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네놈은 누구기에 감히 내게 독을 쓴 것이냐?”
노인의 호통에 소년이 어깨를 움츠렸다. 가뜩이나 흉측한 얼굴에 인상까지 구기니 제법 분위기가 흉포했던 모양이다.
“예? 독… 이라뇨?”
표정은 겁먹은 듯했고, 목소리는 가녀렸다.
하지만, 속아서는 안 될 것이다. 어제 먹은 국물에는 분명 독이 들어있었다. 그것도 만독불침에 가까운 노인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맹독이었다.
“감히 누구를 속이려는 것이냐? 꿩 탕에 대체 무엇을 넣은 것이냐?”
그러자 소년이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뻗었다.
“저거하고 저거… 넣었는데요?”
노인이 소년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거칠게 돌렸다. 그리고 보았다.
한쪽에는 죽어있는 꿩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노인의 입이 떡 벌어졌다.
“헉! 저게… 다 무엇이냐?”
“산삼…인데요?”
천하의 만독자가 산삼을 모르겠는가? 다만 그 크기와 양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엄청났다.
“어떻게 저런 큰 산삼이… 떼로 있을 수 있단 말이냐?”
경악스러워하는 노인과 달리 소년은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여기는 산삼이 많아요. 저는 거의 매일 먹고 사는걸요?”
“뭐라…고? 매일 먹고 산다고?”
.
.
“웬만하면 그 검 내려놓으시지?”
그러자 복면인이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날렸다.
“풋, 무엇이냐? 내려놓지 않으면? 나와 드잡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하지만, 무혈은 웃지 않았다. 대신 움막 옆으로 다가가더니 허리를 굽혀 호미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복면인을 향해 호미 끝을 겨누었다.
“내 호미가 너를 징벌할 것이다.”
“컥! 호, 호미!”
.
.
무혈의 검이 매섭게 다가왔다.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강한 검세였지만, 척준경은 마지막 순간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척준경이 기다리던 때가 왔다. 무혈의 검이 마지막 변초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눈을 부릅뜬 척준경이 큰 호흡을 하며 단전의 내력을 일순간 증폭시켰다.
“후읍!”
그러자 주변에 꿈틀대던 대기가 척준경의 가슴을 향해 모여들며 단단한 기막(氣膜)을 형성하였다.
무혈의 검이 척준경의 심장을 찔렀고, 그와 동시에 척준경도 몸을 살짝 비틀며 검을 옆으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검과 가슴 앞의 기막이 충돌하면서 기괴한 충격음이 뿜어졌다.
그그극-
작가 왈.
여러분도 배만 부른 밥은 그만 좀 드시고 산삼을 많이 드세요. 그래야 튼튼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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