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좋은 글을 쓰고 있지 못한 그냥그런 흔한 글쟁이 지망생입니다.
썩 좋은 재주를 갖고 있지 못한 탓에 글을 쓸때마다 늘 고민에 빠지고는 합니다. 집에서는 왠지 잡다한 일들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지라, 최근에는 커피숍 구석에 처박혀 끄적거리고는 합니다.
평소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저로써는 그냥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고, 4~5시간을 보내곤 했죠.(이것도 커다란 체인점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죠?ㅎㅎ;;) 가끔 점원들과 눈이 마주칠때면 미안함과 어색함에 작게 웃고는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얼굴을 익힌 점원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속으로 ‘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 다른 것이라도 더 시킬껄 그랬나?’하는 생각에 어색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점원은 제게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찻잔을 제게 내밀더군요.
“커피를 무척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맛보시라고 가져왔어요.”
라면서 제 앞에 잔을 내려 놓더군요. 엉겁결에 저는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라고 답을 했지만 그만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허둥지둥 커피를 순식간에 들이키고는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섰습니다.
왠지 혼자 생각에 ‘그만큼 자리를 지켰으면 이정도는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듯하여 재빨리 자리를 뜬 것이죠.
소심한 탓일까요? 저는 그 찻잔이 무척이나 거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커피숍을 한동안 찾지 않게 되었지요.
하지만 글은 또 다시 막히게 되었고, 답답한 마음에 다시 커피숍을 찾아갔습니다. 평소처럼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구석에 자리잡았습니다. 전에 제게 찻잔을 주었던 점원은 다행히도 자리에 없었습니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다시 글을 써나갔죠.
헌데 오늘. 또 그 점원이 제게 같은 커피를 똑같은 대사와 함께 내오더군요.
“직접 내린 커피에요. 한번 맛좀 봐주시겠어요?”
아! 오늘은 한시간밖에 자리에 안있었는데! 아무래도 전 그 점원에게 커피를 즐기는 커피 애호가로 보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두번째의 경험인지라 당황하지 않고 마주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잔을 내려놓고 보니, 그 향이 매우 좋았습니다. 커피에 문외한인 저조차도 혀끝을 스치는 시큼하면서도 깊은 커피가 흔히 마시던 아메리카노와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분명 전의 그때와도 같은 상황임에도 전처럼 편협한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금방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정말 점원의 말처럼 이젠 커피 애호가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글도 막히고 괜한 잡생각에 이렇게 한담에 글을 남겨 봅니다. 아마도 제 첫 한담의 글이 이런 횡설수설이라 부끄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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