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게 지나칠법한 부분에 살짝살짝 장치들을 설치시켜놓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장치들을 단숨에 조립하면서 막대한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가 정밀한 기계장치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정말 좋아합니다.
마지막에 독자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하고,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읽으며 이 부분에서는 왜 이렇게 했고, 이 행동이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스쳐지나가던 여기에 이런 뜻이 있었구나. 이런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 혹은 구성. 저는 그런 것을 정말 좋아하며 동경하고 또 그렇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획적인 글을 쓰는 쓰는 것이 상당히 피곤하고, 생각할 부분도 많고, 설정 구멍이 생겨날 부분도 많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이라면 한 부분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마지막 조립할 때 완전히 ‘망가져버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성이 가져다주는 전율은 잊기가 힘들죠.
그래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글을 쓰시는 여러분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한 구성을 하고 쓰시는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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