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것을 보았다.
강맹한 자들에게 맞서는 것 또한 보았다.
하지만, 저 정도여선 안된다.
고작 강한 자에 맞서는 정도는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다.
절벽에 떨어졌는가?
밤의 절벽은 마치 빛을 빨아들이는 양 어두컴컴하다. 그 속에서 살아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한다.
너의 그 고집으로 네 녀석을 집어삼키려 하는 저승문을 헤쳐나와 보아라!
하하하하! 올라오는구나! 네놈의 그 고집으로 죽음을 무시하며 살아나려하는구나!
좋다! 좋다!
"하악…… 하악……."
이제 나서야 할 때로다.
"고집을 피워서 살아나는 방법을 배웠으면, 고집을 꺾고 살아남는 방법도 배워야지."
녀석이 보인다. 무덤 속에서 기어나온 망자와도 같은 행색. 손가락은 이리저리 꺾여 피범벅이고 복부엔 칼이 꽃혀 몸을 좀 먹고 근골은 상하여 파르르 떨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무슨 대수인가? 놈의 그 의지는 그토록 찾아오던 바로 그것이다!
"……당신은 누구지?"
힘겨이 입을 때었지만 그 눈빛은 강렬하게 반짝거리고 있다. 과연 옳았다. 크게 옳았다.
"나는 용음소(龍吟召)라 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무림에선 나를 마선(魔仙)이라 부르더군."
녀석―― 위지결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보며 웃는다. 아아! 정녕 좋은 날이지 않은가!
훗날, 무림을 피로 물들일 냉혹하고도 무자비한 흑선(黑仙)의 탄생은 바로 그들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ps : 본 추천글은 3부작일지도…… 모릅니다?
ps2 : 추가구성 서시님의 시공의 마도사도 있다더군요.(지나가는 말투)
ps3 : 주인공은 흑선입니다. (아니, 글 제목부터가 흑선이니…)
범주님의 흑선. 즐겁게 읽으시길.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