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하얀 머리의 마법사가 있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마법사의 무릎이 까졌다.
그 위로 상처딱지가 진다.
어느 날인가 상처딱지가 말을 걸어왔다.
언젠가는 작아질, 언젠가는 사라질, 가렵고 딱딱하고, 누르면 아픈 상처딱지와 마법사는 오래도록 대화했다.
상처딱지와 마법사는 몇 개의 마을과 몇 개의 도시를 순례했다. 그는 몇 명의 병을 고쳐주고 이름 없는 아이들 몇몇에게 별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지어주고, 소원을 들어주었다. 약간의 예언을 하고, 쓴 소리도 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간단한 마법을 쓰기도 했다.
그런 방식으로 그는,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상처딱지가 되어 주었다.
그가 다시 얼마쯤 걸었다.
그의 무릎에서 상처딱지가 떨어져 나갔다.
새 살이 돋았다.
서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마법사는 다시 걸었다.
한 번 더 넘어지는 것은, 현명한 일인가?
하늘읗 바라보며 걷는 마법사에게 마음씨 좋은 돌부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법사는 걸었다.
가렵고, 딱딱하고, 누르면 아파서. 아이들은 어쩌면 날 싫어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마법사는 웃었다.
마법사는 걸었다.
언젠가 떨어져 나간 상처딱지처럼, 마법사도 사라졌다. 귀찮고 신경쓰이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후련한 일이었다.
그리고 새 살이 돋았다.
조금쯤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들은 걸어간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본다.
그가 바라보던 별이, 반짝.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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