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중 발췌
“무당의 검은 열 걸음마다 한사람씩 베어 천리를 가도 아무도 막지 못한다. 또, 무당의 검법은 상대방에게 이쪽의 허점을 보여줌으로써 이로 상대를 유인하고, 상대보다 늦게 칼을 뽑으면서 상대보다 먼저 공격하는 후발선착의 묘리가 담겨있다.”
청운진인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현암의 정신을 일깨웠다.
“장자의 설검이 아니옵니까?”
“이놈. 무당의 시작이 어디더냐? 도(道)에 무지하면서 어떻게 무당의 검을 이해하려 하는 지고? 네 사부도 말했을 터, 외공이 부족하면 내공이 따라오지 못하며, 내공이 부족하면 외공도 발하지 못하는 것이고, 무위(無爲)를 알지 못한다면 결코 태극혜검의 일초식도 제대로 펼쳐내지 못할 것이니라.”
현암이 무릎을 꿇고 가르침을 청했다. 대책 없이 출두한 무림에서 온갖 고난을 다 겪었고, 이 은원을 다 갚기 위해서는 더 높은 경지에 올라서야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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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중 발췌
지금 이곳 무당산 천주봉[天柱峰] 동북쪽의 자소궁 대 무당파 장문인의 거처에는 무거운 침묵과 작은 흐느낌만이 그 과거의 쓸쓸함을 보여주듯 홀로 떠돌고 있었다.
침상에는 무당파의 현 장문 청평진인(淸平眞人)이 무거운 숨을 거칠게 들이쉬고 있었다. 진인의 손은 이미 흑갈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마디마디 시커멓게 물든 주름들은 그의 우화등선(羽化登仙)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진인이 힘겹고 힘겹게 겨우 손을 들어올렸다.
“현암과 혜아는 듣고 있느냐? 아 아. 내 눈이 멀고 귀가 들리지 않아 너희가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한 때 청수칠검의 일원으로써 중원무림을 오시하던 젊은 도인은 어디가고 지금 이곳에는 힘없고 늙어 죽음을 기다리는 한 명의 노인만이 누워 있단 말인가? 그의 노쇠한 음성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내가 무당에 입문한지 어느덧 한 갑자가 넘는 세월이 흘렀구나. 세월이 무상하다 입에 달고 살면서도 내 스스로 인생과 시간이 무상한지는 모르고 살았구나. 망해버린 무당을 재건하려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건만 내가 무능하여 과거 조사들께서 이룩하신 무당의 현액을 내 손으로 내리게 되었구나. 현암아. 부디 너는 과거에 억매이지 말고 무당일랑 잊고 일신(一身)의 안위를 도모하도록 해라. 그리고 혹여 먼 미래에라도 무당이 생각난다면 그 때 한번 찾아오도록 하거라. 이게 너의 아버지이자 사부인 나의 마지막 부탁..이다.”
-툭
청평 진인의 손이 힘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침상 밖으로 떨어졌다. 세수 칠십이세를 끝으로 청수칠검의 일인 청평진인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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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입니다. 의외로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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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뻔한 무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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