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게 검을 건네며 말했다.
이것으로 그의 심장을 찌르라고.
그리하면 너는 네가 원하던 모든것을 얻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건 말이 안되는 일이다.
아무리 내가 그를 미워하기로 그를 죽일수야 있겠는가?
내가 이 꼴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구분할수 있다.
그래...거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다. 나같은 패배자가 있을 곳이 아니야.
이제 내게는 이런 어두컴컴한 술집과 싸구려 술 한잔이면 족해.
바로 이런것이 나에게 어울린다고... 바로... 이런...
......
...
.
미칠 지경이다. 내가 정말 돌아버린게 아닐까?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눈 앞에서 즐겁게 얘기하는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말소리는 들리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가슴이 터질것 같다.
지금이라도 그만 둘까? 아니야 이미 일은 벌어졌어. 이제와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어.
그럼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지? 가만히 있으면 꼼짝없이 죽을것이 뻔한데. 도망칠까? 어디로? 어떻게?
...아니야. 이젠 다 소용없는 짓일지도... 차라리 그렇다면...
그래.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
별로 근사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을거야.
집중해서 눈의 초점을 맞추니 이제 조금씩 굳어지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품 안에 들어있는 단단한 금속의 감촉이 느껴진다.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되는거야. 이 자리에서 마무리를 짓는거다.
너와 나.
여기서 끝이다.
......
...
.
믿기지 않는다.
이제 그의 자리는 내것이 되었다.
목숨보다 사랑했던 그녀. 그녀가 지금 내 곁에 서서 나를 보며 웃어주었다.
이제 진실 따위는 중요치 않다.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에게도.
두번 다시 포기하지 않고, 다시한번 얻은 이 목숨이 다할때 까지 그녀와 함께 할 것이다.
오래 전. 스스로에게 맹세 했듯이.
달콤한 꿈이여. 부디 깨지 않기를.
내 사랑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 * *
데몬스피어(DemonSpear) written by 검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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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두번째달 - 얼음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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