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어느 군바리의 꿈...

작성자
Lv.6 하얀별님
작성
08.04.06 18:53
조회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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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부터 써온 한 소설을 홍보할까 합니다.

벌써 10년 째 쓰는 중이로군요. 참 부끄럽습니다.

이미지는 99년 봄에 끄적거린 소설의 지도입니다.

제가 이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한 건, 99년 탄약고에서 밤꽃향이 한참 남성의 기분을 어지럽히던 봄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입시 지옥을 끝내고 집에서 탈출해 멀리 떨어진 타향의 대학을 다녔지만, 타지의 친구들은 선뜻 다가서기가 힘들고,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며 1.9라는 멋드러진 학점(1.7이 학고입니다;)에 F도 한방 맞은채 자신감을 잃고, 치사량 소주 3잔인 녀석이 소주 3병을 마셔 죽으려고도 하다가, 군대라는 도피처로 도망가있던 터였지요.(헉헉. 만연체로군요;)

97년에 처음 발을 내디딘 그 곳은 정말 인간이 살 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고통이 심할 수록 과거의 다른 고통은 잊혀지는 법. 사회에서 힘들던 고통을 군대에서의 고통으로 씻어내릴 수 있었지요. 사람은 쉽게 익숙해지나요.

한 1년 반정도 지나니 군대도 슬슬 익숙해지더군요. 병장 3호봉쯤 되니 책 볼시간도 많아지고,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 때 처음 접한 소설이 이영도님의 드래곤 라쟈와 이상균님의 하얀로냐프강이었습니다.

하얀로냐프강을 보고 가슴이 찡하게 아파왔다면, 드래곤라자는 1권을 읽고는 뭐 이따위가 다 있어, 싶었고 2권을 읽고는 휴, 한심하군 싶으면서도 뒷 얘기가 궁금하고, 3권, 4권을 찾아가며 몰입하게 되더군요. 고딩때 공부는 안하고 소설 및 만화를 그렸고, 사회에서 천리안 PC통신 debut란에 "악마의 전주곡(devil prelude)"이라는 퇴마 소설을 연재해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어 본 경험이 있던 터라, 드래곤라자 정도 작품이 이렇게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며 난리를 부린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군대에 오래 있으면, 사회로 나가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그렇게 "군바리의 작은 꿈"은 시작되었습니다.

제대하면 출판하겠다는 목표로 글 구상부터 시작했습니다. 백투더퓨처, 터미네이트 같은 시간을 거슬러 가는 시간물을 좋아 하던터라 시간을 꽤 복잡하게 꼬았지요. 이 때 한달 정도 후에 묵향 작가분이 무협에서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을 하며 성이 바뀌는 작품을 내셨지요.

아직 먼치킨이라는 설정도 없고 지금처럼 차원 이동물이 흔하지 않던 때, 대 마법사 핸드레이크의 환상에 젖어 판타지를 공부했습니다. 판타지의 초짜니 기존의 위대한 작품을 먼저 봐야했지요. JRR 톨킨의 실마릴리온, 더 호빗, 반지의 제왕을 독파하고, 중세 전쟁 방법을 알기 위해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지요. 요즘은 반지의 제왕이 피터아저씨의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당시 제게는 그냥 책으로 읽기는 꽤 지겨웠습니다. 오히려 연대기인 실마릴리온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더군요. 로도스 전기 TRPG 설정집을 마법과 몬스터의 기초로 삼아 탄약고 근무 및 위병 근무를 설 때마다 2달 정도 구상을 하고, 근무 종료 후, 저녁 쉬는 시간에 통신실 컴퓨터를 빌려서 이야기를 써 내려 갔습니다.

아직 애인 한번 사겨보지도 못했고 뽀뽀한번 제대로 못해봤던 군바리의 아련한 상상과 그리움. 그것이 소설속의 주인공의 애인 엘프 나니를 그려냈습니다. 상상속의 그녀를 그리며 간부의 눈을 피해 짱박혀서 일사천리로 글을 써내려갔지요.

하지만, 얘기를 끝내지 못하고 소설책 반권 정도를 쓰고 99년 12월에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를 하고 하이텔 serial란과 천리안 debut에 올렸지요. 반응은 그럭저럭 좋았습니다만, 초보 글쟁이 지망생은 뒷 얘기를 못 이어가겠더군요. 벽에 부딪혔습니다.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랑을 아직 모르는 풋내기가..

전쟁도, 검법도 모르는 어린녀석이...

인생과 죽음과 사랑에 대해 함부로 논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문득 들었습니다.

게다가, 1학년 때 학점 1.9를 맞고 제대하고 돌아온 복학생에게 공부라는 것은 큰 짐으로 다가오더군요. 공부를 해야했습니다. 몇번이나 다시 글을 쓰려 해 보았지만, 힘들더군요. 축제 기간에도 도서관에 쳐박혀 귀를 막고 공부를 했지요.

게다가 제대후, 제가 꿈꾸던 이상형을 실제로 만나버렸습니다.

글은 아득한 상상과 그리움으로 써야하나 봅니다.

나니라는 엘프의 존재를 현실에서 만나버리니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더군요.; 저는 제 글을 봉인하였습니다.

그 후, 2003년 첫 취업. 1년후 회사 부도.

노량진에서 퍼덕이며 공무원 시험 공부 도전.

3번째 회사에 입사. 회사의 배신으로 1년후 쫓겨남.

사회는 냉정하고 힘들었습니다. 몇년 사이에 팍삭 늙어버렸지요.

지금 다니는 4번째 회사에 입사. 잘 다니다가, 작년!!

드디어 대학 때 처음 사겼던 여인과 결혼을 했지요. 7년동안 사귄 결과였습니다.

그 순간에도 늘 마음 한켠에는 처음 시작했던 소설을 완결짓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가상현실 싸이버 판타지, "신비소설 무" 같은 무당이 나오는 퇴마물, "하멜의 바이올린"풍의 음악판타지, 게임 다크에덴을 플레이하다 영감을 얻은 뱀파이어물 등을 써보았지만, 처음 작품이 맘에 걸려 다른 글을 제대로 쓰지 못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에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회사 생활을 잊기 위해 취미 꺼리를 찾던 중 먼지에 쌓여 잊혀진 옛날의 10년전 습작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한달전이군요. 그렇게 다시 타이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한권을 완결 짓게 되었고, 부푼 꿈을 안고 출판사 여기저기 내 보았지만, R, C출판사에 낙방.^^ 하하..

옛날 냄새가 나는 글이라 안되더군요.

하지만, 글의 문체를 바꾸고 다시 D출판사에 도전. 다시 낙방..

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작법 책 및 시나리오 책들을 사들고 부담없이 공부하며 다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드래곤 라자처럼 10권 남짓으로 생각했고, 글이 힘을 받아가는 싯점을 2권말~3권쯤으로 잡았습니다. 분위기도 아무래도 드래곤 라자에 감동을 받아 쓴 글이라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베낀 글은 아닙니다.

후치와 비슷한 주인공인 발렌틴이 나오고, 후치의 시끄러운 여자친구(이름이 기억이 안나는군요. 책을 군대에 다 놓고 나와서;)와 비슷한 이메리언도 나옵니다. 샌슨과 비슷한 느낌의 사일런스도 있군요. 물론 글의 문체와 진행방식은 감히 이영도님과 견줄바가 아니고, 눈살을 찌푸리실지도 모릅니다. 집 책꽂이에 꽂혀 있는 눈마새와 피마새가 웃을 일이지요. 읽어보시고 OPG로 오크들을 아작내던 아련한 옛날 판타지 드래곤 라자가 떠오르면 좋겠군요.

목표를 3권으로 팍 줄였습니다. 2권으로 팍 줄여 끝낼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진행을 좀 급하게 빨리 달리고 있습니다. 회사 일이 슬슬 바빠지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열심히 응원해 주신다면, 10년간 계속 되고 있는 군바리의 꿈이 이루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응원해 주실거죠?^^

수염덥수룩한 32살짜리 노친네가 10년전 옛날의 꿈에 사로잡혀 몽상하며 키보드를 타닥거려봅니다.

탄약고의 기분 나쁜 밤꽃 향이 아직도 아른거리네요...

제 소설속 아름다운 엘프 나니는 지금 뒤에서 혼자 미드를 보고 있군요;;

글이 꽤 길어져 버렸군요. 스크롤의 압박 죄송합니다.

소설 제목은 '마법검마노무네'입니다. 누네띠네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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