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게 아저씨를 쓰고 있는 연휘입니다.
어제 대전에 내려갔다가 오늘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고 곧바로 올라왔죠. 친척들 다 자는데 혼자 새벽 세시까지 티비보고 놀다가 여섯시에 일어나서 차례 준비를 하고 올라오는 내내 차 안에서 잤더랬습니다.
아는 분이 오늘이 생일이셔서 서울 도착하자마자 잠실에서 내려 약속을 잡고 건대에서 한잔 하고 일찍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뭐.. 그걸 별로 특별할게 없구요.
집에 오는길에 건대역 4번출구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내려가다가 주르륵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한사람 사이즈 에스컬레이터라 지하철 오는 소리가 나길래 커플 둘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걸 실례합니다 거리며 비집고 내려가다가 험한 꼴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비가 온데다 신발도 구두를 신고 있던 주제에 조심성 없이 내딛다가 제대로 미끄러졌죠. 윽....
다행히 청바지를 입고 있어서 옷이 뒤집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오른 발목이 욱신거리는걸 쪽팔려서 '못살아..' 하고 중얼거리며 애써 참고 잽싸게 가방을 주워 후다닥 내려갔습니다.
패스카드를 찍는데 문을 닫겠다는 방송이 나오길래 열심히 뛰었건만 문이 닫히는게 보이더군요. 쪽팔린데 큰일이다 하고 있는데 고마우신 운행기사님 문을 다시 열어주십니다.
냅다 탔는데 발목이 너무 욱신거리고 근육이 놀랐는지 두다리가 후들거리는겝니다. 흑흑... 자리가 나길래 얼른 앉아서 왔습니다. 다행히 제가 자빠지는 광경을 적나라하게 목격한 커플이 타지 않아서 태연한척 있을 수 있었죠.
내려서 계단을 올라오며 슬쩍 바지를 걷어보았더니 제대로 까져있습니다. 아흑...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는데 어찌나 따끔거리던지.. 그렇다고 안씻을 수는 없어 차라리 아픈걸 즐기자는 마음으로 애써 신경을 자극하는 따끔거림을 외면하고 샤워를 마쳤습니다.
차나 한잔 마실까 싶어서 포트를 눌렀더니 물이 안나오네요. 고장이 났는가 싶었는데 물이 다 식어서 그랬나봅니다. 물을 다시 끓여 차 주전자와 컵을 가져다놓고 차가 우러나길 기다리며 글 올립니다.
새살이 솔솔 돋아난다는 마데삐솔 발랐는데 정말로 솔솔 돋아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욱신욱신에 살짝 쓰려오네요. 무릎도 아프고 엉덩방아를 찧어서 그런건지 허리도 아픕니다.
사실 뼈가 드러날만큼 패였다거나 피가 철철 날만큼 까졌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괜히 아프다고 글 올려놓으면 빨리 다음편 올리지 않아도 눈감아주시지 않을까 싶어 엄살부려봤습니다.
.... 하지만 손가락이 까진게 아니라 소용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도망가기로 합니다.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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