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이상, 글을 쓰다보면 한 번 쯤은 맞게 되는 문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슬럼프.
그 어떤 일이든지, 피해갈 수 없겠죠.
공부든, 게임이든. 그게 즐기는 것이든 억지로 하는 것이든.
가끔 때려치고 싶습니다.
키보드에 손을 올렸는데, 끊임도 없이 날아드는 잡념들과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괴감에 휩싸일 때마다, 글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용암 안을 걷는 기분입니다.
좀 바보 같습니다.
오늘도 문득 그런 생각이 조금 들었고, 기운이 빠져서 주말임에도 많이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저 밑에, 연중선언 글을 보았습니다.
위로해드리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감히 이 글을 썼습니다.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그냥 제 솔직한 생각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저도 초보 글쟁이입니다.
내 글이다, 라고 할 만한 글도 몇 되지 않구요.
아시는 분이 있었던가. 그 글을 쓰면서 후회 한 점 없었던가.
그런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냐면, 그건 아닙니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자신의 한계와, 무지의 벽에 부딪혀 티끌만큼 남은 자존심의 불꽃이 사그라들기 직전까지 약해집니다.
네, 조금. 괴롭기도 합니다.
가끔 왜 글을 썼던 건지, 내 길이 옳은 건지 가물가물합니다.
글을 쓰면 쓸 수록 이상향을 향한 길은 멀어져 가는 기분입니다.
내용은 성에 차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를 짜고 생각해도, 지금의 저로는 한계가 보입니다.
싫습니다.
하지만 싫은 건, 제 글이 실망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고작 이런 생각 따위로 쩔쩔 매며 신세를 한탄하고 싶어지는 제 자신에 대한 것입니다.
친구 글이 아닙니다.
아는 작가님 글도 아닙니다.
제 글입니다.
내 나름대로의 두근거림을 안고, 이렇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다른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주고 싶은 저만의 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환상적인 허구이며 환상입니다.
물론 아픕니다.
나아가는 길은 가시 투성이입니다.
밟고 쓰러져 비틀거리며 일어나면, 그 다음은 불길이고 절벽입니다.
앞은 어둡습니다. 하지만 뒤는 밝습니다.
마음이 약해집니다.
저기는 편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중간에 이게 무슨 짓이냐는 생각이 들고, 그 마지막이 어쩌면 자신
이 원하던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중....할까요?
웃기지 말라죠.
그게 어쨌다는 거죠?
가진 상식으로 넘을 수 없다면, 뛰고 쳐박아서 비상식으로라도 뚫고 나가면 됩니다.
넘어진다면 한 번 더 일어설 뿐입니다.
그 끝에 있는 것이 설령 내가 원하는 결말이 거짓이더라도, 제 마음 속에 있는 바램만은 진실이니까 뛰어갑니다.
나 자신과 싸우고, 채찍을 휘두릅니다.
지고 싶지 않으니까요.
나 자신에게 절대로 지고 싶지 않으니까.
늘 이런 마음만 안고, 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글을 써왔습니다.
그 동안 두 개의 글을 완결냈습니다.
물론 뒤돌아보면, 둘 다 졸작입니다. 처녀작은 발로 쓴 것 같습니다. 다시 보면 쪽팔리고 우스워요. 할 수만 있다면 다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뿌듯합니다.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단 하나의 독자분들이라도 제 글로 행복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는 그저, 다음 작품은, 지금 쓰는 건 더 힘내야지 하고 자신에게 암시를 걸고 웃어봅니다.
오늘은 조금 그럴 지라도, 한 달 동안 잘 써지지 않는 글이었더라도 내일은 좀 더 나아질 거라고 의심치 않습니다.
저조한 반응이던 아니던,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분이 한 명이라도 있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그렇게는 되야겠지만, 지금은 그거면 된 거 아닙니까.
처음 글을 시작해서, 그게 한 달 전이든, 몇 달 전이든지 상관없습니다.
누구나 즐겁게 읽고, 감동 깊은 결말과 메시지를 안겨주는 글.
이게 제가 글에 담는 마음이자, 여태껏 이어온 초심입니다.
아주 작은 소망이지만, 두 번째 글에서는 몇 안 되는 분들이나마 그걸 전해드린 것 같아 완결을 낸 날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끝냈다.
그 만족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힘들더라도, 한 번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무언가를 중간에 멈춰서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회수, 선작, 추천, 덧글.
까짓 좀 줄면 어떻습니까.
내일도 모레도 줄더라도, 꾸준하게 노력해주면 언젠가는 늘어날 텐데.
지금 연중하시려고 하시거나, 연중한 분들. 이 글 보고 계시다면.....?
다시 한 번만 생각해봅시다.
감히 말해봅니다.
처음에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나요?
혹시나 지금 그걸 잊고 당장 연재에만 시달려 고통스러워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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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난잡한 글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힘들게 연중을 내리시는 분들이 요즘 자주 보이는 것 같아서 한 번 써본 글입니다.
건방지게 보일 지도 모르는 같은 초보로써의 충고지만, 스쳐가듯이라도 가슴에 한 번만이라도 새겨주셨으면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문피아 작가님들 화이팅!
늘 격려해주시는 독자님들도 화이팅!
(덤으로 나도 화이팅....;ㅂ;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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