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시대.
기억을 잃어버리고 반백치인[半白痴人]이 되어 휘종의 수하가 된 장몽연[張夢燕].
휘종의 명으로 흑묘녀[黑猫女]의 내력을 밝히고자 백여 년 전 진종시대로 간 몽연은 허옥상을 만나고......, 그 만남은 많은 이들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원래 구상할 때는 시간여행과 흡혈귀라는 두 소재를 버무린 SF 소설이었습니다. 수 백년을 살아온 흡혈귀와 미래에서 온 안드로이드가 만나게 되고, 한 여인과 얽히면서 서로의 운명에 간섭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무협으로 선회하게 된 것은 캐릭터의 풍성함을 살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세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예기치 못햇던 삶과 싸우게 되는 여러 인간 군상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1부 제 1 장에서는 앞으로 소설을 이끌게 될 주요 인물을 소개하면서 복선을 깔아 두었습니다.
흑묘녀[黑猫녀] . 인도의 혈귀 왕자 허옥상. 척귀단 대장 포연. 혜선사 방장 무수선사. 의원 장화순. 허옥상의 호법이 된 임수민과 남궁정인. 혜선사의 평범한 승려 아정. 송매객잔 과부객주 주영소 등.
1부가 끝났을 때 애초 게획은, 1부가 느린 전개로 하루만의 일을 13만자에 가깝게 다루었으니 이제 주인공 장몽연을 전면에 내세워 빠른 전개로 독장의 시선을 잡아보자였습니다.
그런데 1부보다 시간과 사건의 전개가 빨라지기기는 하였지만 아직 장몽연과 황제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하게 되는 제일 큰 고민이 전개의 속도 조절이었습니다.
잔 가지를 쳐내고 주인공 위주로 쭉쭉 뻗는 대나무를 만들 것인가. 잔가지에도 물을 주어 잎이 무성한 나무를 만들 것인가. 후자가 원래 제가 구상했던 소설의 취지에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제 1부 2장 오늘 화에서 드디어 과거로 갔다가 백여년 동안 살아온 장무정과 과거로 가기전의 백치인 장몽연이 한 장소에 있게 되었습니다. 동일인이면서 다른 이 두 인물이 아직 대면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시간 여행의 패러독스를 잘 풀어나가는 게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과 흡혈귀라는 소재를 차용했지만 황당한 전개는 피하고 개연성을 갖추려고 노력하면서, 무협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느린 호흡으로 가는 이 소설에 독자 여러분을 모십니다.
https://blog.munpia.com/reste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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