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
10.09.14 02:20
조회
999

사실적인 소재로 글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머리속 이미지가 떠올라 글을 쓰는데 거침이 없더군요. 일상속에 벌어지는 일들을 글로써 펼쳐내는 일이 이렇게 흥분되고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글 쓰는 본인의 상황을 떠올려가며 서술하는 방식은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긴장감과 재미가 백배천배네요. 항상 판타지나 무협을 읽고 습작하며 글을 연재하는 저에게 이러한 경우가 생겼으리라곤...

=====================================================

9월 14일 약 AM 00시 30분경

나는 내일 올릴 연재분을 인터넷에 올리려고 열심히 작업하던 도중이었다.

- 띠리링?

"여보세요?"

"어이구 302호 총각 방금 어떤 차가 총각 차 뺑소니치고 도망갔어"

윗층 401호에 사시는 이웃집 아주머니의 목소리였다.

내심 늦은 밤에 왠 여자의 목소리인가 해서 귀가 솔깃해진 나는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에 기겁을 하며 일 순간 할 말을 까먹었다.

"...이.. 일단 바로 내려갈게요."

터벅 터벅.

나의 발걸음은 거침없이 계단을 타고 내려가며 집 앞 건물 도로변에 세워둔 나의 애마를 바라보았다.

- 커허헊!

"총각, 어떤 차가 총각차를 옆으로 박고 그냥 가버리대~ 그래서 우리 아저씨하고 내가 그 차 번호는 남겼는데..."

이미 이웃집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귓가로 들려지지 않았다.

차에 이상이 없나 훑어본 바 빽미러만 날라갔을 뿐 차체 바디에는 다행히 커다란 데미지가 없었다.

'휴...'

"그래서 여기 차 번호하고 적어뒀어!"

"아!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차 번호가..."

"47저 17X5 검은색 아반떼HD라..."

"0.5.X  -   1 1 2 다이얼중 … 여보세요? 누가 차 뺑소니해서요... 네! 네! 여기 허브PC방 건물하고 마굿간 식당 앞쪽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목격자의 힘입어 경찰을 부르는 경우는 처음이기에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바로 신고를 하였다. 술집과 노래방들이 즐비한 우리 동네에는 항시 대기하고 있던 순찰차들이 많아서 그리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순찰차를 기다리던 도중...

"총각 거기 가만히 있어봐!"

아직 집에 들어가시지 않은 아주머니의 음성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

바로 직감이 왔다.

범인은 다시 현장에 모습을 비추는 것이 진리인 것인가?

47저 17X5 차 넘버의 검은색 아반떼가 골목 사거리에 서있던 나의 앞으로 쏴앆! 지나가고 있었다.

"총각 봤어?"

아주머니의 목격담은 거짓이 아니었다. 분명 나의 애마를 뺑소니한 극악한 라이더가 나의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썬팅으로 가려져 운전자의 얼굴이 보여지지는 않았지만, 나는 두고봐라는 썩소를 지으며 경찰 아저씨들을 기다릴 뿐이었다.

.

.

.

"일단 차량번호 조회하고 연락드릴테니... 기다리고 계세요."

"아마 이 동네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차인것 같은데 혹시나 발견되면 빠른 조취부탁드릴게요."

"목격자분들도 계시고 하니깐... 상대방 차주가 뺑소니 사실을 인정하면 아마 보험이라든지 개인합의로 연락이 갈 겁니다."

라며 연락처를 받아가시고 다시 떠나는 순찰차.

"아... 네 감사합니다."  

일단 마음이 놓이기는 하는데...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조금씩 들고 있었다.

'분명히 이 근방에 있을것인데...'

과학수사CSI 발동이었다.

사건경과 20분 시각은 AM 1:00 이었다.

아무래도 수상한 느낌에 한 쪽 빽미러가 너덜거리는 나의 애마를 이끌고 47저 17X5를 곱씹으며 찾고 있던 중.

어느 술 집앞에 주차한 검정 아반떼를 발견할 수 있었다.

47저 1725!

"경찰이죠? 아까 신고한 사람인데 여기 @##%@앞이니깐 얼른 출동해주세요!"

터벅터벅 가게로 들어간 나. 월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은 한 테이블 밖에 없는 한산한 가게였다.

혹시 47저 17X5 차주님 계십니까?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다름이 아니라 내 차를 박고간 차가 여기 앞 주차장에 서있길래요"

"저기 그 차 내가 출근할 때부터 있었던 차에요."

"에? 아닌데요. 제가 확인하고 왔어요!"

"분명 계속 여기 대져있는 차라니깐요?"

까칠한 아주머니의 반응에 나의 의심은 더욱 더 깊어갔다.

'분명히 저기 저 테이블의 손님이 차주일텐데...'

남자 2명과 여자 1명. 일단 쪽수가 밀렸다. 곧 이어 오시는 경찰 아저씨분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곧. 순찰차가 도착하고..

"오! 47저 17X5네!"

"네! 제가 둘러보니깐 여기에 주차되어 있더라고요... 근데 전화도 끊어져있고 연락이 안되네요."

가게앞이 번잡해지자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 버럭 신경질을 낸다.

분명히 검정 아반때 사이드 부분에는 긁힌 자국이 선명한데 말이다.

"여기 내가 출근하던 여섯시 반부터 쭉 대어져 있었다니깐!"

경찰 아저씨가 본넷트를 만져본다.

"아주머니! 쭉 대어져 있던 차가 이렇게 뜨겁습니까?"

순간, 아주머니 말빨이 주춤거리며 다시 변명거리를 내던졌다.

"장사하는데 내가 일일이 차가 오고 나간거 확인할 수 있겠어요?"

말이 바뀐다.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경찰 아저씨들도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즉시 차주인의 신원을 파악해 사진과 이름을 확인했다.

그리고 거침없이 질풍하는 경찰 아저씨들.

"@%@#%씨 맞죠?"

.

.

.

"만약 합의금 안해주면 바로 연락주세요. 사건발생처리로 올려둘테니깐."

"감사합니다."

=====================================================

결국 합의로 좋게좋게 해결되었습니다. 분명 음주운전이 확실하다고 예측했건만, 온갖 변명을 해대는 차주와 그의 동료들.. 경찰 아저씨들도 명확한 증거가 없었기에 중재만 해주고 길을 떠났습니다. 아마 수리센터 가서 백미러 비용을 연락처로 보내주면 통장으로 붙여주겠다고 하네요. 이웃집 아주머니와 경찰 아저씨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Comment ' 13

  • 작성자
    Lv.8 YangSH
    작성일
    10.09.14 02:52
    No. 1

    너무 일상적이면, 줄거리가 비슷비슷해서 초반에는 신선해도 보면 볼수록 지루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그러므로
    작성일
    10.09.14 02:56
    No. 2

    뭔가흥미진진하네요 역시작가분이라 다른가봐요 전 일기를매일쓰는데도 저런식(?)으로 표현해볼려고해도 안되더라구요 ;;ㅎㅎ 그래서항상 나열형 .. 뭐했다 뭐했다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도레.
    작성일
    10.09.14 03:05
    No. 3
  •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일
    10.09.14 03:17
    No. 4

    어이없는. 오타네욥 ㅎ 내일 ㅠ 차 수리하러 가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네페쉬
    작성일
    10.09.14 07:15
    No. 5

    소설같이 쓰여져버린 일상생활이네요. 재미있긴 하지만 단편일 경우에만 질리지 않고 볼 수 있을 듯 한..(긁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박무광
    작성일
    10.09.14 07:58
    No. 6

    확실히 단편은 재미있을 거 같은데 장편으로 하기엔 뭔가 특별한 게 없으면 힘들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와우엉
    작성일
    10.09.14 09:17
    No. 7

    우와...
    현실세상도 역시 필력이 받쳐주니까
    재밋네요!!

    후와. 이참에 현대물도 도전해보심이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수77
    작성일
    10.09.14 09:20
    No. 8

    아바타는 여자!
    글내용엔 총각?
    무엇이 진짤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다훈
    작성일
    10.09.14 09:45
    No. 9

    '총각'이라고 화자를 부른 아주머니가 사실은 아저씨였다가 진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일
    10.09.14 10:09
    No. 10

    넷카마!? ㄷㄷ
    견적이 62만1천원 나오더군요.
    퀙! 어제 그 녀석들 안잡았으면..
    ㅈㅈ 쳤을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취담
    작성일
    10.09.14 19:08
    No. 11

    아하...다행이 정황이나 증거 증인들이 모두 있어서 다행이네요.

    원활한 합의와 더불어 적절한 보상처리도 받길 바랍니다..

    뺑소니라서 더 괘씸해 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0.09.14 19:15
    No. 12

    음주운전이라니 더 괘씸해 보이네요. 그 식당 아주머니는 또 뭐래. 참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일
    10.09.14 20:22
    No. 13

    내 말이 그 말입니다. 손님하구 주인이 짝짝꿍해서 사람 바보로 만들려나... 나중에 경찰아저씨 오니깐 끽소리도 못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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