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99 임현
작성
04.10.31 07:54
조회
734

의인(義人)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의인(義人)은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설정(設定) 속에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한 주에 한 편 정도는 이 부분에 대해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님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첫 번째로 이 글을 올립니다.

먼저 의인(義人)의 모티프를 볼 때, 몇 가지의 질문이 있습니다.

첫째, 절대악인(絶對惡人)과 절대선인(絶對善人)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구분(區分)이 가능한 것인가? 라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적(絶對的)인 악인(惡人)은 없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악인(惡人)이 되는 것은 그 환경(環境)과 상황(狀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악인은 없다는 것이 제 글의 모티프입니다.

그렇다고 절대적인 악(惡)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 말라'는 선인들의 격언(格言)은 아니라 하더라도 악인(惡人)과 악(惡)은 분명 구분(區分)되어야 합니다.

절대(絶對) 악(惡)은 존재(存在)합니다. 그것이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이던, 아니면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한 것이든 분명히 절대 악은 존재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초자연적(超自然的)인 악(惡)을 분명히 인정(認定)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마(魔)나 사(邪), 악(惡), 요(妖) 살(殺)까지의 시작으로 보고 의인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악이 용서 받느냐? 용서받지 못하느냐? 는 악의 경중(輕重), 악의 대소(大小), 혹은 사회의 관념적(觀念的) 기본(基本) 선(線)이 어디까지인가 라는 것 보다, 그 사람이 진실로 돌이키고 용서를 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만일 악의 경중(輕重)만으로 본다면 이 민족에게 IMF사태를 가져온 사람들은 과연 용서를 구하거나 받을 수 있을까요?

IMF사태이후, 문을 닫아야 했던 수많은 기업들, 그리고 그 속에 명줄을 걸었던 구성원들, 깨어진 가정들, 버림받은 가장들, 아이들, 거리로 나선 주부들... 그뿐이었으면 한 번의 시련으로 끝났다고 보겠으나 그 영향 때문에 나타난 청년실업과 카드대란, 신용불능 사태들...

그것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습니다. 이 땅의 신음하는 가정과 젊은 영혼들에게 누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용서를 구하겠습니까? 정치의 실패, 정책의 부재, 최악의 정보, 최악의 대응... 그 책임을 누가 질 수 잇겠습니까?

경중이나 대소만으로 따진다면 이미 용서(容恕) 불가판정(不可判定)일 것입니다. 그들이 맡은 자로서 나라와 민족에게 행한 행태行態)의 결과(結果)는 너무 무겁고 너무 커서 경중이나 대소에 따라 용서가 가능한 것이라면 불가능한 무게와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를 보면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에게 그 큰 악을 행한 자들이 사죄(赦罪)하기보다는 모든 책임(責任)을 사회나 상황, 국제 정세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등 따시고 배부르며 나름대로 존대(尊待)를 받습니다.

또한 관념적인 악에 대한 기본 선이 적용(適用)됨에 있어 명확치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몇 명 죽이면 살인자지만 몇 만 명을 죽인다면 영웅'이란 말이 있던가요? 사회의 자그마한 해악에는 온통 매스컴이 떠들고 난리면서 실질적으로 국치(國恥)라고까지 일컬어진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일관입니다. 왜? 저들에게 사죄하라고 말을 못하는 것일까요?

'작전(作戰)에 실패(失敗)한 자는 용서받을 수 있으나 배식(配食)에 실패한 자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군대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저들은 작전도 실패지만 배식도 실패했습니다. 아니 쪽박마저 깨버렸습니다. 용서받을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럼에도 잘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악의 경중, 혹은 대소, 관념적인 사회의 용서할 수 있는 하한선(下限線) 등 모두가 용서하고 용서받는 부분, 다시 말해 용서란 말에 적용되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의인(義人)을 시작한 모티브인 것입니다.

또한 악(惡)을 가져오게 한 상황(狀況)이나 악을 조장(助長)한 실체(實體)도 생각하려고 합니다.

마음이 상하게 되는 IMF사태를 들어 죄송하지만 IMF사태의 이면에는 이득에 민감하고 기본적인 의(義)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일본이란 나라와 IMF의 최대 주주요, 수혜자(受惠者)인 미국의 농간(弄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들의 죄는 누가 묻는가?'가 의인(義人)을 시작한 모티브가 됩니다.

결론은 분명히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신(神)에 의한 것이든, 인과(因果)에 의한 것이든, 혹은 사람이나 상황에 의한 것이든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잘먹고 잘 사는 것 같지만 잘먹고 잘 살다 잘 죽는 것 같지만 분명히 그 죄를 묻고 심판(審判)하는 섭리(攝理)라는 것이 있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책임부분입니다. 상황과 환경 속에 어쩔 수 없이 저질러진 사태나 악은 개인의 책임은 없는가? 라는 점이 저는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사회적인 현상은 예컨대 신용불량은 개인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드대란도 마찬가지고 기업부도도, 워크아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아직도 해답이 없습니다. 의인을 통해 이 부분도 깊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관점(觀點)에서 의인(義人)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심판자로 나서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인공 사현(士賢)은 보통의 우리처럼 악인과 의인의 경계 속에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차츰, '최소한 의인이란 이것은 아니다'로 시작한 의인의 길을 한 걸음 때어 놓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이 상황과 환경 때문이 더 강합니다. 그런 가운데 가치관과 세계관이 변하는 것을 설정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론 대리인으로, 때론 섭리 속에서, 때론 참을 수 없어서, 때론 자신도 모르게, 심판자의 반열에 들기도 하나 사현은 오히려 더 악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참된 의인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이런 거창한 이야기가 무협에 무슨 필요가 잇느냐? 혹은 복잡한 세상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편한 무협에서조차 이런 무거운 이야기냐? 라고 타박하실 분도 없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동일한 생각입니다. 무협은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사회나 삶 속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털어 버릴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인(義人)도 그 부분을 제일로 추구해 나가려는 야심이 있습니다. 물론 부족한 능력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사상이나 가치관을 빼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저는 무협(武俠)을 사랑하고 무협을 가장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무협이란 장르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해 보고 싶은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할 수 있고, 들어주는 분이 단 몇 명이라도 있어주신다면 아직 미흡하고 부족하며 형편없는 글 솜씨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해 볼 생각인 것입니다.

장문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함께 생각하는 장을 위해 열었습니다. 언제라도 맨트를 부탁드립니다.

동숙

                                                


Comment ' 3

  • 작성자
    Lv.1 남궁훈
    작성일
    04.10.31 08:02
    No. 1

    에...댓글달기 힘든 글을 쓰셨네요^^

    본문에 대해 감히 뭐라 드릴 말씀은 없고...지금의 마음을 잃지 마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우매자
    작성일
    04.10.31 08:11
    No. 2

    이해 할 것같습니다. 당당히 걸 맞는 스토리를 한 번 전개해 주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임현
    작성일
    04.10.31 16:42
    No. 3

    남궁훈님 변함없도록 계속된 관심 부탁드립니다.

    optra777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부족부분은 가르쳐 주시고 관심으로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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