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88 유천형
작성
11.02.20 20:05
조회
787

우리가 흔히 보는 설정에서 법사의 주문은 필수이지만 초식은 꼭 외쳐야만 전개가 된다는 설정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고수가 되면 될수록 랩을 배우는 건 필수 아니었나요?

전음 같은 걸로 입을 달싹달싹 거리면서 수련하는 최소한의 근육의 움직임을 이용한 '속사포 초식명 외치기' 같은 코스는 무림 상식중 하나여서 천무학관 같은 곳에서도 '속사포 초식명 듣고 이해하기' 강좌와 '임무중 배변활동 참기' 와 함께 삼대 쥐도새도모르게익히는 코스라고 알고 있습니다. 흔히들 강의 할 때 '외쳐야 산다. 12가지 속화법' 이나 '참아서 남주나? 고수돼서 싸지말자' 같은 베스트셀러 책을 가지고 공부한다고 합니다.

...

사실상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초식을 먼저 외치고나서 전개를 한다면 모를까, 소닉붐이 일어날 정도로 병장기를 찌르고 휘둘러 대는데 (설정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다지만) 무기가 상대의 몸에 닿기도 전에 말을 하고, 한 말을 상대방이 받아치고, 모욕감을 주었다며 얼굴이 벌게지고, 그래서 무기에 힘이 더 들어가고... 그야말로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갈 정도의 글도 가끔은 보입니다.

이런 것 말고도 제 기준에서는 잘 이해가 안가는 경우를 예로 몇 가지 들어보자면.

언제나 초식의 경로가 일정하지는 않을텐데 나무와 땅에 새겨진 흔적까지 더한다면 모를까, 그저 시체의 몸에 새겨진 검상만으로 무슨 검법의 무슨 초식인지까지 유추를 하는 것이나 (특히나 일검에 당했는데 무슨검법이니 하는...), 지나가던 삼류무사조차 수십년 동안 나타나지 않은 무림십비 혹은 몇 백년 전 초고수의 비전 무공을 바로 알아보는 것 (뭐, 기의 색깔이 노란색 같이 독특하다면 모를까... 그런데 왜 노란색이니 밤색 검기는 없을까요?), 마지막으로, 어디어디 정찰나갔던 녀석이 (절대고수도 아닌데) 척 보면 얜 삼류 쟤는 이류 등등... 내공으로만 경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나눈다면, 멀리서 정찰하는데 어떻게 "총인원 삼백명 중에 삼류가 일백오십 이류는 일백 그리고 일류가 오십이었습니다." 같은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내공이 니공도 아니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있으면 이상해지는 무공초식 외치기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소설을 써 본적은 없지만 제가 봤을 때 가장 무난한 표현이라면:

1. 장이십사는 장가살저십이식(초식명)을 펼치며 형님인 장팔을 구하러 앞으로 나아갔다.

2. 점가의 소이가 전력을 다해서 메테오 다운로드(초식)을 전개하자 하늘에서 불비가 떨어지고.

3. 그는 궁지에 몰리자 어쩔 수 없이 숨겨두었던 나머지 3할을 꺼내들었다. 삼십육계줄행랑! (초식)

위와 같이 꼭 사람의 입으로 외치지 않고도 설명으로 초식명이 나오는 것이 제게는 보기가 더 편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무공을 쓴다 해도 사람들이 잘 못알아 볼 것이고, 우리가 흔히 보는 죽기전에 하는 말로 "쿨럭... 이게 무슨 초식이냐?" 하고 물어보는 것이 이해가 되지요 (다를 때는 초식명을 말해주다가 꼭 이럴때만 안 외치지).

결론은, 뭐 그냥 미간에 주름이 잡히게끔 너무 남발을 하거나 하지 않고 매끄럽게 넘어갈 정도라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ㅇㅁㅇ

ps - 검기가 난무하는 비무 또는 생사결을 보면서 자주 보이는 절대전대고수 삼인방 (노승, 노도인, 그리고 인상이 날카로워 보이는 검객) 이 평하는 것을 상상하자면...

XX가 XXX초식을 쓴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세 노인은 미처 한 초식이 끝나기도 전에 말하는데...

노승 (초속 700미터로 랩하며): 허저아이의검에는살기가너무짙어전생에수라였는지아.미.타.불.

노도인: 적색이니세배빨라막는이는고전하네장강후랑추전랑이라십년후면누가막아무.량.수.불

검객曰: 저초식이바로그유명하다던아수라혈교의삼대교주가창안하여대대로교주와그후계자들만이익힐수있다던아수라파천혈공과함께아수라혈교에서세손가락에들어가는무공이자무림오대마공에들어가는수라멸천검법의전삼초식중하나라는혈세만천인가.

ps2 - 몇 천자도 안되는 한담 글이지만 이렇게 한 번 써보고 나니까 아주 조금이나마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지 이해가 가네요.


Comment ' 11

  • 작성자
    Lv.42 니콜로
    작성일
    11.02.20 20:19
    No. 1

    요즘 옛날 무협지를 자주 보는데, 초식명을 외치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딱히 어색하지 않았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무훈
    작성일
    11.02.20 20:43
    No.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 맞는 말이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파장
    작성일
    11.02.20 20:49
    No. 3

    공감합니다. 초식명 공부 뿐만 아니라 맨 마지막 ps2 멘트 까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직하인
    작성일
    11.02.20 20:52
    No. 4

    후하하ㅏ하 뿜엇습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바람곶
    작성일
    11.02.20 20:55
    No. 5

    삼류가 일백오십, 이류가 일백 어쩌고 하는 표현은 게임이 장르소설에 끼친 해악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우후죽숙으로 생겨났던 때이기도 하니까요. 또, 적들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해야하는데, 제대로 표현할 줄 몰라 그런 식으로밖에 쓸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004년인가 봤던 환상소설 중에 하나는 게임소설도 아니면서 제일 약한 몬스터만 잡아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는 설명이 들어가 있었죠. 너무 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 한동안 환상 소설은 순문학 위주로 읽었습니다.
    초식명을 외치는 것에 대해선 한 가지 기억이 납니다.
    90년대 초중반이던가, 홍콩의 임청하와 왕조현이 우리나라에 와서 인터뷰를 했던 당시에도 같은 질문을 했던 쇼프로 MC분이 있었습니다.
    당시 임청하씨의 답변이 "그건 싸움에서 하나의 예의다."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그건 싫다."라고 한다면 또 그에 맞게 변하겠죠.
    대중예술은 대중이 싫어하는 부분에 대해선 눈치를 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WAR神
    작성일
    11.02.20 21:44
    No. 6

    현실에서 무술고수들이 싸워도 말하기 힘들텐데..
    약간의 코딱지만큼의 틈만 보여도 생사가 오가는 판타지계 절대고수들이
    그런말을 할 여유가 있다는게 말이 안되긴하죠.

    아무리 판타지라고 하지만, 현실적인 면도 있어야 더 몰입할수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1.02.20 22:37
    No. 7

    그래서 내소설은 주인공이 마법사들이죠. 후후후. 뭐 있어보이기 쉬우면서도 주문외우는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놈들...
    농담하는 척 하다가 갑자기 주문외우기, 주문 앞부분 크게외치다가 뒷부분 작게외워서 헷갈리게하기 등등 별 비열한짓을 다하는 주인공들입니다요. 흐하하 (초속 700미터로 랩한다니 후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mundus
    작성일
    11.02.20 23:17
    No. 8

    이론대로라면 마법사는 무조건 소드마스터한태 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탈퇴계정]
    작성일
    11.02.21 05:09
    No. 9

    그러니 마법사들이 거리와 준비를 중요시 한다는 설정을 접목시킬 수 있는 거지요. 거리를 벌리는 것은 기본중에 기본이고 준비라는 것 또한 일종의 기본기인데 이걸 않지키고 죽었다면 뭐 멍청하다고 밖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잠긴상자
    작성일
    11.02.21 10:44
    No. 10

    기술명을 안 외치면 페이지에 넣을 것도 없고, 전투 장면 자체가 허전해져서... 인것같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1.02.21 11:23
    No. 11

    mundus님/ 1대1에서 준비안하고 붙었으면 소드마스터가 이기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소드마스터는 결투 특화, 마법사는 사냥(?)특화 인것같은데요. 하다못해 게임에서도 결투스킬트리와 사냥스킬트리가 따로있잖아요 (ex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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