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
15.04.12 01:53
조회
904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가 세계관을 어떻게 글에 녹아들게 해야 읽는 독자들이 혼란스러워 하지 않고 복잡해 하지 않고 어려워 하지 않고 흥미를 가지며

그 무대에 빠져들게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지루해져도 독자들은 뒤로 가기를 누르니, 조금만 지나면 재미있어 질테니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만 파고들어 달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 우습죠. 공부하려고 판타지 무협을 보는 게 아니니까요.

 중세 판타지를 읽을 때는 르네상스 시기의 유럽을 떠올리면 되고, 무협소설의 배경은 무림을 벗어나지를 않으니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어 읽기가 수월한거죠. 현대 판타지는 뭐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시대이니 말 할 것도 없고요. 

그러면 이렇게 대중적인 배경을 벗어난 세계관을 만드는 건 헛된 작업일까? 를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눈물을 마시는 새와 룬의 아이들 이더군요.

두 책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대작가의 야심작이었죠. 

하지만 저 두 작가분들도 시작은 우리에게 그 당시에도 이미 익숙했던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렇다면 눈물을 마시는 새 시리즈와 룬의 아이들 시리즈가
지금 이 시점에서 완전 무명인 글쟁이의 이름으로 올라왔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저 두 소설을 참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특히나 마시는 새 시리즈는 
그 세계관이 워낙 독창적이어서 그런지 제 상상력이 빈곤해서 그런지, 배경이 묘사된 부분이나 특정 장면 장면을 떠올리기가 무척이나 힘들었거든요. 전 작품인 드래곤 라자를 워낙에 재밌게 읽었던 터라 순전히 작가의 실력을 믿고 끝까지 봤던 거죠. 

나중에 가서 재밌게 읽기는 했지만, 과연 저 작품이 문피아에서 처음 글을 올리는 작가의 손에서 나왔다면 내가 과연 그 지리한 과정을 견디며 읽을 생각을 했을까...?

룬의 아이들 같은 경우는 무대 배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중세 유럽을 떠올리게 해서 마시는 새 시리즈보다야 읽기가 수월하지만, 여전히 같은 의문이 남습니다. 윈터러같은 경우는 괜찮다고 봅니다. 어린 검사의 성장 복수극은 기존 독자층들에게 충분히 먹힐 만한 소재였죠. 

하지만 데모닉같은 경우는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잔잔한 물결속에서도 격정적인 파도처럼 몰려오는 어른들의 날카로운 동화 같은 분위기가 신선하고 너무 좋았던지라 데모닉을 더 선호를 하지만, 기존 장르소설 팬들에게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너무 어렵고 복잡한데다 전투신도 별로 없고 몰입이 안 된다는 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데모닉은 상업적인 성공을 크게 거두었죠. 전 여기서 의문인게, 만약 데모닉이 전민희라는 작가의 이름을 빌리지 않거나, 당시 인기 게임이었던 테일즈위버의 원작이라는 밑바탕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가 있었을까? 저부터도 테일즈위버를 통해서 등장인물들과 세계관에 익숙해진 상태로 더 쉽게 소설에 몰입할 수가 있었거든요.

뭐, 두 작품다 워낙 글도 좋고 이야기도 좋은지라 인기를 얻기는 했을거라 생각도 들지만, 제 생각으로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한번 알고 싶어서 이렇게 한담에 올려보네요  

Comment ' 22

  • 작성자
    Lv.28 호뿌2호
    작성일
    15.04.12 02:02
    No. 1

    뜨겠죠.
    아무리 요즘 장르소설 시장이 막장이고 인기 장르가 평준화 되어있다지만 눈마새나 룬의 아이들 수준의 글이라면 충분히 뜰 겁니다.
    ......그렇게 믿고 싶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09
    No. 2

    그렇겠죠???? 저도 그랬음 하네요...그렇게 재밌게 읽었는데, 그만한 책들이 수면위로 오르지 않고 그냥 묻혔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되게 아까운 것이 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MirrJK
    작성일
    15.04.12 02:04
    No. 3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0
    No. 4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13 늠.연.
    작성일
    15.04.12 02:16
    No. 5

    그보다는, 사실 정말 여기 분들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반지의 제왕] 재미있게(!) 읽으셨습니까?
    옛날 예문판 세권짜리를 본게 다고, 저는 영화는 다 안 봤는데 읽을 당시에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루했었고 그러니까 만약 그런 스타일의 글이 문피아에 연재물이라는 형태로 올라온다면 필패라고 생각하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5.04.12 02:28
    No. 6

    반지의 제왕은 현대적인 소설과는 서술이 꽤 다르죠. 원래 톨킨이 중세 문학 연구한 결과물이기도 하고... 중간에 노래 부르고 하는걸 보면 '캔터베리 이야기'라던가 하는 고전 영어 문학과 비슷한 분위기가 풍기고, 이러한 건 톨킨 전후의 펄프 판타지(대표적으로 '코난 더 바바리안' 같은거라던가)랑도 상당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판타지랑은 읽어가는 방식 자체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1
    No. 7

    저도 반지의 제왕을 제가 그동안 읽었던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을 생각하고 전권을 샀다가....돈이 아까워서 다 읽기는 했는데 그닥 머리에 남지는 않더군요...중학생때 읽었던 거라 너무 어려워서 그랬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홍영영
    작성일
    15.04.12 16:43
    No. 8

    저는 오히려 반지의 제왕 영화만큼 책도 좋았어요!
    책에선 영화가 담지못한 작가의 세심한 장치들과 꼼꼼한 설정, 배경들을 한껏 즐길 수 있었서요!
    읽는 내내 톨킨은 진심 대단(미쳤다)하다라는 생각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마천회
    작성일
    15.04.12 02:19
    No. 9

    예전과 같은 반응은 아니더라도 글이 좋으니 인기는 끌겠죠.
    근데 근래 신인작가들중에서 비슷한글을 본적도 없네요. 아니 존재하긴하나요? 죄다 조회수를 위해서 대세장르만 따라가고 적당한 재미에 연재속도를 더해 양적으로 승부를 보는글들이라, 처음 괜찮을지 몰라도 이제는 소개보기만 해도 질려서 재미있다고 추천받아도 작품소개보고 패스하네요. 나름 문피아에 인기 작가글 봐도 적당하게 재미있게 봐도 그게 끝이고, 그냥 장르전체의 글들의 전개가 다 비슷비슷해요.
    어떤분은 장르소설의 역사가 짧아서 그렇다고 하던데 아무리 한국 장르소설판의 역사가 짧다고 해도 소위 명작이라고 부르는글들은 대개 초창기에 나온 글이라는게 참..
    문피아에는 거의 조회수에 예속된 수익추구의 글 밖에 없지 않던가요? 일단 앞으로 그런 글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확실한건 나올 환경은 더 힘들어진거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늠.연.
    작성일
    15.04.12 03:17
    No. 10

    반드시 앞으로 그런 글이 나올 것이고,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문피아의 대세작이라는 것은 장르 안에서도 일부일 뿐입니다. 작품성이나 주제의식을 추구한다고 노력하는 습작가들은 아직 어립니다. 한국 장르소설판에서 초기에 나온 명작들은 역사가 백년은 넘어가는 해외 수작들을 보고 자란 세대가 쓴 것입니다. 지금 판타지를 쓰겠다고 하는 어린 습작가들은 아직도 장르와 순문학을 선 그어놓는 한국에서 현재[장르] 라고 하는 것들, 그러니까 초창기 명작 아니면 이런곳의 연재글들을 보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최근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회 전체가 판타지에 관대해졌습니다.
    문학을 읽고, 인문학을 읽고, 사회과학을 읽는 사람들이 언젠가 명작을 쓸 것입니다. 최근 순문단 쪽에 오히려 장르적인 장치를 잘 쓰는 젊은(이라고는 해도 40대지만;)작가들이 많습니다. 이곳 문피아에서 말하는 [장르작가들]이 아닌 작가들이 언젠가는 마천회님이 바라시는 그런 글을 쓸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4
    No. 11

    더 쉽고, 더 자극적이고, 더 간결하고 스피디한 이야기를 추구하는 경향이 세월이 갈수록 강해지는 와중에 확실히 이전의 명작들이 똑같이 나온다면 주목 받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바스레이
    작성일
    15.04.12 03:09
    No. 12

    뜹니다. 작가의 필력 문제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4
    No. 13

    그렇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5.04.12 08:18
    No. 14

    에뜨랑제를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올거라 생각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5
    No. 15

    처음 듣는 책인데...흙속의 진주 같은 작품이었나 보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홍영영
    작성일
    15.04.12 16:44
    No. 16

    에뜨랑제 정말 재밌고 흡입력 장난 아니었는데.....(문제는 저같은 경우엔 후반부에서 좀 약간 지지부진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달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홍영영
    작성일
    15.04.12 16:44
    No. 17

    에뜨랑제 정말 재밌고 흡입력 장난 아니었는데.....(문제는 저같은 경우엔 후반부에서 좀 약간 지지부진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달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우룡(牛龍)
    작성일
    15.04.12 09:29
    No. 18

    판타지 장르가 양판을 원하는 이들의 소굴이 된 만큼 볼사람은 보겠지만 인기는 그다지 많지 않겠죠.
    3년 전 쯤에 정말 재미없는, 개연성, 설정, 시대상, 인플레이션 등등 꼬이거 섞이고 나중에는 아예 신경도 안쓰던 먼치킨 양판 병맛 출간작 소설을 좋다고 보던 친구가 라자를 보고 한다는게 이딴걸 왜봄? 이라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8
    No. 19

    제 생각에는 장르소설을 읽는 연령층이 2000년대 이후로 대폭 낮아진 것 게 원인 같습니다. 드래곤 라자나 세월의 돌 같은 작품들은 당시 20~30대가 대부분이었던 초창기 인터넷 세대에 빛을 발한 작품들이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푸카
    작성일
    15.04.12 09:48
    No. 20

    일단 dr에서 넥슨때문에 주인공이 골치아플 때, \'주인공이 호구같네요. 하차합니다\' 라는 댓글 분명 나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4.12 16:18
    No. 21

    그건 정말 그럴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방이동
    작성일
    15.04.17 16:21
    No. 22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무협작가님들 보면 답나오죠...

    지금도 옛필력 그대로 어디가지 않으셨고, 충분히 재밌는데도

    그 작품의 가치에 비해 조회수는 현저히 낮습니다.

    시장이 달라진거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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