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뻔질나게 들어왔으면서도 난 왜 이리
눈팅만 하고 다녔는지... 정말 알 수 없다.
자판 두드리는 게 컴터 첨 잡으면서부터
열심히 연습하여 간신히 분당 170타를 넘어서면서
얼마나 기뻐했었는데...
그런데도 왜 마우스만 까딱거리느냔 말이다..
난 회개해야한다. 반성해야한다.
이 글도 얼마나 오랜만이냔 말이다... 흑흑...ㅜㅜ
모든 이들이 즐기는 이곳에서,
모든 이들이 모이는 이곳에서는,
너도 나도 할 거 없이 어쨋든 많은 사람들이 읽고
즐길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 작가 아닌가?
한데도 나는 이제야 겨우 첫 작품 연재에 들어갔다.
나는 반성해야 한다.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난 지금부터 단식에 들어가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대한 탄식으로 나라를 위해서 단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그렇게 큰 사람이 아니므로 단지 나하나만을 위해서 단식하려 한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내가 충분히 반성했다고 느낄때까지...
*** 단식 10분째 ***
혹시 의심하는 분들이 있을까 하여 시간마다 내 심정을 적기로 하겠다. 난 지금 확실히 단식하고 있다.
*** 단식 15분째 ***
역시 단식은 좋은 건가 보다. 누구는 소식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물론 나는 지금 단식축에도 끼지는 못하지만 뭔가를 하고 있다는 데 만족을 느낀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는가? ^^
*** 단식 20분째 ***
아.. 난 왜 진작에 단식을 하지 않았는가? 이제 내가 지난 한 해 동안 했던 모든 일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잘못한 사람, 본의 아니게 상처준 사람들... 이 모든이들에게 속으로 용서를 비는 중이다.
*** 단식 30분째 ***
또 하나 반성할 게 있다. 나는 바보다.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내가 잘못한 사람에게만 빌 것이 아니다. 내게 상처를 준 사람마저도 용서해야 한다. 예수가 태어난 날이 지난 지 얼마나 됐던가? 이런 사실을 잊다니...쯧쯧..
이런 숭고한 생각을 한 내가 자랑스럽다. 단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할 일들.. 역시 난 단식하길 잘했다.
*** 단식 1시간째 ***
난 정말 초인이다. 이렇게 인내심이 강할 지 몰랐다. 지금은 약간 출출하긴 한데 아무 것도 먹고 싶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장하다 빳떼리! 훌륭하다 빳떼리!
*** 단식 1시간 10분째 ***
지금 웹으로 일자리를 찾으면서 쓰는 중이다. 몇 개의 좋은 일자리를 검색했다. 내일 면접을 약속한 곳도 있다. 단식을 하니까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기다니...
정말 잘 한 것 같다. 짜장면이 먹고 싶기는 하지만 난 이렇게 잘 참고 있다.
*** 단식 1시간 20분째 ***
지금 벅스뮤직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 김범수의 노래를 찾아 듣고 있다.
특히 '보고 싶다'는 정말 명곡이다. 아.. 어디선가 단무지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 단식 1시간 30분째 ***
친구놈 전화가 와서 모이기로 했다. 모이면 뻔하지 머 당구나 치겠지..
난 숭고한 단식을 행하는 중이 아닌가? 그래서 거절했다. 하긴 내가 예전에 군대 훈련소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바로 당구장에서 당구치면서 짜장면 곱배기 시켜 고추가루 확 뿌려놓고 소주 한 잔 하는 것였는데...
화면에 웬 시커먼 그릇이 지나간다. 배너인가?
*** 단식 1시간 35분째 ***
아.. 정말 괴롭다. 지금은 마우스가 춘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견딜 것이다.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만족할 때까지! 단식 만세!!!!
*** 단식 1시간 40분째 ***
담배나 한 대 피워야겠다. 역시 담배는 나의 좋은 친구다.
*** 단식 1시간 45째 ***
도대체 단식은 왜 하는 것일까? 단식이란 무엇인가? 단지 안먹기만 하는 것 아닌가?
아니지.. 난 지금 반성하기 위해 이러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러면 안되지...
*** 단식 1시간 48분째 ***
반성하고 단식이 도대체 무슨 관계야? 아는 사람?
난 지금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구! 단식이 뭔데 날 괴롭히는 거야?
*** 단식 1시간 49분째 ***
이젠 자판 모두 면빨로 보인다. 난 결심했다. 앞으로 단식하겠다는 놈하고는 절대 말한마디 않을 것이다. 다 ㄴ 식ㅇ ㅡㄴ 인가ㄴㅇ ㅣ 할 게 아니 다...
ㄲ ㅡ ㅌ,;;;;;;;;;;;;;;;;;;;;;;;;;;;;;;;;;;;;;;;;;;;;;;;;;;;;;;;;;;;;
내ㅐㅐㅐㅐㅐㅐ거ㅗㅇ시 ㅠㅍㄷ 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
처음 연재를 시작한 빳떼리입니다. 정연란 입성을 기념해서
적어봤습니다..
이곳은 한담을 적는 곳이니 이런 낙서도
용서가 되겠죠? ㅎㅎㅎㅎ...^^
Commen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