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에 갑자기 댓글에 대한 성토글이 많이 올라오는군요.
매번 반복되는 주제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고개는 끄덕끄덕하지만서도, 한 두마디 정도 끄적거려볼까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댓글이라는 것은 참 중요하죠. 짧은 글 한 두마디에 사람을 울리고 웃길 수 있다는 게 절대로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특히 글을 쓴 지 얼마 안되는 초보작가들에게는 더욱 더 소중하겠죠. 그래서 매번 작가분들로부터 댓글 관련 글이 올라오곤 합니다. 허나,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글을 보고 그냥 가지 마시고 댓글 하나만 달아 주세요” 라고 ‘요청’을 합니다. 분명히 독자들은 그 글을 보고 동감을 할 겁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댓글이 작가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독자들도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에 독자들이 모르는 분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지나갈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독자들에게 댓글은 ‘작가를 위하여’ 달아주는 멘트가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건필하세요.” 와 같은 글은 일상적으로 다는 분들이 계시지만 작가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댓글은 그런 형태가 아니잖아요? 본인의 글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독자들끼리 의문을 주고받으면서, 또는 축하의 말이나 서운함도 건네는.. 그런 서로간에 진정으로 소통하는 장을 원하시는 거잖아요. 앞에서 주절주절거렸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요점은, 독자들은 자신을 위해서 댓글을 다는 겁니다. 글을 읽고, 생겨나는 무언가를 표출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간질간질하거든요. 다시 말씀드리면 그렇게 만드는 게 작가의 능력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꼭 글의 퀄리티가 댓글의 퀄리티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작가와 독자들간의 댓글을 보면, 함께한 시간과 유대감을 느끼는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회수에 비해서 댓글이 많다고 생각되는 작가분들은 독자들과 같이 호흡한 시간이 많습니다. 문피아에서 오랜 기간동안 활동한 분이라던지, 아니면 동일 세계관의 글들을 몇 질 완결시킨 분이라던지.. 뭐 이런 거죠. 바로 옆집에 참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이사왔다고 해서 만나자 마자 몇 시간씩 이야기를 할 순 없는 노릇이죠. (이야깃거리가 없으니) 처음엔 인사만 하다가, 한 번씩 수다도 떨고 하면서 친해지는 거고요. 막 이사온 사람이 몇 년째 옆집에서 사는 이웃에게 “왜 둘만 친하고 나랑은 서먹해” 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작가와 독자도 같다고 봅니다. 첫 작품으로 이사를 오셨으면 떡도 돌리고, 만나면 인사도 하고 하면서 지내다 보면 어느새 주변에 이웃사촌들이 모여들겁니다. 처음부터 인사해 달라고 해도 돌아오는 답은 “안녕하세요.”밖에 없습니다. 차 한잔 하면서 고민도 털어놓고 수다를 떠는 사이가 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게 작가와 독자 사이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고, 그게 바로 댓글이 아닐까요?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인기 많아 보이고, 댓글 많아 보이는 작가분들도 처음에는 낯선 이주민으로부터 시작하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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