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어려운 일이지요?^^;
이번주 금요일이 되면, 말없이 잠수탄지 3주째입니다.
연중공지도, 언제 돌아오겠다는 말도 없이,
그냥 방치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사실은,
문피아에 접속 안한지도 거의 그만큼이 흘렀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모르려나?;)
2월달에 친할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연세가 연세거니와(84세) 건강이 상당히 안좋아서... 꽤나 위독했더랩니다.
처음은 어른들이 감당하셨지만,
각자 꾸려야 할 가정과, 현실이라는 벽앞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서로의 직장으로 돌아가기에 바빴고,
그래도 아무도 돌보지 않을수는 없다는 판단하에 그나마 아직 덜 바쁜 제가 병원에 가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을,
서울에서 천안까지, 출퇴근을 반복했습니다.
아무리 젊은 저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니까 지치더군요.
육체의 지침.. 그런것도 있겠지만, 뭐랄까.
병원에서의 생활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중환자실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한시간전까지 살아있었던 사람이,
한시간 후에는 시체로 변해 실려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삶에 대한 희망이 없지는 않으나,
그것보다 더 무거운 죽음이라는 공포가 사람들을 짓누르는, 그러한 곳입니다.
그 곳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두운 곳에 있어서 어둡게 생각을 했는지는 모릅니다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사람의 삶에도 죽음이라는 끝이 존재할진데,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 '사람'이라는 존재가,
과연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삶을 영유하고 있는지,
혹여,
내가 살고 있는 이것이 너무나 과분한 것은 아닌지.
혹은,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들이 오만은 아니었는지.
경험이란 건 사람을 일깨우고 성장하게 합니다만,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장통을 겪습니다.
저는 너무나 아팠습니다.
수없이 고뇌하고, 아파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이 들면서,
나에게 글은 무엇인가, 어떠한 의미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과연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이 잘 하는 일인지.
계속 끌어나가도 되는 것인지.
고민을 너무 깊이 하다보니, 글을 쓸수가 없었습니다.
욕심이 앞서, 이기적이라서, 차마 게시판에 공지를 띠워
"언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연중입니다."
따위의, 절 기다려 주는 독자들을 배려하는 말 한마디, 한줄조차 못남기면서...
그러면 글이라도 써야지, 했는데... 그마저도 쓸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지독한 병에 걸려서...
글을 쓰려고 한글을 키면, 아프고 괴로워서,
화장실에 달려가 먹은것을 다 토해내야했고,
문피아에 들어오면 우울해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약해져 있는 제게는, 많은 부담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열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너는 나에게 어떠한 보답도, 댓가도 주지 않으니,
오랫동안 지속된 외사랑에 지독한 열병을 앓은 게지요.
글쟁이와 글의 관계는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으로 주는 사랑과 같은데,
저는 굉장히 이기적인 부모였습니다.
...뭐 말은 길어졌지만 결론은,
사람이라면, 해탈할수도, 초연할수도 없다는 것.
언제나 흔들리고, 갈망하고, 열망하고.. 부러워하고 좌절하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니,
그러한 감정들을 두려워 하지 말고 밀어 붙이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갈수도 있겠죠.
그것이 조회수가 될 수도 있을것이고, 선작도 될수도 있겠고, 출판도, 혹은 소설적인 완성도. 어느 것이든 간에.
그러니,
내 글이 생각보다 조회수가 안나와, 선작이 없어.. 라고 해서 남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그만큼 안되는 자신을 탓하는 것 전부다,
내가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라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나'를 위한 삶인데,
조금은 속물이 되면 어떻습니까.
다들 조금씩 더 아파하고,
조금씩 더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먼훗날, 미래의 나가 과거의 나를 보고,
"힘들었지? 그래도 넌 참 잘했어." 라고 웃으면서 위로할 수 있도록.
주절거림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모두 행복한 월요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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