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두번째 섹션을 끝마치고 나서야 겨우 홍보글을 끄적거리기 시작한, 불성실하기 짝이 없는 글쟁이 시타입니다. 언젠가 꼭 홍보글을 한번 올려야지 하고 있었는데 게으름에 못 이겨 벌써 두 달을 훌쩍 넘기고 나서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네요.
정연란에서 '뱀파이어의 서사'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글 '뱀파이어의 서사'는 전체적으로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입니다. 유쾌하고 가벼운 글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재미없는 글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처음에 '뱀파이어의 서사'를 구상할 때 생각했던 것은, 인물이 중심인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캐릭터리티에 의존하거나 서사에 의존하는 소설도 좋지만, 인물이 중심인 소설이 하나쯤 있어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뱀파이어의 서사'는, 최근의 글들에 비하면 호흡이 꽤 느린 편입니다. 인물의 심리변화 과정에 중점을 두어 서사를 풀어 나가다 보니 호흡이 조금씩 늦어지더군요.
낯선 세계에 떨어져 '괴물'이 되어버린 평범한 여고생.
야심이 가득찬, 오만하기 그지없는 제 2왕위 계승자.
현재 두번째 섹션까지 풀어낸 이야기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여고생이 다른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괴물'으로 변한 이후 망가져 가는 모습, 그리고 냉정하고 이성적이기만 한 야심가가 단 하나의 빈틈을 통해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한 것이 첫번째 섹션과 두번째 섹션의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이 이상의 이야기가 더 담겨 있지만, 그 부분까지 이야기했다간 읽으실 분들의 흥미를 떨어뜨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접습니다 ^^
인물의 심리변화에 리얼리티를 주기 위해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 묘사하다보니, '뱀파이어의 서사'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아마 최근의 소설에 등장하는 뱀파이어와는 그 모습이 많이 다를 겁니다. 본래의 암울하고 음침한 뱀파이어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잘 전달되었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야기를 꺼내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첫 홍보글은 여기에서 이만 접겠습니다 :)
요즘엔 불성실한 연재태도를 고치기 위해 연참대전에도 참가했는데, 역시 습관이 붙으니 무섭군요. 불성실하게 연재할 때는 언제 끝나나 싶었던 두번째 섹션도 벌써 훌쩍 끝나 버렸네요 ^^
여주인공이 나오는 이계진입물이라 하여 외면하지 마시고, 무겁고 느린 글을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 꼭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긴 홍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거운 밤 되시길..
늦은밤, 잠이 안 오는 시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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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으로 따뜻한 핏물이 번졌다. 그러나 그 핏물은 맛있지 않았다. 너무나 비릿했다. 역겨움을 견디지 못하고, 수린은 늑대의 목을 놓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수린은 간신히 삼킨 늑대의 핏물을 모조리 바닥에 게워냈다. 구토를 하느라 얼굴 근육을 움직인 덕분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구토 때문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하하, 하…….”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수린은 웃었다. 결국 자신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피뿐이었다. 한참을 웃다가, 수린은 엉금엉금 시체들에게로 기어갔다. 원망하듯 이쪽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동자가 있었다.
수린은, 엎드린 그 자세 그대로 바닥에 쏟아진 남자들의 핏물을 핥았다. 비참하다는 생각 같은 건 이제 더 이상 들지 않았다.
첫번째 섹션, <Girl eats boy>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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