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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대전 생존 일주일차...

작성자
Lv.12 라콘투어
작성
12.01.14 14:09
조회
1,340

14012012

YCDJ사에 특수의뢰 제작해 사막생존투어를 목적으로 지어진 버스를 타고 떠난, 목숨 건 여정이 어느새 1주일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사막버스는 황합판 제질의, 사방에 가시가 돋힌 벙커스타일 버스이지요. 최대 탑승 인원은 32, 고압축 연료량은 1달여 가량...

버스기사의 성함은 제인스 블루나래라고 합니다. 끝없는 사막의 지평선 너머를 보고서도 길을 잃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마인드맵핑(Mind Mapping) 능력자이지요. 뭐, 머리를 들여다볼 수 없으니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또한 만~50만 단위 내에 글자수 암산계산에 상당히 능통하다고 하는데... 이는 제법 사실인 것 같습니다. 워낙에 해가 뜨거워 잠시 발열 모드로 사막 한복판에서 쉬고 있을 때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정말 암산이 빠르긴 했습니다.

제인스 블루나래의 임무는 간단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이 고철덩어리 같은 사막버스를 몰아 횡단하도록 도와주는것. 그는 매일 12시간을 운전하지만 지치지도 않는가봅니다. 정체가 뭐였는지...

2012 새해의 첫 달, 인류에게 선물된 것은 마야인의 예언 실현이었습니다. 홍콩에서 시작된 무시무시한 변종 바이러스가, 닭과 박쥐를 통해 전세계로 일순 확장되면서, 인류는 이미 60억에서 10억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한 학자가 호기심으로 조류독감 플루를 변종하여 만들었다가, 잘못되어 유출되어 이렇게 아포칼립을 맞이하게 된 듯 합니다. 그 빌어먹을 작자는 아마 지옥에서 내내 처벌을 받아 마땅하겠지요...

바이러스는 단순히 인간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되려 죽였다 살렸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들은 공기 중에 노출된, 지극히 자연스러운 양의 방사능에 극도로 민감히 반응하면서 피폭, 통칭 좀비(Zombee)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인간들은 서로 뜯어먹고 햘퀴며 세상의 끝을 자신들의 살점 묻은 두 손으로 시작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중화기기와 기관총, 권총, 칼과 둔기들을 동원한 생존자들은, 죽어라 좀비들을 죽여나갔지만, 이미 50억에 달하는 끔찍한 시체들에게 당해내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이 좀비들은 두뇌가 과반수 파괴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움직이는, '악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추가감염으로 10억에서 5000만으로 인류의 숫자가 줄고, 남은 인원마저 좀비들에게 자꾸만 당해 서로가 종말을 체념하고 있는 시기에, 인간들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생존캠프형 요새'를 구축했습니다. 러시아의 제 3차 세계 대전을 대비한 이동형 거대벙커 3000여대를 선두로, 인간들은 차차 좀비들과의 전쟁을 통해 안전전선을 바깥으로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희망의 불이 점점 더 타오르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렇게 매일 시체 타는 냄새, 썩는 냄새, 죽는 소리, 죽이는 소리에 휩싸여 생지옥처럼 변해버린 지구의 마지막을 살아가고 있는도중, 얼마남지 않은 학자들에 의해, 좀비들이 기이하게도 사막지대에서는 활동이 극히 적음이 밝혀졌습니다. 응급 제네레이터가 부착된 시설을, 안전전선 내에 포함시키고 난 후, 아직 비상동력으로 죽어가던 지구를 방관하던 위성을 통해 포착한 사실이지요.

비록 특수전망 시설은 금세 그 기능을 잃었지만, 우리는 매우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 셈이 됐습니다.

그렇게 우리 '최후의 인간들'은 YCDJ사(인류는 전멸에 가까이 몰락했지만, 여전히 일부 기업체 형식의 조직은 살아남아, 이동형 거대 요새 내에서 각자의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화폐의 단위는 당연히 프로틴바 혹은 물)에 의뢰해 특수제작한 사막버스와, 최대한의 무기들을 실은 채 생존투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막을 조사하는 것은 부차적인 목적이었고, 일단 그 곳에 인간들이 새로운 터전을 잡을 수 있을지 확인하는, 노아의 방주에서 보내진 비둘기와 같은 자들이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우리는 끔찍한 좀비들을 뚫고, 아껴두었던 에어 리프트 수송선의 마지막 연료를 사용해 사막에 덩그러니 놓여지게 되었습니다. 뭐, 생존 후 복귀 시의 막강한 복상을 보고 자원한 것이었으니 이렇게  푹푹 찌는 사막버스에 앉아 하루종일 내내 덜컹거리고 있다고 해도 '최후의 인간들'을 욕하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뭐.

여행의 2일 차. 우리는 지하에서의 괴이한 움직임을 육안으로 포착, AIPNUM사 샷건을 장전한 후 사막버스의 창문을 모두 연 후, 이동하는 내내 잔잔히 흐르는 사막의 바닥을 주시했습니다. 물론 별 달리 튀어나오는 것은 없었지만요.

여행의 4일 차, 벌써부터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혼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졸거나 헛소리를 하거나, 골골거리기라도 하면 버스 구석에 밀어넣어 말썽이라도 부리지 않을텐데, 이 이기적인 인간들 몇은 상황 생각도 못하고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좀비가 되어버린 것에 대해 철없는 청년이 농담을 한 것으로 싸움이 시작되었었다죠. 결국 아내를 잃은 중년은 청년의 머리에 AIPNUM사 권총으로 총알을 박아넣어버렸고, 그로 인해 안 그래도 예민해져 있던 사람들은 버스 안 때 아닌 총격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화를 못이겨 좀비도 아닌 사람을 총으로 쏴죽인 사람을 버스에 멀쩡히 살려둘 수 없겠다-는 충동적인 결정이었죠. 결국 10발 가량의 권총질이 끝나고, 5구의 시체가 버스 뒷편에 쌓이게 된 시점, 버스 안은 적막만이 감돌았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생존투어 일주일만에, 그것도 버스 안에서의 총격전이라니.

사실 버스 안 사람들 모두 그 일이 보통 기이한 일이 아님을 모두 감지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총을 겨누며 망설임 없이 생존자 동료를 죽이려했던 그들의 눈은 마치... 좀비의 그것 같다고나 할까요.

여행 5일차, 모두의 예상이 맞아든 것 같았습니다. 그간의 생존자들은 모두 좀비 바이러스에 면역이 있어 감염되지를 않았었는데, 이상하게 버스 내 사람들은 새로운 종류의 좀비처럼 돌변하며 갑자기 이성을 잃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당황했고, 살고 싶은 본능에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그렇게 2차 버스 내 총격전,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이 죽고 19명만이 남게 되어버렸습니다. 제기랄.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버스 내에서 돌변하거나, 살기를 띄기까지 난폭해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에 확 띌만한 피폭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좀비 공식과도 같은 피폭이 보이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정신이 좀비화 된 것 같았습니다. 사막의 텅 빈 황색 광경이 그들을 미쳐버리게 한 것일까요? 아니면... 이 사막에 무언가가 다른 것이 있는 것일까요?

남은 생존자 18명. 스스로의 손톱을 광기 어리게 모두 씹어먹더니, 자신의 머리를 쏴 누군가가 자살해버렸습니다. 이제 사막 버스 내 분위기는 조용한 악몽...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난 지금 두렵지도, 무섭지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설마 내 정신도 썩어들어가는 것일까요?

지금 버스 안의 사람들은 모두 곰돌이 인형을 품에 품듯, 각자 장전된 샷건 혹은 기관총을 꼭 두 손으로 안고 있습니다. 언제 누가 미쳐 달려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본능으로...

그런데 이상합니다.

어째서 제인스 블루나래라는 버스 기사는 콧노래까지 흥얼대며 이런 괴기한 죽음의 버스 안에서 저리 여유로운지? 버스기사는 심지어 총 한자루마저 지니고 있지 않음에도 지극히 태평해 보입니다.

도대체 이 사막버스의 진짜 목적이 뭘까? 이런 위험요소를 알고서 우리를 들여보낸 것은 아니겠지?

생존 1주일 차... 그간 쌓인 시체들을 모두 버려내고, 피에 지나치게 물든 시트는 모두 뜯어내 밖에 버렸다.

아직 10에 있던, 지옥의 광경에 질려버린 소년 하나가 소리친 말을 나는 믿지 않을 것이다. '모래 아래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시체들을 모두 삼켜버렸어요!'

생존 1주일 차... 나는 살아있다. 이 사막버스의 실체가 무엇이던!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빌어먹을.

***

어디까지나 연참대전 특별 상황극입니다만...

전 정신줄 놓지 않았습니다만...

문제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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