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오! 신록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인 듯합니다. 탈락자가 한 분도 없네요.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파이팅!!! ^^
[ 중계소설: 신록마관 ]
12
혁련칠우로부터 연무신교 멸겁의 비화를 알아낸 수면선인은 이번 신록마관 개방의 의미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단 움직여야 했다. 또 다른 혈겁을 막기 위해.
‘작살왕(炸撒王, zaksalking)을 먼저 찾아야 해. 마관에 흩어진 이들을 모으려면 그의 생존투쟁기(生存透錚氣)가 절실하다.’
그리 결론지으며 수면선인이 몸을 날렸다.
차가운 돌벽에 기대 그런 수면선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혁련칠우의 앞에 문득 그림자가 드리웠다.
혁련칠우가 서두르는 기색 없이 고개를 쳐들었다.
전면에 고급스러운 백의유삼을 걸친 신성풍의 노인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고, 그의 뒤로 검은 장포를 두른 백여 명의 괴인들이 전신에서 흉흉한 살기를 뚝뚝 흘리며 도열해 있었다.
이미 노인의 정체를 아는 혁련칠우가 조용히 물었다.
“……”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나만, 정녕 이렇게까지 해야겠는가?”
“……”
“각지의 패주들을 모두 제거하면 문낙원의 미래도 없네.”
잠자코 듣고만 있던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선인 같은 외모와 달리 그의 말투에서 짙은 살기가 느껴졌다.
“문낙원은… 스스로 정화될 기회를 잃었네. 차라리 이대로 사라지는 것이 나을 것이야.”
“복수에 눈 먼 아집일 따름이네.”
“그럴지도. 허나 내 뜻은 변하지 않아.”
혁련칠우가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하나만 묻지. 내 일찍이 연무신교 멸겁의 진정한 원흉을 밝혔건만, 자네는 그를 징죄하지 않았어. 오히려 문낙원에 불러들여 중임을 맡기더군. 이유가 뭔가?”
잠시 침묵을 지키던 노인이 굳은 입매를 묘하게 비틀며 뇌까렸다.
“날아보지 못한 새는 추락하는 아픔도 모르지. 정상을 꿈꾸는 그때, 그에게 죽음보다 못한 미련과 절망을 안겨줄 것이네.”
”……”
그 속에 사무친 원한의 크기에 질린 혁련칠우가 대꾸 없이 눈을 감았다.
그런 그에게 노인이 말했다.
“빙동(氷洞)으로 내려가게. 자네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해.”
“나는… 이제 그만하겠네. 내가 생각을 잘못했네. 자네 부탁을 들어준다고 내 죄가 씻기는 게 아니었어. 또 다른 죄를 지을 뿐이지.”
“이제 와서 군자연 양 하지 말게. 자넨 자격이 없어.”
“알아. 그래서 자격을 만들 생각이네.”
말을 마친 혁련칠우가 손을 얼굴로 가져갔다.
- 푸욱!
섬뜩한 파육음과 함께 혁련칠우의 눈에서 돌연 피분수가 치솟았다.
그의 검지와 중지가 두 눈에 깊이 틀어박혀 있었다. 스스로 파괴한 것이다. 용안을!
“나는… 이제 아무 힘도 없는 늙은이에 불과해. 그러니 자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능력이 없네. 이것이 나의… 자격일세.”
“이… 이, 미련한 작자! 자넨 정말 끝까지 나를 배신하는군!”
“미안하네.”
피 칠갑을 한 끔찍한 얼굴로 혁련칠우가 미소 지었다. 그 자신도 몰랐지만 삼십 년래 처음으로 그려보는 환한 미소였다.
어쩌면 용안은 그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였을지도 모른다.
천왕의 길을 걷는 것보다 평범한 약초꾼의 삶이 혁련칠우 그에게 훨씬 더 어울리는 삶이었을지도.
미안하다는 말과 달리 밝기만 한 표정으로 혁련칠우가 입에 남긴 한 마디를 마저 뱉었다.
“미안하네, 금강신존.”
* 작살킹님을 마지막으로 제게 쪽지 보내주신 분들은 어떻든 다 반영했네요. ^^
* 연참중계 조회수가 일반 한담글보다도 적어 공연히 송구스럽습니다. 최근 한담란이 좀 살아나는 기미가 있어 일면 반갑기도 합니다만.. 제가 괜한 짓을 해서 클릭을 막은 것이 아닌가 해 마음이 무겁네요. ㅠㅠ
* 이래 저래 연참 중계.. 두 번은 못할 짓인 듯합니다. 쩝.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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