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3 슈베린
작성
14.02.07 09:26
조회
1,759


 차갑고 딱딱한 살인기계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건너고, 인간의 웃음기 하나 없는 보도블록들을 밟아 도시를 걸어왔다. 기계가 무섭고 인간이 두려운 나였지만,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 이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은 냉혹하고 비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오래도록 걸어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공포심 때문에 평범한 인도조차도 식은땀을 흘리며 걸어가야 하는 것이 내 일상이다. 왜일까? 지금은 두렵기는 해도 일말의 용기가 생긴다. 세상에서 제일 피곤한 공포에 저항할 용기가 생긴다.


 무심하게 옆을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의 표정을 굳이 바라보지 않는다. 신호를 기다리는 승용차의 백넘버를 외우려 하지 않는다. 가죽점퍼를 입고 헬멧을 쓴 사람이 오토바이 위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무슨 문자를 쓰고 있는지 손동작을 추리하지 않는다. 지금 지나간 이 모든 것들이 평소에 내가 무서워하고 의심하던 평범한 것들이었단 사실조차 떠올리지 않는다. 나는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이 손을 잡은 채로 걷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저 곁에서 작은 체온만 느낄 수 있다면, 어디든지 걸어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나 불렀니?”


 아니, 부르지 않았어. 마음속에선 간절히 원하며 외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네 이름을 부르지 않을 것이다.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면서, 너의 손을 먼저 붙잡은 것을 굳이 밝히지 않을 것이다. 내 부끄러움과 안도감이, 서로 맞잡은 이 손바닥 안에서 너에게 보이지 않도록 더욱 굳게 쥘 것이다.


 내 얼굴색과 닮은 보도블록의 개수를 세며, 바닥을 보며 걸어 나갔다.


 “스물여섯 스물일곱.”



 때로는 수줍게...



 “미친! 게스트한테 잘 보여서 연애라고 하려고 그러냐? 아무튼 긴장들 해라. 이 년도 뭔진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년이다.”


 나는 울컥하는 마음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 고릴라.”


 “뭣이? 고릴라?”


 딱히 누구라고 지목하지 않았는데 분대장 사내가 발끈해서 대답했다. 나는 차갑게 그를 비웃었다.


 “어마어마한 년 아니거든?”


 “뭐라는 거야, 이 미친년이?”


 “그래! 맞았어! 나 미친년이다, 이 자식아!”



 때로는 터프하게 학교의 숨겨진 비밀들을 파헤쳐 나가는 그녀.



 “아니, 오히려 그 이유이기 때문에 해내야 해. ? 나는 절대로 추락하지 않을 거니까. 세상의 기둥뿌리를 모조리 뽑아들고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 혼자 추락하며 엔딩을 볼 생각은 없어.”



 그런 그녀가 학교의 기둥뿌리를 뽑기 시작한다.

 오늘은 어떤 실험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


 안녕하세요! 이른 아침을 틈타 조심스레 홍보를 해 봅니다.

 타 사이트에서 잠시 연재를 할 때에 어느 독자분이 그러시더군요.

 왕의 실험실은 살짝 매니악한 부분이 있다...

 확실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데에서 한 번 갈리고,

 초능력 소재에서 한 번 또 갈리고,

 마지막으로 제 실력이 부족해서 앞부분을 읽으시다가 많이들 가시더라구요 하하...

 제 딴에는 살짝 유치하고 발랄한 부분을 보이는 앞부분이 후반부를 위한 하나의 장치로 심는다고 심은 것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제가 봐도 살짝 오글거리는 부분이 조금 있네요.

 하지만 중2병 꼬꼬마처럼 흑염룡을 쥐고 인정사정없이 날뛰는 그런 이야기라기보단, 나름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날뛰는 고2병 아가씨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시원하고 털털한 성격의 수정이를 만나고 싶으시면 한 번 들러 주세요!


http://blog.munpia.com/ariados/novel/17022


부끄러운 홍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3980 한담 왜 이럴까요? +17 Lv.22 뫼달 14.02.06 3,529 0
133979 한담 대책없이 전개를 막나가면 생기는 폐해 +10 Lv.2 Floyd 14.02.06 2,464 0
133978 한담 너도 NPC ? +28 Lv.15 감감소 14.02.06 3,245 0
133977 요청 사천당가 자료 +24 Personacon 밤의꿈 14.02.06 3,168 0
133976 홍보 [자연/판타지] 대상인 루멜 홍보합니다. +4 Lv.22 월하수인 14.02.06 2,296 0
133975 알림 복귀가 늦어졌습니다.. Lv.32 환산 14.02.06 2,604 0
133974 한담 요즘 다시 글을 끄적거리고 있는데... +2 Lv.65 다비 14.02.06 2,860 0
133973 요청 이 단어의 뜻이나 어원을 아시나요? +8 Personacon 水流花開 14.02.06 4,788 0
133972 홍보 [자유/현판]록앤롤이여 영원하라(Long live Rock '... +10 Lv.28 한비(翰飛) 14.02.06 3,383 0
133971 요청 프레티넘 일일베스트 +6 Lv.56 최경열 14.02.06 2,939 0
133970 한담 멘탈이 붕괴했습니다 +9 Lv.71 미국판타지 14.02.06 2,970 0
133969 요청 연재 완결된 작품을 추천 순으로 볼 수는 없나요? +7 Lv.13 Azurea 14.02.06 3,302 0
133968 추천 야데님의 언데드(UNDEAD) 추천합니다! +5 Lv.6 청사사 14.02.05 3,781 0
133967 홍보 [자유/무협]묵암패룡(墨巖覇龍) 홍보합니다. +1 Lv.61 유위저변 14.02.05 3,391 0
133966 요청 플래티넘 추천부탁드립니다. +5 Lv.51 이히힝 14.02.05 1,969 0
133965 한담 오랜만에 완결란에서 레드세인트 읽고 왔는데 +2 Lv.14 olfam 14.02.05 4,037 0
133964 한담 인터넷 소설의 저작권은? +29 Lv.21 불가불계 14.02.05 3,102 0
133963 홍보 [일연/현판] 끝과 끝 사이에서 Lv.7 12312312.. 14.02.05 2,043 0
133962 한담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와 판타지적 영감 +6 Lv.21 불가불계 14.02.05 2,807 0
133961 한담 무협에서 갑자라는 표현 +19 Personacon 베어문도넛 14.02.05 4,533 0
133960 홍보 [작연, 현판]암흑대제, 현대에 가다. Lv.5 정현™ 14.02.05 3,113 0
133959 한담 화폐단위 어떻게 하나요? +21 Lv.75 m민심m 14.02.05 3,426 0
133958 한담 왼쪽에 새로생긴 선호작품 창 진짜 불편해죽겠어요. +8 Lv.1 [탈퇴계정] 14.02.05 2,872 0
133957 한담 지금 쓰는 부분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12 Lv.1 [탈퇴계정] 14.02.05 2,714 0
133956 한담 잃어버린 사람을 찾습니다. +10 Lv.49 청청(淸靑) 14.02.05 2,948 0
133955 홍보 [일연/현판,미스터리] 절대무능 패러다임 2차 홍보! Lv.27 Bibleray 14.02.05 3,035 0
133954 한담 댓글 달리면 +1 이런게 생기잖아요. +14 Lv.49 청청(淸靑) 14.02.05 3,057 0
133953 한담 '~에서나 보던' 이라는 문구. +9 Lv.23 엄청느림 14.02.05 3,328 0
133952 한담 소설 쓸 때 '말했다.'라는 귀신을 잡아먹는 어휘와... +22 Lv.23 tulip642.. 14.02.05 18,165 15
133951 홍보 [자연/무협] 50회 연재 기념 허무지로 홍보 나왔습... +21 Lv.49 청청(淸靑) 14.02.05 2,402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