한발짝 다가서는 그런 소설로 제게 다가선 이 소설을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뱀발 - 곰팡내나는 문학 운운 하면서 깎아내리긴 했지만 장르 소설외 문학, 즉 순수소설(..일본에서 나온말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쓰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어떤 소설들을 가르키는 말인지는 충분히 인지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들이 가지는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음을 밝힙니다. 또한 글 안에서도 밝혔지만 도식화 된 배경 설정을 언급한 것도 결코 나쁜 의미로의 언급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익숙한 배경이 가지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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