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 있다는 것 외엔 이곳과 거의 다르지 않는 세계.
여기서 한 소년의 푸념을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나. 최진현. 고입생.
가족관계는 어머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삼촌. 이렇게 끝.
작년까지 대구 토박이로써 살다 어머니의 변덕덕택에 서울로 올라온…. 그러면서 대구 사투리 잘 못 쓰는 이식 불, 빛 속성의 마법사. 클래스는 둘 다 2클래스.
보통 학생이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아직 사회에서 이루어놓은 업적이 없는지라 이름과 나이, 출신학교와 가정관계, 그리고 다루는 마법과 클래스밖에 쓸 것이 없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특이사항이 있다.
바로 전생의 기억이 이따금 보인다는 것인데. 여태까지는 말 그대로 이따금…. 아니, 아주 가끔씩 이라 세 번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고입에 들어와 내 인생은 크게 격변했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어머니의 변덕 탓에 서울로 귀화(?)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어째서인지 적극적으로 어프로치 해오는 두 여선배를 만난 것과- 가끔씩 보였던 전생의 기억이 눈물나게 자주 보이게 되어 정신에 혼돈이 온다는 것이다.
거기다 오늘, 내 전생의 지인이라는 존재가 등장해 내 인생 보통 농도는 최하급으로 떨어져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궁금했던 것을 모조리 물어봐주마.
“저기 말이지.”
“예.”
“나, 선택된 운명의 전사라거나 뭐 그런 거?”
“아니요.”
거 부정적 대답이 참 깨끗하구만.
“그럼 악마와 계약을 맺거나 저승세계의 착오로 전생의 기억을 가진채 환생한거야?”
“전혀.”
깨끗하게 고개를 젓는다.
“사실 나 마법이 없는 이계에서 건너온 녀석이라거나.”
“그럴 리가요. 마스터는 확실하게 이 세계에 속한 인물입니다. 뭣보다 이계의 인간이 일부러 다른 세계로 와서 환생할 일이 있겠습니까?”
있어. 그것도 많이.
“그럼 말이지…. 음…. 또 뭐있냐. 그래. 전생에 못 다한 사랑을 환생해 이루기 위해?”
“마스터.”
카리는 성대한 한숨을 쉬었다. 이건 명백히 부정.
“아, 아니야? 그럼 나 왜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로 환생한 거야? 지금 내 수준에서는 절대 못 쓰는 중급 마법도 쓸 수 있다고? 그러니 강대한 적과 맞서 싸운다던지, 깽판을 치기 위해서든 뭔가 이뤄야 할 게 있지 않는 한 전생의 기억을 가진데다가 마법까지 그대로 쓸 줄 아는 초 특권이 적용될 리가 없잖아. 안 그래?”
“글쎄요. 그 이유를 굳이 말하자면…. 마스터 당신의 생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라고나 할까요?”
도통 모를 소리만…. 나는 절망했다.
전 연령판 마법 학원물 지향작. 리버스 크로스.
지금, 대지 위에 선다!(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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