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디딤돌n
작성
11.09.21 20:57
조회
702

저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홍보글입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심을 알고 또 그분들은 제가 꾀를 부리고 늦어도 항상 기다려주셨습니다. 그것이 죄스럽고 감사하여 이렇게 아주 무거운 글을 씁니다. 홍보란 저 자신을 채찍질 하고자 스스로 ‘내가 있음’을 알리는 글이기에 잘 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있음을 알리면 또 숨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래도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좀 더 노력하고자 이글을 씁니다.

아마 다시 또 느려질지도 모릅니다. 요 근래 글을 쓰지 못한 건 몸이 안 좋아서였고 지금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도 다른 글보다는 이 글을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열심히 노력하려 합니다. 언제나 함께 해주시는 독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로맨스이긴 하지만 독자분들이 로맨스임을 잠시 잊게 하는 글이기도 합니다...하하;

=

“사인해라.”

거침없는 한 마디에 선우는 이것이 단순한 낙서장인가 다시 내려 보았다. 그러나 딱딱한 그 글씨는 여전히 가슴을 미어지게 했고 소년은 금세 눈물방울을 만들어 내며 고개를 저었다.

“싫어, 뭐야…… 이거 뭐에요…… 아빠.”

침대 바로 옆에 따뜻한 포대기에 감싸진 채 잠든 아기가 있는데, 그 아기를 바로 옆에 두고 자신의 부모님은 소년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선우의 아버지는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보면 알겠지만 그, 소진인가 하는 학생도 사인을 했다. 이제 너만 하면 돼.”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요…… 이게 뭐에요…… 소진이는요……네?”

텅 비어 버린 병실을 보며 선우는 아닐 거라고 곱씹었다. 휴대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면서 받지 않는 것은 단순히 바쁜 거라고 생각했다. 신생아실에 가 아기를 찾았을 때 자신들의, 선우의 아기는 이미 퇴원이 되었다고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진의 자취방을 갔을 때 싸늘한 온기만이 남아 텅 비어 있는 것을 애써 믿지 않았다. 자취방 침대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며 몇 십번이고, 백 번이 넘도록 몇 시간이 되도록 아무도 오지 않는 그 방에서 추위에 떨어가며 기다린 끝에 자신의 아버지가 왔을 땐 절망이 사실이 되었다.

가지 않겠다는 선우를 차에 태우고 집에 데려온 아버지는 집 안 소파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아기를 보여 주곤 바로 건너편에 앉은 어머니에게 눈짓을 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입양 동의서다. 소진의 사인이 버젓이 그려진.

“여기 사인을 한 게 그 학생이다. 어서 사인해. 일부러 도장 안 찍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싫어요.”

“고집부리지 마.”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하신 거죠. 학교 안 간 것도 혼내지 않은 거…… 다, 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병원에만 박혀 있는 선우를 그냥 둔 것도 모두 전부 어른들끼리 꾀한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니 선우의 가슴에 불이 나는 것만 같았다.

믿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믿는다는 것은 드라마요, 영화다. 분명 소진은 억지로 사인을 했을 것이고 어디론가 갔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래야 한다.

“정선우.”

“아빠는, 아빠는 저 버릴 수 있어요……? 예? 아니잖아요…….”

“경우가 달라.”

“경…….”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종이를 뚫어져라 내려 본 선우는 얼굴을 가리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싫어요, 못해요. 난…… 안 돼.”

“……제 몫도 하지 못하는 놈이 애를 키운다고? 제대로 일 한 번 해 보지도 못한 놈이…… 건방 떨어서 돈이 나온다면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아!”

선우의 아버지는 테이블을 강하게 한 번 내려치고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단호하게 일갈했다.

“난 네놈의 문제를 뒤덮고 용서해 줄 생각 없다. 계속 그 상태로 버틸 거라면 너도 내 아들 아니다. 나가. 그리고 들어올 생각은 절대 하지 마.”

필히 겁을 주려는 겁이 분명했겠지만 너무도 상처를 받은 소년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소진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앞에 놓인 것은 그들의 아기를 보내야 한다고 써진 종잇조각뿐이다.

열아홉 아버지

=

이글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며 다독여주신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20333 추천 [현대물] 제 선작 모두를 추천해 봅니다.. +11 Lv.93 무극무혈 11.09.20 4,369 0
120332 추천 김유현님의 불멸자 추천합니다. 참신한 현대물 강... +5 Lv.1 Chevy 11.09.20 2,504 0
120331 한담 가끔 글쓰는 일이 힘듭니다. +9 Personacon 시링스 11.09.20 670 0
120330 추천 해돌이형 님의 <붉은 고원> 추천합니다 +11 Lv.7 루드밀라 11.09.20 1,559 0
120329 추천 [작연/더퍼펙트] 어라? 밥빵이!!!!! 밥빵이!!! 밥... +7 Lv.27 김원두 11.09.20 2,137 0
120328 한담 아직도 스캔본들 많이 나오네요.... +23 Lv.53 에나스 11.09.20 3,153 0
120327 홍보 정규연재 / 전쟁) 소설 125일 전쟁을 홍보합니다. +2 Lv.1 장물아비 11.09.20 2,156 0
120326 한담 이런 것도 병일까요? +7 Lv.13 프리시커 11.09.20 1,032 0
120325 한담 현재 문피아에서는 팬픽이 없지요? +34 Lv.16 [탈퇴계정] 11.09.20 3,603 0
120324 한담 글을 쓰는 이유 세 가지 +7 Personacon 백곰냥 11.09.20 2,141 0
120323 추천 일점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7 sungan 11.09.20 1,346 0
120322 추천 단칼에, 아니 단숨에 읽었습니다. +5 Lv.31 팝준 11.09.20 1,745 0
120321 한담 요즘 오늘의 베스트를 보면서... +7 창조적변화 11.09.20 3,239 0
120320 요청 엄청나게 다크할 소설 추천 부탁드려요 +11 Lv.18 액박주의 11.09.20 1,060 0
120319 요청 마의 고수가 정을 박살내는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6 Lv.53 johnnyin 11.09.20 891 0
120318 추천 붉은눈(?)이 매력적인 하수구의정령사 +4 Lv.81 폭설(暴雪) 11.09.20 2,667 0
120317 한담 왕은 웃었다. 삽화 otz +13 Lv.7 새율 11.09.20 2,179 0
120316 요청 이런 식의 소설을 추천좀 해주셔요 +6 갈비찜덮밥 11.09.20 1,626 0
120315 한담 연참대전.... 흐어어 +7 Lv.52 박무광 11.09.20 961 0
120314 한담 오, 왕은 웃었다가 도착했네요. +5 Lv.99 메이르 11.09.20 1,374 0
120313 알림 [정규] 안이랑-전설의 연금술사│게임 +2 Lv.1 [탈퇴계정] 11.09.20 1,176 0
120312 알림 [정규] 칼맛별-대마두│무협 +2 Lv.1 [탈퇴계정] 11.09.20 1,378 0
120311 알림 [정규] 미립-그녀를 위하여│게임 +5 Lv.1 [탈퇴계정] 11.09.20 1,498 0
120310 알림 [정규] 가렴-실버 크레센트│무협 +2 Lv.1 [탈퇴계정] 11.09.20 1,055 0
120309 알림 [정규] 건우-리버 앤 아르시스│판타지 +1 Lv.1 [탈퇴계정] 11.09.20 743 0
120308 알림 '고검환정록'을 북큐브에서 연재합니다. +27 Lv.10 직하인 11.09.20 2,075 0
120307 추천 현대생활백서- 무림고수 고등어 환생물 +7 Lv.1 문협 11.09.20 2,216 0
120306 알림 [9월 연참대전] 9월 19일 집계 +15 Lv.96 담룡(潭龍) 11.09.20 913 0
120305 요청 사랑이 주제인 무협,판타지 좀 추천해주세요 +10 Lv.5 풍뢰주 11.09.20 920 0
120304 한담 글쓰시는 분들, 이런 고민해보신 적 있나요? +14 Personacon 백곰냥 11.09.20 733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