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Comment ' 16

  • 작성자
    Lv.1 Cencorol..
    작성일
    11.07.25 23:11
    No. 1

    슬럼프 인가요. 독자의 입장으로서 무언가 정확한 조언을 할 수는 없지만... 꼭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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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1 니고데모
    작성일
    11.07.25 23:15
    No. 2

    글의 향기가.. 마치 모짜르트를 만난 살리에르의 감성 같습니다. 스스로 규정한 한계에 스스로가 실망했던 것일수도 있겠지요. 저는 뭐라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그저.... 힘내시라고.... 힘들어도 임은 이미 멋진 글쟁이라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그저 바람과 함께 사라질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해돌이형
    작성일
    11.07.25 23:21
    No. 3

    제 생각엔,,, 이 게시물 적으신 거 보니 충분히 잘 쓰시는데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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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5 소우(小雨)
    작성일
    11.07.25 23:50
    No. 4

    같은 경험을 겪고 극복해본 사람입니다. 누구나 찾아오는 회의감이 정신을 망가뜨리지요.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에 손을 올렸을 때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 그 심정. 분명, '이런 내용으로...' 하는 생각으로 앞에 앉았을 뿐인데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리는 그 순간.

    나 왜이러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가슴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깊은 한숨이 이빨과 잇몸 사이를 비집고 새나오는 그 기분.. 참담하다 못해 비참하기까지 한... 작가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슬럼프지요.. 이겨내지 못하면 최소 3년이고 5년이고 단 1편의 글도 쓰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아예, 절필을 결심하게 될 수도 있구요. 저는 딱 5년 걸렸습니다.

    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랄까요? 그것은 단순히 머리가 나빠지거나, 너무 열심히 글을 써서 지쳤다거나, 힘들었다거나, 개인신상에 안좋은 일이 생겨서가 아니었어요.

    그것은... 제 자존심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글을 쓰던 초기. 제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인정을 받았고, 난생처음 제 신상정보까지 몰래 알아내어 개인적인 친분을 요구하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팬의 연령층은 매우 다양해서 10대 초반의 친구들부터 50대 중년 아저씨들까지 모두 제 글을 칭송했었습니다. 어떤 분은 집으로 장문의 편지까지 보내 감사하다며 제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죠..

    저는 우쭐해졌었나 봅니다. 제가 마치 대단한 사람인 양 자존심이 하늘 끝까지 올라갔었나 봅니다. 예.. 당시에는 미친듯 글을 썼습니다. 제가 끌어가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니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거기서 생겨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열광을 받다 보니, 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일종의 '스타의식'이죠. 그리고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해서는 절대 안되는 '프로의식'이란 것도 같이 생겨났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한 문장을 작성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하루에 1만자 정도 썼었는데, 한 4~5시간 걸렸던 게 보통이었다면 '의식들'이 생겨난 후로는 하루 종일 써도 1만자를 채우기가 힘들었죠. 스토리 라인이 잡혀있지 않은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지워버렸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다시 썼다가 지웠다가... 이 상황의 반복이었습니다. 한 편 한편 업데이트가 자연히 늘어져 버렸고.. 하루 1~2편씩 꼬박꼬박 올리며 성실연재로 사랑받았던 제가 1주일에 1편, 10일에 1편 이렇게 되어버렸죠.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열광을 계속 받고 싶다는 욕심,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계속 열광받는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글은 인정하지 않는 자. 존. 심.
    자존심만 강했던 저는 실력이 따라가지 못하여..

    결국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저도 도중에 연중하고 말았습니다.
    당시의 후유증은 제가 5년동안이나 다시 자판을 두드리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자판 공포증'이라고 하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정확히 그런 종류의 콤플렉스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5년 사이 많은 시도들과 극복 노력들을 해보았지만, 그 망할 '자존심'은 고쳐지지 않더군요. 결국, 저는 제 자신을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아예 속을 텅텅 비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죠.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다 지워버리자! 이게 당시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산들구름님. 욕심을 버리십시오. 당신의 글로 인해 세상에 뭘 어째 보겠다! 하는 마음은 다 버리세요. 그냥, 이런 이야기를 써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계십시오. 그리고 그 글의 초고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절대 연재하지 마십시오. 연재하는 순간, 간신히 다잡은 마음은 흩뜨러지고 맙니다. 독자들이 생겨나는 순간, 다시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날겁니다. 그 부담감이 다시 님을 괴롭혀서 또 슬럼프가 찾아올 겁니다.

    일단은 글을 쭉 쓰시면서 잠수를 타세요. 그리고 초고가 완성이 되면 그 때 연재를 해보세요. 그 후, 독자들이 생겨나고 여러가지 조언들이 생기면 그때 작품을 수정하면서 보다 좋은 소설을 만들게끔 노력하세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발을 떼십시오.
    모든 욕심을 버린 채 자신이 진짜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세요.
    명심해야 할 것은 초고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절대 연재하면 안된 다는 것. 제가 보기에 산들바람님은 저와 비슷한 슬럼프인 듯 싶어서
    몇 자 조언을 드립니다.

    부디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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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운(河澐)
    작성일
    11.07.26 00:24
    No. 5

    글을 즐기면서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좀 가벼운 소재의 '자기만족형' 소설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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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1 제르미스
    작성일
    11.07.26 00:33
    No. 6

    작가나 글쟁이나... 한자와 순한글의 차이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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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1.07.26 00:58
    No. 7

    마문님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되실 거 같네요.

    여자는 소설, 남자는 철학
    여자는 과정, 남자는 결론

    이라는 남녀간의 차이를 다룬 격언도 있는데, 공감이 갑니다.

    산들구름님이 남자라면 소설과 철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히 조언을 한다면, 현암사 출간 "장자 내편(내, 외, 잡 셋 중)"를 읽기를 권유합니다. 만약 안 보셨다면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월화인
    작성일
    11.07.26 01:06
    No. 8

    작가가 즐거워야 읽는 독자들도 즐겁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세요.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수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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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7.26 01:10
    No. 9

    마문님 말씀이 갑자기 너무 와 닿네요. 왜 이러지? 진솔해서 그럴까요? 소설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기본 관념이 변화되는 느낌입니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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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8 인생사랑4
    작성일
    11.07.26 08:31
    No. 10

    개인적으론 그냥 내버려 두고 딴거 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날때까지, 혹은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이곳 저곳에서 폭발할때 까지.
    버티시다가 그 즈음되면 다시 쓰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업작가를 생각하신다면 이야기가 틀려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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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9 밝은해얌
    작성일
    11.07.26 08:34
    No. 11

    다른 분의 작품을 읽으시면 어떨까요?
    꼭 장르문학이 아니더라도 여러 소설이나 책들을 읽다보면
    가슴속에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펑펑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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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追惺
    작성일
    11.07.26 11:42
    No. 12

    독자가 즐거워 할 수 있는 글을 즐겁게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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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협군
    작성일
    11.07.26 14:16
    No. 13

    인터넷이 아닌 서점에 가보면 장르소설이 아닌 장르소설들이 있습니다.
    청어람 이런곳에서 찍어내기식으로 내는 책이 아닌 제대로 감수된 책들이요. 한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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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 아투즈
    작성일
    11.07.26 14:28
    No. 14

    이런 기분...저도 한번 느껴봤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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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Tica
    작성일
    11.07.26 17:11
    No. 15

    날씨도 우중충하고, 회의감도 왠지 모르게 짙게 밀려오는 한때입니다.
    즐겁고 보람 있는 이야기를 써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집필이건만, 어느새 그게 족쇄가 되어 우리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환상이 일렁입니다.
    바람직하다곤 볼 수 없는 현상이죠. 그러나 글을 쓰는 일을 짊어진 이상 언젠가는 겪어야만 할 피할 수 없는 흐름이 그것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입장에 선 저는 지금 산들바람 님이 직면하신 심마를 덜어드릴 수가 없을 겁니다. 그저 제게 도움이 된 바 있는 방법 하나를 소개해드릴 수 있을 뿐이죠.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글은 쓰십시오. 하루에 몇 자를 적든, 항상 쓰신다는 자각을 가질 수 있을 정도만 쓰시면 됩니다.
    여기서, 컴퓨터 대신 종이로 된 공책을 써보십시오. 컴퓨터는 쉽게 지우고 쉽게 쓸 수 있는 편리함이 있지만, 그 장점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습니다.
    직접 손으로 쓰는 건 느립니다. 그러나 그 느림이 신중한 글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컴퓨터 타자는 머릿속에 든 생각을 순식간에 구체화시켜 나타내지만, 손에 쥔 펜은 여유 있게 움직이며 우리에게 지금 쓰는 문장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어줍니다.
    이 차이는 사소하지만 큽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진행될수록 타자와 펜이 일구어내는 소설은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컴퓨터는 사람을 심신 양면으로 쉽게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밝은 모니터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공책보다 더 강하게 부추겨주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사람의 정력을 빨아먹는 몽마처럼 긴 글을 쓰는 이에게 컴퓨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공책은 하루종일 붙잡더라도 몸에 그리 큰 부담을 주진 않지요. 물론 손가락은 좀 아플지도 모르겠으나 그럭저럭 견딜만 합니다.
    절대적으로 어느쪽이 낫다고 볼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본문에 언급하신 바와 같은 문제에 빠지신 산들구름 님이 한 번쯤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느 한 가지의 일에 회의가 들 때는, 그 일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보단 일을 행하는 방법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도 있으니까요. 새로운 시도로 타개구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백보
    작성일
    12.01.15 01:52
    No. 16

    마문님의 이런 좋은 글을 이제 보게 됐네요.

    가슴에 확 와닿습니다.
    과거 큰 것은 아니었지만, 취미로 썼던 글 때문에 스타의식이라는 것을 작게나마 갖게 되었고, 부담감으로 연중을 했었죠.

    그리고 지금 저는 다시 마음먹고 글을 쓰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마음도 더욱 다잡았고, 조금이나 늘어난 관심에 부담도 더욱 갔지만, 전보다 힘든 것은 훨씬 적습니다.
    지금은 즐기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기 때문이죠.

    즐기십쇼.
    어차피 한 번 사는 세상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주변의 시선 따위 신경끄고 그것을 그냥 즐기는 겁니다.
    최선을 다해서 즐겼다면 비록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 했더라도 후회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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